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투어의 IR이 강화되고 있다. 이진호 하나투어 재무본부장 상무(B)를 중심으로 정보공개를 위한 형식과 구성이 세분화되고 있다. 한때 전 직원 유·무급 휴직 여파로 IR 활동이 잠정 중단되기도 했지만 현재는 정상 궤도에 진입했다. 나아가 역할 강화를 위한 조직원 보강까지 추진 중이다.
◇취임 2년, 자산매각 등 재무 부담 축소지난 2020년 말부터 하나투어의 최고재무책임자(CFO) 역할을 맡은 이 상무의 과제는 명확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악화된 회사의 재무건전성 회복이었다. 국내외 여행산업의 불황으로 영업적자가 지속되고 있었던 만큼 회사 운영자금 확보와 부채 관리 등이 중요했다.
이 상무는 자산을 매각하며 재무건전성 제고를 위한 현금 확보 등에 힘썼다. 이를 위해 2021년 6월 서울 중구에 있는 티마크호텔을 매각했고 같은 해 9월에는 인사동에 위치한 사옥을 정리했다. 티마크호텔은 이지스전문투자형사모부동산투자신탁제412호 양도해 950억원을 확보했으며 사옥 매각을 통해서는 1170억원의 자금을 유입시켰다.
이 상무는 지난 2020년부터 사업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진행된 국내외 법인 정리에도 깊게 관여했다. 이 과정에서 월디스투어(여행알선서비스)와 하나샵(전자상거래업), HNT SAIPAN CORPORATION(사이판·여행알선서비스), STAR SHOP&LINE(일본·물품의 판매 및 수입·수출) 등이 2021년에 정리됐다.
사업 구조조정이 지속된 결과 하나투어의 종속기업(이하 연결기준) 수는 큰 폭으로 축소됐다. 코로나19가 발병하기 직전인 2019년 말 기준 하나투어의 연결 종속기업 수는 42개였다. 하지만 2022년 말 기준으로는 21개까지 감소했다.
자산 매각 등의 효과는 하나투어의 재무건전성 회복에 힘을 보탰다. 2020년 말(연결 기준) 이후 지속적인 영업적자로 영업현금활동 현금흐름이 마이너스(-)였던 만큼 자산 매각 등을 통한 재원 확보는 그 의미가 남달랐다.
실제 하나투어의 부채는 2020년 5779억원에서 지난해 말에 3557억원까지 줄었다. 같은 기간 부채비율은 461%에서 357%까지 감소했다. 차입금도 대폭 줄었다. 부임 직후인 2021년 말 기준 차입금은 전년대비 75%나 줄어든 313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말에는 243억원까지 축소됐고 순차입금비율은 마이너스(-) 157%였다.
◇IR '접근성·투명성' 강화이 상무는 지난 2년 동안 하나투어의 재무건전성 제고와 더불어 IR 활동 강화에도 역량을 모았다. 실적과 재무, 향후 목표 등 산발적으로 공개되던 정보를 하나의 보고서로 통합했다. 그가 IR 활동을 위한 큰 그림을 제시했다면 실무는 김철웅 IR팀장이 맡았다.
이 상무가 수장인 하나투어의 재무본부는 재무관리부와 자금관리부, IR팀을 산하에 두고 있다. IR팀의 경우 김 팀장을 포함해 3명~4명의 인원이 배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각각의 역할에 따라 공시업무와 IR 보고서 작성, 투자자 미팅 등을 담당하고 있다.
IR팀은 한 때 업무가 중단되기도 했지만 현재는 정상적으로 임무를 수행 중이다. 하나투어는 지난 2020년 4월 코로나19 여파를 줄이기 위해 유·무급 휴직을 단행했다. 필수 인력을 제외한 전 직원을 대상으로 시행됐고 관련 직원들은 약 1년 6개월이 지난 2021년 10월에 들어서야 정상 복귀할 수 있었다.
이 기간 하나투어의 IR팀의 업무도 일시적으로 중단됐다. 주기적으로 진행되던 IR 행사는 2019년 11월 29일 '신한 Corporate Day'가 마지막이었다. IR 행사가 재개된 시기는 2022년 5월이다. 이후 국내외 기관투자자 등을 대상으로 하는 IR은 8월까지 꾸준히 개최됐다.
이 상무는 중단됐던 IR 활동이 재개되는 시점에 맞춰서 조직의 구성과 운영 방법 등을 재편한 것으로 풀이된다. 통합 IR 보고서를 통해 실적과 향후 목표, 세부전략 등을 2022년 3분기터 공개했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하나투어의 단편적인 현황만을 볼 수 있었다면 작년 3분기부터는 중장기적인 로드맵까지 확인할 수 있게 됐다. 영문버전도 새롭게 추가됐다. 해외 투자자를 대상으로 하는 NDR 등에서는 영문버전을 공개하기도 했지만 통합 IR 보고서는 지난 3분기가 처음이다.
이러한 하나투어의 IR 활동은 향후 더욱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IR 직원을 채용 중에 있으며 주요 업무는 IR 커뮤니케이션과 내부 IR 동향보고, 주주총회 운영 실무 등이다. 공시와 주식 관련 실무와 사무도 함께 담당한다.
우대 사항으로는 중급 이상의 영어구사력과 자본시장에 대한 높은 이해도 등이다. 특히 영어 능력을 높게 보는 것은 영문버전의 IR 보고서를 공개하기 시작한 것과 연관성이 깊어 보인다. 하나투어가 구체적인 계획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영어능력 등은 향후 해외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IR 활동 강화를 염두에 둔 조치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