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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주사는 계열사로부터 받는 배당금수익과 상표권 수익, 경영자문 수수료, 임대 수익 등이 주요 수익원이다. 지주사의 역할인 경영자원의 효율적 배분 등을 위해서 이러한 수익구조는 안정적으로 구축·관리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그룹 지주사 별로 차지하는 수익원의 비중 등은 각기 다른 형태다. THE CFO가 주요 지주사의 수익구조와 그 기반이 되는 계열사들의 현황, 최고재무책임자(CFO)의 역할 등을 점검한다.
지주사는 그룹 지배구조의 최상단에서 사업의 방향성을 결정하는 경영 컨트롤 타워다. 그룹 내 경영 자원의 효율적 배분 등이 본연의 역할이다. 다만 지주사가 속한 그룹의 형태에 따라 자금 지원 등의 원천이 되는 수익구조는 각기 다른 형태로 구축·운영된다.
◇각양각색 수익구조...근간은 '배당외수익' 지주사의 수익구조는 크게 계열사로부터 받는 배당금수익과 이를 제외한 배당외수익으로 구분된다. 배당외수익의 경우 세부적으로는 브랜드 수수료와 부동산 임대료, 경영관리·자문 수수료 등으로 나뉜다. 순주지주사가 아닌 사업형지주사인 경우에는 자체 사업에 따른 수익이 추가적으로 발생하기도 한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이러한 수익구조 속에서 국내 주요 지주사들 대부분은 배당금수익을 통해 매출을 올리고 있다. 2022년 9월 말 기준으로 총수가 있는 28개 일반지주 전환집단 소속 대표지주사를 분석한 결과 지주사 매출 중 배당수익이 차지하는 비중이 평균 43.7%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같은 기간 배당외수익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3.4%를 차지했다. 비중 측면에서 배당수익 43.7%와 큰 차이는 없지만 이를 비슷한 수준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게 재계 평가다. 배당외수익의 경우 브랜드 수수료 등 여러 가지 항목이 혼재되어 있다는 이유에서다. 기업별로는 배당외수익의 구성도 다른 만큼 사실상 지주사의 주요 수익원은 배당금수익으로 봐야한다는 얘기다.
실제 공정위가 조사한 주요 지주사들 중에서도 배당외수익의 구성 내역은 차이를 보였다. 예를 들어 SK와 롯데지주, 동원엔터프라이즈 등 11개 지주사의 경우 부동산임대 수수료와 브랜드 수수료, 경영관리·자문 수수료를 모두 수취했다. 부동산 임대 수수료와 브랜드 수수료만 받는 곳은 두산과 부영, CJ 등 7곳이었다. 배당외수익 없이 배당금수익만 수취하는 곳은 농심홀딩스와 티와이홀딩스 등 2곳이었다.
◇해외 지주사 수익구조는 다를까 지주사를 중심으로 한 그룹 형태는 외국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는 지배구조다. 이에 따르는 수익구조 역시 국내와 큰 차이점은 없다. 주요 선진국인 미국과 독일, 일본 등의 지주사 또한 자회사의 주식 배당금과 경영컨설팅 수수료, 료열티·브랜드 사용료, 부동산 임대료 등이 수익원이다.
자회사로부터 받는 배당금수익은 국내와 다르지 않다. 회사법에 따른 배당가능이익의 범위 내에서 배당 성향과 자본배당률 등을 기준으로 수취한다. 국내와 마찬가지로 주요 선진국의 지주사들 역시 배당금수익은 일반적인 수익원인 셈이다.
하지만 배당외수익에 해당하는 경영컨설팅 수수료 등은 국내와 차이가 존재한다. 특히 국내에서는 부당이득 등으로 자주 언급되는 경영컨설팅 수수료는 의미와 구조에서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주요 선진국들은 지주사가 그룹 차원의 관점에서 사업회사에 대해 경영 또는 회계상의 지도를 행하고 그 대가로 경영컨설팅 수수료를 징수한다. 자회사가 독립적으로 수행해야 하는 비영업적 업무를 지주사가 전담하고 자회사들은 고유 사업에 집중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게 핵심이다. 수수료의 경우 이러한 과정에서 부과되는 것으로 국내 지주사와는 접근 방식 자체가 다른 구조인 셈이다.
미국의 경우 세무회계와 인력관리, 정보통신 지원 등이 지주사 차원에서 이뤄지기도 하며 관련 서비스 제공에 대한 대가로 자회사에게 일정 요율의 수수료를 청구한다. 지주사가 자회사의 비영업 부문의 업무를 대신해 사업회사 본연의 역할에 충실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구조다. 결국 미국의 지주사 체제에서 자회사들이 지주사에 지급하는 비용은 주로 회사가 수행해야 하는 경영상의 활동을 대신 수행해 주는 대가로 볼 수 있다.
재계 관계자는 "지주사는 그룹 전반의 방향성을 책임지는 동시에 계열사 간의 효율적인 자원 분배 등의 역할을 수행하는 게 주요 역할"이라며 "이를 통해 경영관리 자문 수수료 등의 수익을 올리고 있지만 경영관리의 실효성 입증 등은 외부에서 확인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