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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두산인프라코어, HD현대그룹 시너지 '기대'

올해 엔진 내재화 등 성과 창출, 4년 후 영업이익 '8000억' 목표

심아란 기자  2023-02-10 15:41:18

편집자주

IR은 기업가치를 적정하게 평가받기 위해 펼치는 주요 경영 활동 중 하나다. 하지만 '의무'가 아닌 '선택'의 영역에 놓인 활동이라 기업과 최고재무책임자(CFO)에 따라 성과는 천차만별이다. 과거 실적을 돌아보는 데에서 그치는 기업이 있는 반면 시장 전망과 사업계획 등을 풍성하게 제공하는 곳도 있다. CFO와 애널리스트 사이 이견이 담긴 질의응답(Q&A)을 여과없이 공개하는 상장사도 있다. THE CFO는 주요 기업들의 IR 활동을 추적해 공과를 짚어본다.
현대두산인프라코어가 2023년 실적 가이던스에 HD현대그룹과 시너지 기대감을 담았다. 지난해 가이던스를 100% 채우진 못했으나 올해는 그룹 내에서 매출 증대 기회를 찾아 수익성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 중장기 가이던스도 다소 공격적으로 설정했다. 4년 후 영업이익을 현 수준에서 2.5배 가까이 증가한 8000억원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IR은 현대제뉴인 전담, 영업이익 오차율 -10% 기록

현대두산인프라코어는 2014년부터 해마다 연초에 실적 가이던스와 사업 방향성을 꾸준히 공개하고 있다. 실적 발표를 겸한 컨퍼런스콜을 공식적으로 진행하진 않지만 IR 자료 공개와 실적 전망 공시는 한 해도 빠짐없이 실시한다.

2021년 두산그룹에서 나와 HD현대그룹에 편입된 이후에도 동일한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IR 업무는 현대두산인프라코어의 최대주주 현대제뉴인이 전담한다. 올해는 팀즈라는 화상채팅 플랫폼을 활용해 애널리스트 대상 실적 발표를 진행했다.

2022년은 실적 가이던스에 두산이 아닌 HD현대의 관점이 담긴 첫해였다. 건설기계와 엔진사업의 고른 성장에 힘입어 매출액 4조9108억원, 영업이익 3687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내다봤다. 영업실적 잠정치에 따르면 실제로는 각각 4조7561억원, 3325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의 경우 가이던스 대비 오차율이 -3%였지만 영업이익은 -10%로 상대적으로 격차가 컸다. 엔진사업은 판가 인상과 제품 포트폴리오 확대에 힘입어 기대치를 뛰어넘었다. 다만 건설기계 부문에서 원자재 가격 상승과 물류비 인상 등이 수익에 부담을 안겼다.

가이던스에 도달하진 못했지만 성장 추세는 뚜렷하다.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작년 대비 3.5%, 25.7%씩 개선됐다. 현대두산인프라코어는 올해도 수익성 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 2023년 가이던스에 따르면 매출과 영업이익은 작년 대비 각각 9%, 16%씩 상향됐다.

올해는 작년과 사업 환경이 대동소이한 점을 고려하면 긍정적인 전망이 담겼다는 평가다. 글로벌 인프라 투자 수요가 지속되고 있지만 원자재 상승 등은 여전히 영업 수익성을 제한하는 요소다.

◇HD현대그룹과 시너지, 4년 후 영업이익 8000억 도전

현대두산인프라코어는 HD현대그룹과의 사업 시너지를 가이던스에 내세웠다. 핵심은 엔진사업부다. 그룹의 중간지주회사 현대제뉴인을 중심으로 건설기계 사업이 구축된 상태다. 현대제뉴인의 산업차량 사업부는 물론 그 자회사 현대건설기계에 현대두산인프라코어의 기술역량을 공유하길 기대하고 있다. 해외 엔진을 사용하는 양사에 현대두산인프라코어의 엔진을 탑재할 경우 매출 증대가 가능하다는 전망이다.

엔진사업뿐 아니라 △구매·물류 △영업·서비스 △연구개발 등 건설기계 사업 전 영역에서 그룹사와 역량을 합쳐 수익을 극대화하길 기대하고 있다.

현대두산인프라코어는 올해 HD현대그룹에 소속감을 높이면서 두산의 흔적도 차츰 지우는 모습이다. 건설기계 장비에서 두산 브랜드를 사용하지 않고 디벨론(DEVELON)으로 새출발할 예정이다. 상반기 중에는 이사회와 주주총회를 통해 사명 변경도 추진한다는 목표다.

출처: 현대두산인프라코어 IR 자료

중장기 가이던스에서도 성장에 대한 자신감이 확인된다. 현대두산인프라코어는 시너지 창출 목표를 '영업이익 8000억원'으로 설정했다. 목표 시점은 4년 후인 2027년으로 그해 영업이익률 10%에 도달하겠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올해 영업이익 3325억원과 비교하면 58% 증가한 금액이다.

그룹사와 시너지를 기대하는 올해는 주요 경영 목표에 차입금 감축도 포함했다. 작년 말 기준 현대두산인프라코어의 순차입금은 1조2203억원으로 전년 대비 955억원 증가했다. 앞으로 차입금 만기 시점에 맞춰 갚으면서 올해 순차입금을 1조원 이하로 낮춘다는 계획이다.

작년 3분기 말 기준 보유 현금(단기금융자산 포함)은 5539억원에 그치는 만큼 재무부문장인 엄원찬 전무가 외부 조달을 통해 자기자본을 늘릴지도 관심거리다. 앞서 2021년 12월에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유상증자로 6883억원을 마련한 이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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