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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복귀한 동원시스템즈, AA급까지 노린다

작년 매출액 사상최대 1.44조…순차입금/EBITDA 1.0까지 낮추면 AA- 가능

강철 기자  2023-04-11 10:15:19
동원그룹 계열 포장재 전문 기업인 동원시스템즈의 신용등급이 A0에서 A+로 완전하게 상승했다. 지난해 주요 포장재의 판매량 급증에 힘입어 달성한 사상 최대 매출액과 이 과정에서 대거 개선된 재무구조가 획기적인 크레딧 향상을 이끌었다.

신용등급 상승은 다음주 실시할 예정인 녹색채권(Green Bond) 수요예측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동원시스템즈는 산업은행을 인수단으로 섭외하는 등 원활한 수요예측을 위해 만전을 기하고 있다.

◇부채비율 124%→99%

한국신용평가는 최근 동원시스템즈의 장기 신용등급과 전망을 'A0, 긍정적'에서 'A+, 안정적'으로 변경했다. 지난해 6월 2일 긍정적(positive) 아웃룩을 부여한 지 약 10개월만에 등급 상향을 단행했다.

한국신용평가까지 등급을 한 노치(notch) 올린 결과 동원시스템즈의 유효 신용등급은 A+로 완전하게 상승했다. 한국신용평가에 앞서 한국기업평가는 2021년 10월 A0에서 A+로 등급을 상향 조정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2018년부터 이미 A+를 매기고 있다.

한국신용평가는 등급 상향의 주요 근거로 급증하는 실적을 꼽았다. 동원시스템즈는 2022년 연결 기준으로 매출액 1조4370억원, 영업이익 918억원, 순이익 723억원을 기록했다. 동원시스템즈가 통합법인으로 출범한 2005년 이래 1조5000억원에 육박하는 연간 매출액을 기록한 것은 지난해가 처음이다.

국내 1위의 포장재 시장 점유율을 바탕으로 연포장·유리병, 제관·PET, 알루미늄, 인쇄·수지 등 주력 제품의 판매량을 대거 늘린 것이 사상 최대 실적으로 이어졌다. 특히 2019년 설비 투자를 본격 시작한 무균충전(Aseptic Filling)은 여러 사업 가운데 가장 우수한 외형 성장세를 보이며 역대급 수익 창출에 크게 기여했다.

양호한 영업실적은 재무 건전성을 크게 향상시켰다. 동원시스템즈는 풍부해진 영업창출현금흐름을 바탕으로 지난해 대대적인 부채 감축 노력을 기울였다. 그 결과 2021년 말 기준 124%였던 부채비율은 2022년 말 99%로 떨어졌다. 같은 기간 총차입금/EBITDA는 3.4배에서 2.8배로 낮아졌고 차입금의존도도 38.2%에서 34.2%로 하락했다.

한국신용평가는 알루미늄, PET 등 주요 원재료 가격이 지난해 하반기를 기점으로 안정세를 보이는 점을 거론하며 동원시스템즈의 이익 창출 기반이 한층 견고해질 것이라 전망했다. 신성장동력으로 장착한 2차전지 소재도 사업 범위와 생산 역량이 안정적인 우상향 흐름을 보이고 있는 만큼 실적 기여도가 점점 커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공격적인 M&A에도 불구하고 투자 선순환이 이뤄진 덕분에 우수한 재무구조를 유지하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라고 봤다. 특히 2021년 4분기 합병한 테크팩솔루션과 엠케이씨는 영업현금흐름을 한층 원활하게 만들어준 일등공신이라고 평가했다.

한국신용평가는 동원시스템즈가 지금의 실적과 재무구조를 계속 이어가면 AA-로의 등급 상향을 검토할 방침이다. 구체적인 상향 트리거는 순차입금/EBITDA 1.0배 미만을 제시했다. 지난해 말 기준 동원시스템즈의 순차입금/EBITDA는 2.4배다.

동원시스템즈 순차입금/EBITDA 추이 <출처 : 한국신용평가>
◇녹색채권 수요예측에도 호재

이번 등급 상향은 올해 첫 회사채 수요예측 결과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동원시스템즈는 오는 19일 2년물 300억원과 3년물 400억원의 가격 결정을 위한 수요예측에 나선다. 수요예측이 흥행하면 최대 1000억원 선에서 증액을 추진할 계획이다.

2개의 트랜치 가운데 2년물은 ESG채권의 한 종류인 녹색채권으로 발행한다. 조달 업무를 담당하는 재경팀 실무진은 현재 국제자본시장협회(ICMA)에서 제정한 녹색채권 원칙과 규정을 검토하고 있다. 검토를 마치는 대로 국내 신용평가사로부터 관리 체계에 대한 검증보고서를 수령할 예정이다.

동원시스템즈의 ESG채권 발행은 이번이 두 번째다. 첫 발행이었던 2021년 10월 5년물 녹색채권으로 300억원을 조달해 셀파우치 개발, 원형캔 설비 증설, 알루미늄 코팅기 도입, 연구소 설립 등 여러 2차전지 프로젝트에 활용했다.

약 1년 6개월만에 다시 녹색채권으로 조달하는 자금도 대부분 2차전지 프로젝트에 투입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알루미늄 양극박 개발, 셀파우치 소재 생산라인 구축, 알루미늄 표면처리 신규모델 발굴 등에 사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동원시스템즈는 대표 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과 녹색채권의 수요예측 흥행을 이끌어낼 수 있는 전략을 고민하고 있다. 혹시 모를 미매각 리스크에 대비하기 위해 산업은행을 인수단으로 섭외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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