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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지배구조의 핵심인 이사회. 회사의 주인인 주주들의 대행자 역할을 맡은 등기이사들의 모임이자 기업의 주요 의사를 결정하는 합의기구다. 이곳은 경영실적 향상과 기업 및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준법과 윤리를 준수하는 의무를 가졌다. 따라서 그들이 제대로 된 구성을 갖췄는지, 이사를 투명하게 뽑는지, 운영은 제대로 하는지 등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이사회 활동을 제3자 등에게 평가 받고 공개하며 투명성을 제고하는 기업문화가 아직 정착되지 않았다. 이에 THE CFO는 대형 법무법인과 지배구조 전문가들의 고견을 받아 독자적인 평가 툴을 만들고 국내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평가를 시행해 봤다.
국내 1세대 여행사 하나투어는 1993년 설립된 이래 국내 여행업계 1위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하나투어 이사회는 기존 창업주 중심에서 2020년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IMM프라이빗에쿼티(이하 IMM PE)가 최대주주로 올라서면서 큰 변화를 겪었다.
IMM PE 체제에서 하나투어 이사회는 구성원이 큰 폭으로 늘고 이사회 내 소위원회가 신설되는 등 구성 측면에서는 크게 개선됐다. 하지만 창업주이자 사내이사인 박상환 하나투어 회장이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으며 사외이사만 참여하는 회의가 별도로 열리지 않는 등 독립성 측면에서는 다소 부족한 모습을 보였다. 이사회와 사외이사를 대상으로 진행하는 평가 또한 이뤄지지 않고 있어 아쉬움을 남겼다.
◇'리오프닝 효과' 경영성과 최고점, 참여도·정보접근성 평균 3점대 THE CFO는 자체 평가 툴을 제작해 '2024 이사회 평가'를 실시했다. 올 5월 발표된 기업지배구조보고서와 2023년 사업보고서, 2024년 1분기 보고서 등이 기준이다. 6대 공통지표(△구성 △참여도 △견제기능 △정보접근성 △평가 개선 프로세스 △경영성과)로 한화엔진의 이사회 운영 및 활동을 분석한 결과 255점 만점에 141점으로 산출됐다.
하나투어는 경영성과지표에서 3.9점을 받았다. 6개 평가지표 중 가장 높은 평점이다. 코로나19 엔데믹으로 실적이 크게 개선되면서 매출성장률과 영업이익성장률, 자기자본이익률(ROE), 총자산이익률(ROA)은 모두 평균치 20%를 훌쩍 넘어서는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지난해 결산배당에서는 특별 배당금을 지급해 배당수익률 또한 9.6%로 평균치(1.42%)를 한참 웃돌았다. 다만 주가수익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며 총주주수익률(TSR)도 마이너스로 나타나 관련 지표는 1점을 받으며 평균점수를 깎았다.
참여도는 평균 3.1점으로 평가됐다. 이사회가 열리기 전 평균 7일정도의 안건통지 기간을 제공해 해당 지표는 5점 만점을 획득했다. 이사회 구성원들의 참석율도 정기와 임시 이사회를 모두 포함해 88.5%를 기록해 4점이라는 높은 점수를 얻었다. 다만 지난해 기타위원회(의무설치 대상 이외 소위원회) 개최 횟수가 연간 4번에 그치고 이사들에 대한 정기 교육 또한 연간 1회에 그쳐 해당 지표는 2점을 받았다.
정보접근성 항목은 평균점수 3점으로 채점됐다. 주주환원정책을 사전에 공시하는지를 묻는 지표에서는 5점을 받았다. 하나투어는 지난해 말 3개년(2023년~2025년) 주주환원 정책을 공시해 주주들의 배당 예측성을 높였다. 다만 사외이사 후보 추천인을 투명하게 공시하고 있지 않아 관련 지표에서 최저점으로 평가됐다. 기업지배구조 핵심지표 준수율은 46.7%에 그쳐 해당 지표는 중간점인 3점을 받았다.
◇지표 절반이 2점대, 평가개선 프로세스 ‘無’ 하나투어는 6대 공통지표 중 3개 항목에서 2점대를 받는 데 그쳤다. 가장 점수가 낮았던 지표는 평가 개선 프로세스로 2.1점으로 평가됐다. 하나투어는 이사회 및 사외이사와 관련한 평가를 수행하고 있지 않아 해당 지표에서 모두 1점을 받았다. 지배구조보고서에는 “사외이사의 연간 활동 전반에 대해 평가한다”면서도 “이와 관련해 명문화된 규정은 두지 않다”고 설명하고 있다. 한국ESG기준원(KCGS)으로부터는 A(우수)등급을 받아 해당 지표의 점수를 일부 만회했다.
이사회 구성을 평가하는 지표에서는 2.2점을 얻었다. IMM PE는 하나투어 최대주주에 오른 뒤 총 12명으로 이사회를 재편했다. 이에 이사회 총원을 평가하는 지표에서는 만점을 받았다. 하지만 이사회 의장을 창업주이자 사내이사인 박상환 하나투어 회장이 맡고 있어 해당 지표 점수가 다소 깍였다. 사외이사추천위원회를 별도로 운영하고 있지만 위원회에 사내이사와 기타비상무이사가 포함되어 있어 최저점인 1점을 받았다. 사외이사의 주특기를 분류하는 BSM(Board Skills Matrix)도 찾을 수 없어 해당 지표 또한 최저점으로 평가됐다.
견제기능도 평균 2.2점을 받았다. 지난해 하나투어에서는 경영진이 참여하지 않는 사외이사 회의가 단 한 건도 열리지 않았다. 최고경영자 승계정책, 부적격 임원의 선임을 방지하기 위한 구체적인 정책도 수립되어 있지 않아 최저점을 받았다. 내부거래에 대해서도 별도의 위원회가 마련되어 있지 않고 이를 이사회에 맡기고 있어 가장 낮은 1점으로 평가됐다.
감사위원회와 관련한 평가항목은 모두 만점인 5점을 받았다. 덕분에 견제기능 지표의 평균 점수를 소폭 높아졌다. 하나투어는 자산총액이 2조원 미만으로 감사위원회 의무설치 대상이 아니다. 하지만 하나투어는 사외이사 4인으로 구성된 감사위원회를 운영하고 있다. 공인회계사가 감사위원회에 포함되어 있어 관련 지표에서도 5점으로 평가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