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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O Change

지주사 동원산업, 백관영 상무 CFO 발탁 '투자·안정' 중책

동원시스템즈 등 33년 재무통, 박문서 대표 직속 후배

박규석 기자  2023-01-09 16:05:18
동원그룹의 지주사로 자리매김한 동원산업의 최고재무책임자(CFO)에 백관영 경영지원실장 상무가 발탁됐다. 기존 CFO였던 조정균 부장의 승진 가능성도 거론됐지만 그룹 내 이동으로 백 상무가 새 곳간지기에 올랐다.

동원그룹은 최근 2023년도 정기 임원 인사를 마무리했다. 이 과정에서 옛 동원엔터프라이즈를 흡수합병하며 지주사로 올라선 동원산업의 경우 지주와 사업 부문의 수장을 세분화했다. 지주 부문은 옛 동원엔터프라이즈 대표를 맡았던 박문서 사장을 배치했다. 사업 부문은 민은홍 전무를 부사장으로 승진시키며 대표로 선임했다.

동원산업 인사에서 대표와 더불어 이목이 쏠렸던 곳은 CFO자리다. 동원산업이 사업형 지주사 체계를 갖추게 되는 만큼 그룹 전반의 재무와 회계를 책임지는 CFO의 역할이 커졌기 때문이다. 동원그룹의 주요 계열사로는 동원F&B와 동원홈푸드, 동원시스템즈, 동원로엑스 등이 있다.


이번 인사에서 동원산업의 신임 CFO에 이름을 올린 인물은 백관영 경영지원실장 상무다. 한때 동원산업 안팎에서는 기존 CFO였던 조정균 경영지원실장 부장의 승진 가능성도 점쳐졌다. 옛 동원엔터프라이즈와의 합병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는 데 공헌한 역할이 컸던 만큼 임원 배지를 달수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백 상무가 동원홈푸드에서 동원산업의 CFO로 옮겨오게 됐고 반대로 조 부장은 동원홈푸드로 이동하게 됐다.

백 상무의 선임 배경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현재 동원산업 지주 부문의 대표를 맡고 있는 박 사장과의 인연이 일정 수준 반영됐다는 게 업계 평가다. 과거 동원산업에서 재무와 자금을 오랫동안 담당했던 이력도 CFO 선임 배경 중 하나로 꼽힌다.

1970년생인 백 상무는 1989년 동원산업에 입사했다. 재무 관련 부서에 33년간 몸담은 재무통으로 동원산업 재무팀장과 동원씨엔에스 경영지원팀장, 동원시스템즈 경영지원실장, 동원홈푸드 경영지원실장 등을 역임했다.

그는 동원그룹 재무라인에서 박 사장의 직속 후배이기도 하다. 박 사장은 1987년 동원산업 자금팀으로 입사해 자금팀장, 경영관리실 팀장 등을 지냈다. 백 상무는 박 사장 입사 2년 후에 동원산업에 들어와 선후배의 인연을 맺었다. 백 상무는 박 사장이 동원엔터프라이즈로 이동하기 전까지 재무와 자금 업무 등을 함께 담당했다.

지주사인 동원산업의 CFO에 오른 백 상무에게 주어진 과제는 합병 이후 소폭 하락한 재무비율 회복과 그룹 신사업 발굴에 필요한 실탄 관리다. 동원산업의 경우 합병 이후 자산(이하 연결기준) 규모는 3조4000억원에서 7조1000억원으로, 자본규모는 1조7000억원에서 3조원 규모로 증가했다. 하지만 옛 동원엔터프라이즈를 포함한 계열사들의 재무 부담도 함께 가중되면서 부채비율 등은 다소 하락됐다.


실제 부채비율의 경우 2022년 9월 말 기준으로 합병 전에는 94.9%였지만 현재는 135% 수준으로 추정되고 있다. 같은 기간 현금성자산이 3021억원에서 5346억원으로 늘기는 했지만 차입금 규모 역시 1조218억원에서 2조7149억원까지 증가해 순차입금은 7197억원에서 2조1803억원으로 늘게 됐다.

재무건전성 지표가 하락한 상황에서 백 상무는 신사업에 필요한 재원도 마련해야 한다. 물류부문의 경우 부산신항 개발 등 신규투자가 계획돼 있다. 동원시스템즈의 편입으로 무균충전과 2차 전지 배터리 케이스 등 신사업에 필요한 자금 소요도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다.

다만 수익성 기반의 현금창출이 안정적이라는 점은 재무건전성 측면에서 긍정적인 상황이다. 업계에 따르면 동원F&B(종합식품 및 유통)와 동원시스템즈(포장), 동원건설(건설) 등의 편입으로 연간 매출이 3조원 규모에서 7조6000억원 규모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동원그룹 관계자는 "정기 임원 인사는 마무리됐으며 일반직의 경우 수시로 이동이 발생한다"며 "동원산업 CFO는 동원홈푸드에서 온 백관영 상무가 맡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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