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기·연간 실적 발표 때마다 투자자들의 최대 관심사는 기업이 발표하는 배당정책이다. 유보 이익을 투자와 배당에 어떤 비중으로 안배할지 결정하는 건 최고재무책임자(CFO)의 핵심 업무다. 기업마다 현금 사정과 주주 환원 정책이 다르기에 재원 마련 방안과 지급 방식도 각양각색이다. 주요 기업들이 수립한 배당정책과 이행 현황을 살펴본다.
현대두산인프라코어가 지난해 공개한 주주환원 정책을 충실히 이행하고 있다. 14년 만에 배당을 재개하면서 총주주수익률(TSR)도 함께 끌어올렸다. 약속했던 시가배당률 목표치를 달성한 가운데 앞으로 HD현대그룹 기조에 발맞춰 배당성향도 개선해 나갈지 주목된다.
◇유가증권시장 시가배당률 초과, TSR 상승 전환
현대두산인프라코어가 이달 27일 열릴 주주총회에서 결산배당금 확정을 앞두고 있다. 앞서 이사회는 2022년 현금 배당금액을 475억원으로 결정했다. 보통주 1주당 배당금은 240원으로 시가배당률 3%를 달성했다.
이는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의 2021년 보통주 시가배당률 평균치 2.32%를 초과한 수준이다. 덕분에 작년에 제시한 주주환원 가이던스도 지켰다. 현대두산인프라코어는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시가배당률 평균치 수준에서 배당금 지급을 약속했다.
현대두산인프라코어가 2009년 이후 처음으로 현금배당을 재개하면서 TSR 상승 기대감도 높아졌다. TSR은 주주들이 1년간 특정 기업 주식을 보유했을 때 얻을 경제적 이익을 가늠해보는 지표다. 주가상승에 따른 자본이익은 물론 배당수익을 함께 고려하는 점이 특징이다.
실제로 지난해 현대두산인프라코어의 TSR은 18%를 기록했다. 2021년만 해도 TSR은 마이너스(-) 10%로 주주들은 일정 부분 손실이 불가피했던 상황이다. 당시에는 배당을 실시하지 않아 배당금으로 주가 하락분을 보완하는 데 한계가 따랐다.
과거 TSR 수치 역시 들쑥날쑥한 그래프를 그렸다. 두산그룹에 속해 있던 2019년 -24%였던 TSR은 2020년에 44%까지 급등했다. 이는 채권단 체제에 있던 두산그룹의 구조조정에 영향을 받았다. 두산그룹의 채무조정 방안으로 현대두산인프라코어(당시 두산인프라코어)의 매각 가능성이 언급되며 주가가 치솟던 시기다.
2021년 8월에 HD현대그룹 내 건설기계부문 중간지주회사인 현대제뉴인으로 지배주주가 바뀌면서 현대두산인프라코어 주가는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올해 들어서도 6일까지 주가는 연초 대비 상승세를 기록 중이다.
◇배당성향, HD현대그룹 기조 따를까
현대두산인프라코어 배당성향은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평균치에는 미치지 못했다. 이는 작년 주주환원 계획을 발표하며 언급한 배당의 기준점이기도 하다. 지난해 별도 당기순이익 2076억원과 배당예정액 475억원을 고려한 배당성향은 약 23%를 기록했다.
거래소에 따르면 2017년부터 2021년까지 코스피 상장사의 별도 당기순이익 기준 평균 배당성향은 약 37%로 집계됐다. 가장 최근인 2021년 수치가 35%로 현대두산인프라코어보다는 높다.
앞으로 이익배당 규모를 늘려 HD현대그룹의 수준에 근접할지도 관심거리다. HD현대그룹은 별도 당기순이익 기준 배당성향 30%를 배당 정책으로 제시하고 있다. 현대두산인프라코어와 함께 현대제뉴인에 속해 있는 현대건설기계 역시 이같은 기조를 따른다. 지난해 현대건설기계의 배당성향은 32%를 나타낸다.
차츰 HD현대그룹에 소속감도 높이는 상황이다. 이번 정기주주총회에서 사명 변경 의안이 통과되면 'HD현대인프라코어'로 상호를 바꾼다. 건설기계 장비 브랜드 역시 두산이 아닌 '디벨론(DEVELON)'으로 새롭게 출발했다.
아직 구체적인 배당 기준을 수립하지 않은 만큼 주주들의 배당 수익 예층가능성을 높이는 과제도 남아 있다.
현대두산인프라코어는 경영 실적도 안정기를 찾으면서 배당가능이익 확보에는 청신호가 켜졌다. 중국 시장에 대한 매출 의존도를 줄이고 북미와 유럽 등으로 판로를 넓히면서 외형 성장에 성공했다. HD현대그룹 내 현대제뉴인, 현대건설기계 등과 사업 시너지를 창출해 수익 개선도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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