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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사 미청구공사 점검

금호건설, 재건축·재개발 사업장 미수금 '촉각'

군산 나운주공2단지·광주 우산구역 현장 준공 후 미정산

성상우 기자  2022-12-30 15:05:18
금호건설은 공사미수금이 지난해 대비 크게 늘었다. 건축 부문만 보면 미수금은 지난 3분기 사이 4배 이상 늘어났다. 특히 지난해 미청구공사액으로 잡혀있던 금액이 미수금 항목으로 옮겨간 사업장이 다수 눈에 띈다.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3분기 말 기준 금호건설의 총 공사미수금(미청구공사+미수금)은 약 2790억원이다. 지난해 말 기준 약 2870억원과 큰 차이가 없는 규모다.

다만 미수금만 놓고 보면 추이는 달라진다. 3분기 말 공사미수금은 1590억원으로 지난해 말 1060억원 대비 50% 늘었다. 미청구공사액이 줄어든 대신 미수금이 그만큼 늘어나면서 전체 공사미수금 규모를 유지한 셈이다.

미청구공사는 공사진행률 등의 요건 상 아직 청구하지 않은 매출이지만 미수금은 청구가 이뤄졌음에도 아직 정산이 안 된 금액이다. 잠재적 부실 리스크가 더 큰 항목으로 볼 수 있다. 공사 진행 과정에서 공사비가 늘었거나 발주처의 지급 능력이 떨어져서 정산이 안 된 경우라면 손실로 이어질 가능성이 더 크다.

미수금이 발생한 공종 중 건축 부문만 떼놓고 보면 심각성은 더 커진다. 3분기 말 건축 부문 미수금은 약 1030억원으로 지난해 말 230억원 대비 4.5배 가량 늘었다. 최근 5년간 추이를 보더라도 건축 부문 미수금이 1000억원을 넘어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미수금이 대규모로 발생한 현장은 5곳 정도다. 군산시 나운주공2단지 재건축 현장에서 발생한 310억원이 가장 큰 규모의 미수금이다. 광주 우산구역 재개발 현장에서도 250억원 가량의 미수금이 인식됐다. 그밖에 △포천 구읍리 공동주택 신축공사 △인천 용마루 1블록 주거환경 개선사업 △행정중심복합도시 5-3생활권 H2BL주상복합 신축공사 현장에서 각각 100억원 초반대의 미수금이 잡혔다.

미수금 규모가 가장 큰 나운주공2단지와 우산구역 재개발 현장에선 기존 잡혀있던 미청구공사액이 미수금 항목으로 옮겨갔다. 지난해 말 기준으론 나운주공2단지에서 100억원대의 미청구공사액이 있었는데 올해 3분기말 기준으로는 미청구금액이 없어지고 300억원대의 미수금이 생겼다. 우산구역도 비슷한 양상을 띈다.

나운주공2단지 재건축과 우산구역 재개발 현장은 공사가 사실상 마무리 됐음에도 아직 정산이 이뤄지지 않은 현장이다. 두 곳 모두 준공 시기가 올해 11월이었다. 3분기 말 기성 공사비를 보면 진행률이 모두 100%에 근접했다. 공시 상 계약 잔액은 각각 74억원, 147억원이 잡혀있지만 실제로는 이보다 큰 250억~300억원 가량의 공사비를 아직 정산받지 못했다.

그밖에 토목 부문에선 지난해 200억원 가까이 잡혀있던 미수금이 대부분 해소됐다. 다만 동북선 도시철도 건설현장에서 180억원 규모의 미청구공사가 새로 잡혔다. 플랜트 사업은 수주잔액이 사실상 0원이 되면서 미청구 및 미수금도 없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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