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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프로 '투자자 스킨십' 책임지는 김순주 재경실장

주요계열사 CEO 소통 행사업무 전담…에코프로머티리얼즈 IPO 총괄 중책도

고진영 기자  2023-02-01 15:41:18
대기업집단으로 도약한 에코프로가 투자자와 관계 형성에 부쩍 공을 들이고 있다. 그룹차원에서 공격적 투자를 진행 중인 데다 대형 IPO(기업공개)를 앞둔 만큼 자금유치가 중요해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IPO 전문가로 손꼽히는 김순주 재경실장이 관련 업무를 전담한다. 에코프로와의 인연도 남다른 인물이다.

에코프로는 분기별 IR과 별개로 에코프렌들리 데이(ECO-Friendly Day)를 개최하고 있다. 최고경영책임자(CEO)가 직접 기과투자자와 애널리스트를 만나는 자리다. 2021년 처음 시작했고 2022년 12월에 2회째 열었다. 실적 리뷰뿐 아니라 구체적인 ‘Financial Target(재무적 목표)’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분기별 IR과 다르다.

행사는 지주사인 에코프로를 비롯,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HN 등 주요 계열사 CEO 들이 차례로 나와 성장 전략과 자금조달 계획을 설명하는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다. 재경실장 김순주 상무가 팀장으로 있는 IR팀이 에코프랜들리 데이 관련 업무를 담당한다. 사회와 진행을 첫 회부터 김 실장이 도맡고 있다.

김순주 실장이 2022년 12월 'ECO-Friendly Day
'를 진행하고 있다. (출처=에코프로 유튜브)

베테랑 IB우먼인 김 실장은 증권사 시절부터 에코프로와 인연이 있었다. 2007년 에코프로의 IPO(기업공개)를 김 실장이 주도했다. 당시 1년이 넘는 기간 동안 기업실사와 기관투자자 마케팅을 총괄하면서 성공적인 코스닥 입성을 이끌어냈다.

그가 증권업계에서 커리어를 쌓은 기간만 20년이 넘는다. 이화여자대학교 경영학과 출신으로 서강대학교 MBA 석사과정을 밟았다. 전공은 재무관리다. 1995년 유안타증권의 전신인 동양종합금융증권에 입사해 증권사에 처음 발을 들였다. 법인영업부와 리서치센터를 거쳐 2000년부터는 IB본부에서 오래 일했다.

특히 IPO를 중점적으로 맡았는데 유안타증권이 IB부문 조직을 재편한 2015년엔 김 실장이 IPO팀 리더 자리에 오르기도 했다. 그의 손을 거친 대표적 딜로는 에코프로를 제외하고도 한화생명(옛 대한생명), HSD엔진, 원익머트리얼즈, 예스24, YBM넷 IPO 등이 있다. 국내 딜에 그치지 않고 해외기업 상장, 스팩(SPAC) 등을 두루 다뤘다.

이중에서도 게임빌의 경우 김 실장의 노련함을 보여준 사례로 꼽힌다. 상장 당시 한국거래소에서 모바일 게임업체 비즈니스모델의 안정성에 대한 우려가 있었지만 김 실장이 안정성을 증명할 수 있는 자료들을 선제적으로 데이터화하면서 상장 심사를 무사히 통과할 수 있었다.

27년을 몸담았던 유안타증권을 떠나 에코프로로 적을 옮긴 것은 약 2년 전이다. 에코프로 경영전략실장으로 영입돼 공시와 전략 수립 등의 업무를 맡았다. 그러다 지난해 재경실장으로 있던 박재하 전무가 경영관리본부장으로 이동, 김순주 실장이 재경실장에 올랐다. 직책 이름은 바뀌었지만 IR팀은 김 실장이 경영전략실 때부터 그대로 계속 맡고있다.

김 실장은 추후 있을 에코프로머티리얼즈 IPO에서도 핵심적인 역할을 할 전망이다. 에코프로는 지난해 8월 에코프로머티리얼즈 상장 계획을 발표했다. 업계에서 예상하는 밸류에이션은 3조~5조원 규모다.

회사 측에선 상장 시점으로 올해 하반기를 제시했으며 미래에셋증권과 NH투자증권이 주관사를 맡았다. IB 네트워크를 넓게 확보한 김 실장이 전반적인 IPO 전략수립을 총괄한다. 최근 에코프로가 투자자와 소통을 강화하는 것도 임박한 IPO와 무관치 않다는 평가다.

에코프로머터리얼즈 IPO는 에코프로그룹의 성장에 부스터가 될 수 있는 카드로 꼽힌다. 지분구조를 보면 지주사 에코프로가 에코머티리얼즈 지분의 52.8%를 가지고 있다. 현재 에코프로 매출은 양극재를 생산하는 종속회사 에코프로비엠이 80%에 가까운 비중을 지탱하지만 에코프로머티리얼즈를 통해 전구체 매출도 확대도 노리고 있다. 양극재 밸류체인의 수직계열화, 생태계 활성화로 성장 구간에 진입하기 위한 계획이다.

지난 에코프렌들리 데이에서 에코프로는 2027년까지 매출 30조원 달성을 목표로 제시했다. 작년 한 해 종속회사를 포함한 에코프로의 연결 매출은 5조6403억원, 5년 동안 25조원 규모가 더 커야 한다. 이를 위해 11조원에 이르는 설비투자를 장담했으며 비용 조달에는 에코프로머티리얼즈 IPO 공모자금이 필수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에코프로는 최근 투자자들 관심이 비상장 자회사들로 쏠리고 있다” 며 “에코프로머티리얼즈 IPO가 흥행하려면 그룹 전반적인 양극재 밸류체인 내재화 계획에 대해 투자자들에게 잘 알릴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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