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이 특정 분야에서 사람을 찾는 데는 이유가 있다. 안 하는 일을 새롭게 하기 위해, 못하는 일을 잘하기 위해, 잘하는 일은 더 잘하기 위해서다. 기업이 현재 발 딛고 있는 위치와 가고자 하는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단서가 이 리크루팅(채용) 활동에 있다. THE CFO가 기업의 재무조직과 관련된 리크루팅 활동과 의미를 짚어본다.
코스맥스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코스맥스의 재무라인에 공백이 생겼다. 김상현 자금담당 상무이사가 퇴사했지만 후임자 선임이 늦어지면서 관련 자리는 공석인 상태다.
코스맥스는 사내에 별도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없다. 지주사인 코스맥스비티아이의 CFO인 신윤서 부사장이 그룹 전반의 투자금 집행 등을 총괄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결과 코스맥스는 재무 등을 담당하는 임원만 두고 있으며 김 전 상무가 맡았던 자금담당이 관련 업무를 책임지고 있다.
1972년생인 김 전 상무는 지난해 12월 '2023년 정기 임원 인사'가 발표되기 전에 회사를 떠났다. 코스맥스비티아이 재무팀을 거쳐 2017년부터 코스맥스의 자금담당을 맡은 지 약 5년 만이다. 퇴사 사유는 공개되지 않았다. 김 전 상무의 퇴사는 정기 인사를 앞두고 급작스럽게 발생한 변수라는 게 업계 평가다. 그가 회사를 떠난 이후에 인사를 단행했음에도 불구하고 신임 자금담당 임원을 선임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후임자 선임의 경우 그룹 내외부 인사 중용 등 다방면의 가능성을 열어 두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구체적인 후보군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현재도 신규 임원 선임을 위한 내외부 인사 물색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기업들은 임원급에서 부재가 발생할 경우 부장급 인사가 직무를 대행하거나 유관 부서의 임원이 임시로 겸직한다. 소규모 조직 개편의 일환으로 유사 부문에 합쳐지거나 업무만 이관한 후 소멸되기도 한다. 코스맥스의 경우 현재 김 전 상무를 대신해 유관부서의 임직원들이 곳간을 분담해 관리 중이다.
자금담당 임원이 부재인 상황이지만 코스맥스의 전반적인 재무 관리 등에는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회사의 실질적인 CFO 역할의 경우 지주사 임원인 신윤서 부사장이 맡고 있기 때문이다. 회사의 굵직한 자금 계획 등은 예전부터 신 부사장이 컨트롤한 만큼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는 부담이 크지 않다는 얘기다.
신 부사장은 코스맥스그룹에서 약 12년간 그룹의 전반적인 재무를 관리한 인물인 동시에 그룹 안팎으로 전문성을 인정받는 재무통이다. 실제 그는 지난 2016년 임원 배지를 단지 3년 만에 전무로 승진했다. 올해 인사에서는 부사장에 오르며 그룹 내 입지를 공고히 했다.
코스맥스 관계자는 "김상현 전 상무는 지난해 정기 임원 인사 발표를 앞두고 자진 퇴사했다"며 "개인적인 사유로 회사를 그만둔 만큼 자세한 배경은 확인이 어렵다"고 밝혔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