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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게임즈, 공격적 투자행보 잠시 '소강'

1Q 투자활동 둔화, 금융자산 처분 눈길…조만간 재개 전망

황선중 기자  2023-05-17 16:25:19
카카오게임즈의 투자활동에 변화가 나타나 주목된다. 지난해까지는 글로벌 진출이라는 청사진 아래 차입금까지 일으키며 공격적인 투자 행보를 걸었지만, 올해 들어서는 비교적 잠잠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다만 시장에서는 글로벌 게임사로 거듭나겠다는 카카오게임즈의 청사진이 달라지지 않은 만큼 투자활동이 조만간 다시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투자를 위한 현금실탄도 여전히 충분한 상태다.

◇카카오게임즈 자회사, 금융자산 현금화 '주력'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카카오게임즈의 투자활동현금흐름은 순유입(+) 776억원으로 집계됐다. 투자활동현금흐름이 순유입이라는 것은 특정 기간 기업이 유·무형자산 취득보다는 처분에 주력했다는 의미다. 그간의 투자를 회수해 현금화하고 있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진다.

여러 자산 중에선 금융상품을 주로 현금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올해 1분기 동안 단기금융상품 취득에 145억원을 쏟았고, 처분으로 1020억원을 회수했다. 실제로 올해 1분기 단기금융상품 보유고는 877억원으로 직전분기대비 49.5% 줄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단기금융상품을 전혀 처분하지 않았던 모습과 대비된다.

여기에 주식 및 펀드 등으로 구성된 당기손익공정가치 측정 금융자산 처분으로 243억원을 거둬들였다. 취득에는 한 푼도 쓰지 않았다. 지난해 1분기엔 1801억원어치를 취득했고, 699억원어치를 처분했다. 또 올해 1분기에는 기타포괄손익공정가치 측정 금융자산에도 전혀 투자하지 않았다.

투자활동현금흐름 순유입은 본사가 아닌 자회사 영향으로 추정된다. 자회사의 재무수치를 제외한 별도 재무제표상 투자활동현금흐름은 -701억원으로 집계됐기 때문이다. 카카오게임즈 본사는 1분기 동안 단기금융상품 및 당기손익공정가치 측정 금융자산을 전혀 처분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자회사에서 주로 금융자산을 처분했다는 의미다.

◇글로벌 진출 청사진 여전…투자활동 재개 전망

카카오게임즈 투자활동현금흐름이 순유입(연결 기준)을 기록한 것은 2021년 4분기 이후 5개 분기만이다. 지난해는 1~4분기 연속 순유출(-) 흐름을 보였다. 지난해는 올해와 달리 유·무형자산 취득에 힘썼다는 의미다. 실제로 지난해 카카오게임즈는 글로벌 게임사로 도약하겠다는 기치를 내걸고 전방위적 투자 행보를 보였다.


특히 지난해의 경우 1년 동안의 투자활동현금흐름(-9635억원) 규모가 영업활동현금흐름(1338억원)을 상회했다. 카카오게임즈가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인 현금보다 7배 많은 금액을 투자활동에 쏟았다는 의미다. 지난해 찾아온 게임업계 불황 속에서도 성장을 위해 긴축경영 대신 과감한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

시장에서는 글로벌 진출이라는 목표가 수정되지 않은 만큼 일시적인 소강상태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적절한 투자처를 포착하면 언제든지 투자활동을 재개할 것이란 시각이다. 실제로 카카오게임즈는 현재 대표작 '오딘:발할라라이징'의 일본 출시를 앞두고 분주한 상황이다. 지난달 27일 일본 현지에서 미디어 쇼케이스를 열고 신호탄을 쐈다.

공격적 투자를 위한 현금실탄도 넉넉한 상태다. 올해 1분기 카카오게임즈 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 보유고는 7758억원으로 집계됐다. 자산총계의 20%를 차지한다. 투자 회수로 확보한 현금 일부는 단기차입금 감축에 쓰인 것으로 보인다. 단기차입금 규모는 지난해 말까지 220억원이었지만, 올해 1분기 33억원으로 줄었다.

카카오게임즈 관계자는 "올해 투자 기조는 지난해와 다르지 않다"라면서 "유망한 외부 게임 개발사를 계속해서 눈여겨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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