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업은 자산을 모으고 이를 운용하는 것이 기본적인 영업전략의 핵심이다. 이에 자산 규모를 꾸준히 늘리고 운용 전문성을 높이는 것은 금융사의 미래 지속가능성장을 뒷받침할 핵심 역량이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KB금융그룹은 국내 1등 금융그룹이다. 지난해 순이익 기준 리딩금융 타이틀을 신한금융그룹에 빼앗겼지만 자산 면에선 여전히 압도적 1위를 기록 중이다. 오랫동안 누적된 자산총액과 이를 운용하는 노하우에서 KB금융의 존재감은 부각된다.
◇수년째 이어진 KB금융의 자산총액 우위KB금융의 연결 기준 자산총액은 지난해 말 701조1708억원으로 신한금융 675조8954억원 대비 약 25조2754억원 가량 더 많았다. 두 금융그룹 모두 금융지주사와 은행 등 그룹 전체 대출채권과 예수금 등 자산을 모두 연결 조정해 합산한 결과다.
KB금융은 자산항목 모든 면에서 신한금융을 앞섰다. 자산총액의 핵심이 되는 대출채권을 살펴보면 지난해 KB금융은 436조5305억원의 대출채권을 쌓았다. 같은 기간 신한금융은 대출채권 414조6807억원으로 KB금융 대비 4조3136억원 가량 적었다.
현금 및 예치금에서도 차이가 벌어졌다. 지난해 말 기준 KB금융의 현금 및 예치금은 32조1135억원으로 신한금융 29조5586억원 대비 2조5549억원 더 많았다. 같은 기간 당기손익인식금융자산도 KB금융 64조8886억원, 신한금융 54조2284억원으로 KB금융이 10조6602억원 더 많았다.
이외 파생금융자산과 투자금융자산, 유형자산까지 자산총액을 구성하는 핵심 항목 모두 KB금융이 비교 우위에 있었다. KB금융은 신한금융 대비 파생금융자산 2조9734억원, 투자금융자산 52조9269억원, 유형자산 4조3136억원 각각 더 많았다.
KB금융과 신한금융간 자산 격차는 오래 전부터 이어져 왔다. 신한금융은 지주사 설립 이전부터 매년 KB금융에 자산 면에서 적수가 되지 못했다. KB금융보다 뒤늦게 설립된 만큼 축적된 자산총액 면에서 경쟁상대가 되지 못했다.
실제 최근 몇 년 자료만 살펴봐도 두 금융지주사간 차이는 명확하다. 2017년 이후 6년동안 KB금융은 신한금융 대비 항상 더 많은 자산총액을 기록했다. 2019년 일회성 이슈로 KB금융의 자산총액이 잠시 줄어든 때를 제외하곤 줄곧 KB금융의 자산 총액이 신한금융보다 더 컸다.
◇시장서 더 많은 고객 확보하고 있는 KB금융한 금융사의 자산이 다른 금융사 대비 더 많다는 것은 그만큼 시장에서 더 많은 자금을 끌어와 영업활동을 하고 있다는 뜻이다. 고객들로부터 예치받거나 외부로부터 조달한 자금을 기반으로 더 많은 대출처를 확보해 대출자산을 늘리고 다양한 영역에 투자하고 있는 것을 뜻한다.
KB금융이 신한금융보다 모든 면에서 더 왕성하게 시장 지배력을 높일 수 있었던 것은 기본적으로 오랜 업력과 탄탄한 자산관리 능력을 시장에서 인정받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고객들에 대출한 대출채권 말고도 고객들이 각 금융사에 맡기는 돈인 예수부채 등에서도 KB금융은 신한금융을 압도했다.
지나해 말 부채총액은 KB금융 651조5094억원, 신한금융 624조7650억원으로 KB금융이 26조7444억원 더 많았다. 금융사 부채총액을 구성하는 항목은 크게 두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고객들이 해당 금융사에 맡긴 돈과 해당 금융사가 자체 신용을 담보로 시장에서 조달한 자금이다.
눈여겨 볼 점은 KB금융 부채총액의 성격이다. KB금융은 고객들이 KB금융에 맡긴 돈인 예수부채가 지난해 말 388조8885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신한금융 383조110억원 대비 5조8775억원 가량 더 많았다. 그만큼 시장에서 고객들이 신한금융보다 KB금융에 더 많은 돈을 맡기고 있다는 뜻이다.
조달은 금융사들이 영업자산을 확보하는 가장 기초적인 수단이다. 이러한 조달을 통해 마련한 돈 만큼 각 금융사들은 고객에 대출하거나 투자처를 찾아 투할 수 있다. 이러한 조달을 경쟁사보다 더 많이 한다는 것은 그만큼 향후 대출하거나 투자를 통해 벌어들일 수 있는 미래 수익이 많다는 것이다.
이러한 조달에서 가장 우선순위인 예수금 경쟁에서 밀린 신한금융은 영업 경쟁력 확보를 위해 시장에서 직접 자금을 조달한 것으로 보인다. 금융채 혹은 은행채로 불리는 금융사들이 발행하는 사채는 일반 기업들이 발행하는 사채보다 이율이 낮다. 그러나 예수금 등 보다 더 고비용을 지불해야하는 고원가성자금으로 분류된다.
지난해 KB금융이 부채총액 가운데 유일하게 신한금융에 뒤쳐진 항목은 사채였다. 예수금으로 이미 충분하게 조달을 마친 상황에서 무리해서 사채를 발행할 이유가 적었던 것으로 평가된다. 지난해 말 기준 신한금융 사채는 77조2888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KB금융 68조6982억원 대비 8조5906억원 더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