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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온의 반격

차가운 시선 뒤집을 '수익성 개선' 눈앞

④걸림돌 '수율 문제' 해소...올해 4분기 흑자전환 예상

이호준 기자  2023-06-15 17:08:17
SK온이 야심 차게 추진해 온 수율 정상화 노력이 빛을 보면서 투자재원 마련과 펀더멘털 개선이란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데 성공했다. 양산능력 확대 소식이 전해지면서 재무적 투자자(FI)들이 대거 유입됐고 그 덕분에 사업가치도 크게 확대된 상황이다.

특히 수율 개선은 출하량 증가로 이어지는 터라 수익성도 크게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미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생산세액공제(AMPC) 등 실적에 우호적인 상황이 하나 둘 마련되고 있다. SK온은 올해만 약 4200억원의 혜택이 예상된다.

올들어 SK온에 투자자들이 줄을 잇고 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과 중국계 힐아우스캐피탈, 중동 카타르투자청(QIA), MBK파트너스 등 글로벌 톱티어 FI들이 그 대상이다. 반년새 이들로부터 유치한 돈만 13억달러(1조6600억원)에 달한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분위기는 냉랭했다. 금리 상승으로 시장상황이 어려워지자 글로벌 투자자들은 지갑을 닫았다. 그 여파로 SK온은 1년 동안 겨우 8243억원만을 외부에서 끌어 모았다. 증설 경쟁이 본격화하는 시점에서 한동안 유동성 이슈를 면치 못했다.

SK온 미국 조지아주 공장 전경

이런 상황에서 수율 문제가 발생했다. 각각 2021년 말과 2022년 초 양산을 시작한 미국 1공장(조지아)과 헝가리 2공장(코마롬)이 주범이었다. 신규가동 이후 초기 수율을 잡지 못해 어려움을 겪으며 가동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자연스럽게 실적에도 타격을 줬다. 2021년 당시 SK온의 연결 기준 영업손실 규모는 약 3100억원 수준이었다. 하지만 수율이 잡히지 않자 가동 및 운영 비용 지출로 돈이 새는 등 영업손실 또한 역대 최대치인 1조원을 기록했다.

반전은 2022년 연말부터 시작됐다. 오랜 기간 정상화에 공을 들여온 헝가리 공장의 가동률이 60~70%로 회복됐단 얘기가 전해졌다. 지속적인 개선 노력으로 헝가리 공장의 수율은 올해 6월 기준 80%를 상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조지아 1, 2공장 역시 수율이 개선세로 전환된 상황이다. 올해 초 포드 F-150 라이트닝 화재로 잠시 공장 가동이 중단되기도 했지만 현재는 정상 가동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관련 업계가 추정한 미국 공장의 수율은 70% 후반에서 80%대다.

여기에 출하량 또한 빠르게 증가했다. 생산능력 확대에 적극적으로 대응했던 노력이 가시적인 성과로 나타나기 시작한 덕분이다. 실제로 SK온은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이 3조300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같은 기간보다 161% 성장했다.

단위: 십억원, 한화투자증권

각종 호재에 기업가치도 상승 곡선 그리고 있다. 수율이라는 사업적 불확실성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지난달 메리츠 증권은 SK온 기업가치를 약 33조원으로 평가했다. 작년 8월 한투PE가 SK온에 책정한 기업가치는 22조원 수준이었다.

결국 수익성 향상이라는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일단 올해 2분기부터 AMPC가 반영되면 SK온은 연간 약 4200억원을 돌려 받을 수 있다. 시장은 SK온의 수율 개선과 맞물려 올해 4분기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SK온을 향해 계속해서 제기됐던 이슈가 바로 수율"이라며 "수율이 잡힌 만큼 2026년 IPO 예상 시점까지 수익성에 긍정적인 상황이 전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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