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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버리지&커버리지 분석

두산 '신형 엔진' 테스나, 차입 확대·다변화 '실감'

리파이낸싱 과정 금리 상승 부담, 든든한 현금창출력 '안전판'

박기수 기자  2023-02-03 08:00:00

편집자주

기업의 재무건전성을 종합적으로 살펴보려면 레버리지 지표와 커버리지 지표를 함께 봐야 한다. 전자는 '빚의 규모와 질'을 보여준다. 자산에서 부채와 자본이 차지하는 비중을 비롯해 부채 내 차입금의 비중과 형태 등이 나타난다. 후자는 '빚을 갚을 능력'을 보여준다. 영업활동으로 창출한 현금을 통해 이자와 원금을 상환할 능력이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더벨은 레버리지 지표와 커버리지 지표를 통해 기업의 재무 상황을 진단한다.
두산그룹의 신형 엔진 두산테스나가 외형 확장 과정에서 차입 구조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차입처가 늘어나고 차입의 규모 자체도 커지고 있다. 이 와중에 맞이한 고금리 국면이 최고재무책임자(CFO)에게는 부담 요소다. 다행스러운 점은 견조한 수익성이 유지되고 있다는 점이다.

◇레버리지: 조달 비용 상승 '체감'…만기 도래 차입금도 증가

작년 4월 두산그룹으로 편입된 이후 두산테스나는 리파이낸싱 과제에 직면했다. 더구나 두산그룹 편입 이후 반도체 테스트 분야에서 글로벌 '톱5'로 육성하겠다는 박정원 회장의 의지대로 향후 5년 간 1조원의 투자가 이뤄질 예정이었다.

실제 작년 9월 말과 2021년 9월 말을 비교하면 차입구조의 변화가 보인다. 우선 단기차입처에서 미즈호은행이 추가됐다. 작년 9월 말 기준 145억원의 잔액이 있다. 기타 기존 차입처였던 KDB산업은행·신한은행·IBK기업은행의 단기차입금 잔액과 합치면 485억원이 된다. 2021년 9월 말 잔액은 240억원이었다.

장기차입금도 늘어났다. 2021년 9월 말 기준 장기차입금은 855억원이었으나 작년 9월 말에는 이 금액이 1000억원으로 늘어났다.

눈 여겨볼 점은 금리다. 작년 기준금리 상승 여파로 장·단기차입금들의 금리가 모두 상승했다. 신한은행 단기차입금의 경우 2021년 9월 말에는 금리 수준이 0.98~1.73%였으나 작년 9월 말에는 3.62%까지 솟았다. 덩치가 큰 장기차입금의 경우에도 2021년 9월 말에는 금리가 1.4~1.7% 수준이었으나 작년 9월 말에는 2.37~3.74%까지 상승했다.

차입 규모가 커지면서 금리도 높아지자 이자비용도 늘어났다. 작년 3분기 누적 두산테스나의 이자비용은 약 61억원이다. 2021년에는 9개월 누적 이자비용이 약 43억원이었다. 1년 만에 이자비용이 약 42% 상승한 셈이다.

개별 재무지표를 살펴보면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갖췄다고 평가하기는 힘들다. 작년 9월 말 기준 부채비율은 120%, 순차입금비율은 83.7%이다.


더구나 작년 9월 말 기준 1년 내로 만기가 돌아온 차입금의 액수가 약 660억원으로 추산된다. 보유 중인 현금성자산(235억원)으로 일부 상환이 이뤄질 수 있다 하더라도 리파이낸싱이 또 다시 과제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리파이낸싱 과정에서 금리 조건이 더욱 부담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작년 차입금이 늘어난 데는 수천억원에 이르는 신규장비 취득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두산테스나는 작년 2월과 5월 각각 1004억원, 1238억원을 들여 시스템반도체 테스트 장비를 신규취득하기로 결정했다. 두 건 모두 올해 상반기에 딜이 완료되면 현금유출이 이뤄질 전망이다.

◇커버리지: OCF 확대 '희소식'

다행인 점은 현금창출력이 증대하고 있다는 점이다. 두산테스나는 작년 9월 누적 기준 매출 1841억원, 영업이익 42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늘어났다. 2021년에는 3분기 누적 매출 1440억원, 영업이익 348억원을 기록했다.

현금흐름 역시 개선됐다. 작년 3분기 누적 영업활동현금흐름(OCF)은 1209억원으로 전년 동기(959억원)보다 많다.

절대적인 수익 규모는 늘어났지만 레버리지 지표가 가중되면서 이자보상배율은 2021년 대비 하락한 모습이다. 작년 3분기 누적 이자보상배율은 6.98배다. 2021년에는 3분기 누적 8.17배를 기록했던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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