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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일리지 재무 분석

OK캐쉬백 활용한 SK에너지, 머핀멤버십으로 직접 관리

2021년 7월 보상 제도 '머핀멤버십'으로 변경...'포인트 충당부채'로 별도 액수 공시

양도웅 기자  2023-05-24 15:37:19

편집자주

항공사 마일리지, 주유소·쇼핑몰 포인트 등은 가장 오랜 역사를 지닌 '코인'이다. 기업 스스로 적립과 사용, 회계 처리 방식까지 통제해 가치를 조절할 수 있는 화폐처럼 여겨지기 때문이다.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이를 어떻게 활용하는지에 따라 부채비율 등 재무지표뿐 아니라 회사의 이미지와 실적까지 영향을 받는다. THE CFO가 기업별 마일리지 회계 처리와 활용 전략, 이로 인한 사업·재무적 영향을 조명해본다.
2021년 7월 SK에너지는 고객보상포인트 카드 브랜드를 '엔크린보너스'에서 '머핀멤버십'으로 변경했다. 이름은 약 1년 전인 2020년 6월 서비스를 개시한 차량관리 애플리케이션(앱) 명칭인 '머핀'에서 그대로 가져왔다.

이름만 다르게 하지 않았다. 적립 방식을 기존 '주유 금액의 0.1% 적립'에서 '리터당 2원 적립'으로 바꾸었다. SK에너지는 보상 규모를 늘렸다고 설명했는데, 실제 리터당 1683원하는 휘발유(23일 서울 지역 평균 가격)를 5만원 주유했다고 가정하면 적립액이 50포인트에서 59.4포인트로 약 20% 늘어난다.

사용처도 SK주유소와 OK캐쉬백 가맹점에서 SK주유소와 머핀 앱으로 변경했다. 머핀 앱에서는 포인트로 세차와 차량 정비 등의 서비스를 구매할 수 있다. OK캐쉬백으로 의류와 생활용품, 가전, 식음료 등을 구매할 수 있던 점을 고려하면 사용처를 다소 제한한 것이다. 높아진 적립률에 대한 일종의 반대 급부인 셈이다.


흥미롭게도 이러한 고객보상포인트 정책의 변화는 재무제표에도 변화를 줬다. 이에 따라 그동안 드러나지 않던 SK에너지의 정확한 고객보상포인트 규모를 확인할 수 있게 됐다.

일반적으로 기업은 고객에게 제공한 보상포인트나 마일리지 등을 부채 계정과목 중 하나인 '이연수익'이나 '계약부채', '충당부채' 등으로 재무제표에 계상한다. 부채인 이유는 훗날 고객이 보유한 보상포인트를 사용하면 같은 가치만큼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해야 할 의무를 갖기 때문이다.

일례로 SK에너지와 동종 업계 경쟁사인 GS칼텍스는 고객보상포인트를 이연수익으로 계상한다. 올해 3월 말 기준 약 121억원 규모다. 국내에서 가장 큰 규모의 고객보상포인트를 지급하는 대한항공도 이연수익으로 계상한다. 올해 3월 말 기준 1조8530억원 규모다. GS칼텍스의 100배가 넘는 수준이다.

반면 SK에너지는 2021년 7월 '머핀멤버십' 카드로 관련 제도를 변경하기 전까지 이연수익이나 계약부채, 충당부채 등으로 고객보상포인트 규모를 처리하지 않았다. 이유는 이전까지 고객 대부분은 적립금을 SK주유소보다는 OK캐쉬백 가맹점에서 사용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OK캐쉬백 제도를 운영하는 주체는 SK에너지가 아닌 SK플래닛이다. 즉 SK에너지는 고객들에게 SK플래닛이 제공하는 상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할 수 있는 포인트를 준 셈이다. 이처럼 '제3자 보상 고객충성제도'의 경우 SK에너지는 이연수익이나 계약부채, 충당부채 등이 아닌 다른 부채 계정과목인 선수금 혹은 미지급금 등으로 처리한다.

문제는 선수금이나 미지급금에 고객보상포인트만 포함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일례로 거래처로부터 주문받은 상품이나 제품을 인도하거나, 공사를 완성하기 전에 그 대가의 일부 혹은 전부를 '미리' 받은 금액은 모두 선수금으로 처리하기 때문에 정확하게 SK에너지가 제공한 고객보상포인트 규모를 알 수 없다.

하지만 SK에너지가 직접 운영하는 머핀멤버십 카드로 관련 제도가 바뀌면서 회사는 고객보상포인트 규모를 '포인트 충당부채'로 계상하기 시작했다. 2022년 5월 공시한 그해 1분기 보고서에서 최초로 밝힌 고객보상포인트 규모는 2021년 말 기준 약 15억1000만원이다. 에쓰오일과 GS칼텍스 등 동종 업계 경쟁사와 비교해 큰 규모는 아니다.

단 고객보상포인트 규모가 꾸준히 증가하는 점은 고무적이라는 평가다. 최근 공시한 2023년 1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SK에너지 포인트 충당부채는 73억7700만원으로 머핀멤버십으로 변경한 이후 5배 가까이 늘었다. 향후 고객이 적립한 포인트를 SK주유소나 머핀 앱에서 사용하면 그만큼이 부채에서 수익(자본)으로 전환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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