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간 국내 사모투자펀드(PEF) 출자에 적극 나서며 대체투자 분야에서 입지를 확장했던 DGB캐피탈이 내부 이슈를 겪고 있다. 최근 불확실성이 큰 시장 상황에서 대체투자를 담당하던 핵심 임원까지 회사를 떠나자, 향후 입지를 넓히는 데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6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DGB캐피탈은 최근 대체투자를 수년간 담당하던 A임원과 분쟁을 겪고 있다. 이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에 따르면 A임원은 지난해 6월말 해임됐다. 그 후 아직 양측간 소송전이 불거진 것은 아니지만 고용노동부 절차를 통해 다투고 있다.
국내 캐피탈사는 PEF에 자금을 태우는 주요 출자자(LP)다. 가장 규모가 큰 곳으로는 산은캐피탈, IBK캐피탈, 신한캐피탈이 꼽힌다. DGB캐피탈은 최근 수년간 대체투자 보폭을 크게 넓히면서 주목을 받았다. 이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맡은 인물이 A임원이다.
이 때문에 PEF운용사와 IB업계에서는 분쟁의 경과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DGB캐피탈이 LP로 존재감을 키운 상황에서 대체투자에 제동이 걸리면 PEF 운용사로서는 자금조달(펀드레이징)에 도움을 줄 우군을 잃어버리게 되기 때문이다. 또 기존에 투자를 받은 운용사 역시 긴장감을 유지할 수밖에 없다.
DGB캐피탈은 A임원이 해임된 이후로도 대체투자를 꾸준히 진행했다. 2022년 3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1월부터 9월말까지 20건에 달하는 출자를 단행했다. A임원을 해임한 6월말 이후로는 8건의 출자를 완료했다.
지난해 3분기 중 출자금액이 가장 컸던 펀드는 '에이티피 이에스지 사모투자합자회사'로 50억원을 투입했다. 해당 펀드는 에이티피(ATP)인베스트먼트가 조성했다. 이를 통해 삼강엠앤티가 발행한 5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를 인수하는 투자를 했다.
DGB캐피탈은 포메이션을 재구축하며 분위기를 일신하기도 했다. 이번주 인사에서 기업본부장으로는 여신관리실장, 리테일금융본부장 등을 거친 박수진 상무가 재선임됐다.
다만 3분기까지 출자가 단행됐다고 해도 핵심 인력 이탈로 인한 영향이 없다고 보긴 아직 이르다는 분석이다. 출자를 마무리하기까지 검토 기간이 어느 정도 소요되기 때문이다.
최근 시장 환경을 고려할 때 DGB캐피탈이 향후 적극적으로 대체투자에 나서기 어려울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경제 불확실성이 커진 탓에 캐피탈사들도 내부 유동성 확보를 위해 빗장을 걸어 잠그고 있다. 기존 투자 건에 관한 심도 있는 관리에 나설 수밖에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