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C&E의 이자비용이 1년 새 40% 불어났다. 단기차입금 중심으로 차입금을 3000억원 이상 늘린데다 조달금리가 2배 가까이로 상승한 탓이다. 하지만 현금흐름이 오히려 악화되면서 이자비용 감내능력에 대한 관리 필요성이 대두됐다.
◇단기차입 중심 조달전략…조달금리 급등쌍용C&E의 지난해 연결 기준 이자비용은 432억원이다. 2021년(209억원)보다 123억원이나 늘어난 것이다. 증가율로 따지면 39.9%에 이른다. 쌍용C&E가 지난해 지출한 이자비용은 2014년(604억원) 이후 가장 많다. 이자수익이 9억원에 불과해 상쇄효과를 누리지 못하면서 순이자비용도 423억원으로 높게 나타났다.
이자비용 급증에는 차입금을 크게 늘린 점이 한몫했다. 지난해말 총차입금은 1조6446억원으로 1년 새 3441억원 확대됐다. 유형별로 보면 비유동성 회사채와 장기차입금은 오히려 감소했지만 단기차입금이 크게 증가했다. 하지만 총차입금 증가율은 26.5%로 이자비용 증가폭이 총차입금 증가폭을 크게 웃돈다.
이자비용 급증의 핵심 원인은 차입금리 급등에 있다. 먼저 단기차입금을 보면 2021년말 322억원으로 그동안 쌍용C&E의 주요 조달원이 아니었다. 하지만 지난해말 3316억원으로 큰폭 증가했다. 지난해 신규조달한 단기차입금이 3000억원에 가까울 만큼 대대적인 조달에 나섰다는 뜻이다.
2021년말 단기차입금 중 대부분(321억원)을 차지하는 것이 일반자금 대출이다. 당시 금리는 1.88~3.92%로 책정됐다. 쌍용C&E는 지난해말 일반자금 대출을 602억원으로 큰폭 증액했는데 가장 높은 금리가 7.64%로 매겨졌다. 가장 낮은 금리도 3.22%였다. 조달금리가 2배 가까이로 상승한 것이다.
2021년말 1억원 남짓이었던 당좌차월도 81억원으로 증액했다. 2021년말 2.66%였던 당좌차월 금리가 지난해말 5.44~5.88%로 뛰었다. 지난해 신규조달한 단기차입금 중 가장 금액이 큰 것은 1300억원의 회전대출이다. 회전대출 금리도 4.52~5.26%로 책정됐다. 이외에 할인어음(80억원)과 유산스(257억원) 금리도 5%대를 나타냈다.
◇1년물 공모채 1000억 발행…재무부담 장기화 회피쌍용C&E는 지난해 9월(800억원)과 11월(200억원) 사모채를 발행했다. 두 사모채의 만기가 1년에 불과한 점을 주목할 만하다. 1년물 회사채는 단기차입금으로 분류된다. 그동안 회사채는 쌍용C&E의 주요 조달원이었다. 2019년(총액 2000억원), 2020년(1737억원), 2021년(1300억원) 등 최근 수년간 매년 회사채를 찍어냈지만 만기를 1년으로 책정한 경우는 없었다.
차입금리가 전반적으로 큰폭 상승한 상태인 만큼 단기자금 중심 조달로 재무부담을 장기화하지 않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단기차입금의존도(단기성차입금/자산총계)가 2020년 5.3%, 2021년 9.4%에서 지난해 22.7%로 확대됐다.
쌍용C&E가 2021년 9월 발행한 3년물 공모채(300억원)와 5년물 공모채(1000억원)의 금리는 각각 2.24%와 2.96%였다. 특히 3년물 공모채는 폐합성수지로 유연탄을 대체하는 생산혁신공사에 이용할 녹색채권(ESG채권)으로 금리가 비교적 낮게 책정됐다. 하지만 지난해 발행물 금리는 9월(800억원)이 4.94%, 11월(200억원)이 7.70%로 2021년 발행물보다 큰폭 상승했다.
쌍용C&E는 지난해 9월과 11월에 이어 12월에도 300억원 규모 사모채를 발행했다. 이 공모채의 만기도 1년 6개월에 불과하다. 다만 만기가 1년이 넘어 단기차입금으로 분류되지는 않았다. 금리는 7.90%로 가장 높았다.
◇판가인상으로 EBITDA 선방…현금흐름은 악화이자비용 급증에도 커버리지 지표는 부진했다. 먼저 현금성자산을 보면 지난해말 148억원에 불과했다. 쌍용C&E는 2020년까지만 해도 2000억원을 웃도는 현금성자산을 보유하고 있었지만 이후 꾸준히 감소했다. 생산혁신공사 등에 막대한 자본적지출(CAPEX)이 투입된 것이 주효했다. 2021년 자본적지출은 1994억원, 지난해는 2550억원에 이르렀다.
현금창출력도 뒷받침되지 못했다. 쌍용C&E의 지난해 현금창출력의 근간이 되는 상각전영업이익(EBITDA)는 4887억원으로 2021년 4768억원보다 소폭 늘었다. 국내 시멘트수요가 증가한데다 4월과 11월 두 차례에 걸쳐 판가를 인상한 것이 도움이 됐다.
하지만 원자재 가격상승에 대비한 재고확보 영향으로 운전자본 부담이 가중되면서 영업활동현금흐름(NCF)은 지난해 1860억원으로 2021년 3499억원보다 악화됐다. 여기에 환경사업 확장 관련 자본적지출이 지속돼 잉여현금흐름(FCF)은 마이너스(-) 2900억원으로 2021년 -704억원보다 적자폭이 커졌다.
이자비용 감내능력을 나타내는 이자보상배율(EBITDA/총금융비용)은 지난해 11.3배를 기록했다. EBITDA 선방에 성공하며 여전히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했지만 2020년 13.5배, 2021년 14.6배에 비하면 하락한 만큼 관리 필요성도 대두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