theCFO

비상장사 재무분석

승산, 오너 일가 '현금창고'…24년간 1330억 배당

④작년 120억 배당, 허용수 사장 75억 수령…GS 지분 매입 재원으로

박기수 기자  2023-07-10 16:57:19

편집자주

비상장사는 공개하는 재무정보가 제한적임에도 필요로 하는 곳은 있다. 고객사나 협력사, 금융기관 등 이해관계자들이 거래를 위한 참고지표로 삼는다. 숨은 원석을 찾아 투자하려는 기관투자가에겐 필수적이다. THE CFO가 주요 비상장사의 재무현황을 조명한다.
승산이 허용수 GS에너지 사장과 허인영 승산 사장 등 오너 일가들의 '현금 창고'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현재 허용수 사장은 GS 특수관계인들 중 지분율이 가장 높은데 승산에서 취득한 배당금이 GS 지분 취득의 원천이 된 것으로 분석된다.

승산은 허용수 사장이 지분 62.6%를, 허인영 사장이 23.45%를 보유하고 있다. 이외 허 사장의 모친인 김영자 이사장이 3.01%, 허 사장의 아들들인 허석홍·정홍 씨가 각각 6.11%, 4.83%의 지분을 쥐고 있다. 승산이 배당을 하면 100% 모두 허용수 사장 일가들에게 돌아가는 구조다. 이는 이전 허완구 전 승산 회장이 주주 명부에 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으로부터 확인할 수 있는 가장 오래된 시점인 1999년부터 작년까지 승산은 오너 일가들에게 총 1330억원을 배당했다. 2010년부터 작년까지는 645억원을 배당했다. 가장 최근인 작년과 재작년에는 각각 120억원씩 배당했다.

작년 배당으로 허용수 사장은 약 75억원을, 허인영 사장은 약 28억원을 취득한 것으로 분석된다. 허석홍 씨는 7억3320만원을, 허정홍 씨는 5억796만원을 수령한 것으로 보인다.

승산의 배당 시행 여부는 주력 미국 자회사인 '파웨스트 스틸(Farwest Steel)'의 실적과 파웨스트 스틸이 시행하는 배당 등에 좌우되는 모습을 보인다. 실제 2010~2013년 승산이 이례적으로 배당을 하지 않았었던 시기에는 파웨스트 스틸의 수익성이 부진하거나 파웨스트 스틸로부터 들어오는 배당금이 비교적 적었던 시기다.


오너 일가들은 승산으로부터 배당받은 현금성자산 등은 허용수 사장 등 오너 일가들이 GS그룹 지주사인 GS의 지분을 취득하는 데 쓰인 것으로 추측된다.

GS그룹 오너 일가와 특수관계인들이 지니고 있는 GS 지분율은 52.31%다. 이중 허용수 사장이 5.26%로 특수관계인들 중 개인 주주로는 가장 높은 지분율을 기록하고 있다. 현 GS그룹 회장인 허태수 회장(2.12%)보다도 높다.

허인영 사장의 GS 지분율은 1.65%다. 허석홍·정홍 씨의 지분율은 각각 1.08%, 0.67%다. 승산 역시 지분 0.32%를 보유하고 있다.

허용수 사장은 2016년 11월 말부터 12월 초에 걸쳐 GS의 지분 14만7522주를 매입했던 바 있다. 현 지분율이 만들어진 것도 당시 매입 덕분이다. 당시 GS의 주가에 따르면 허용수 사장이 지분 매입으로 들인 비용만 약 81억원인 것으로 추정된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