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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P 블라인드펀드 줌인

'청산완료' LB PE 2호 블라인드펀드, 대형 하우스 도약 ‘발판’

하이브·에코프로비엠 등 세컨더리 투자 성과, IRR 65% 달성

이영호 기자  2022-12-27 15:29:19

편집자주

블라인드 펀드는 사모펀드(PEF) 운용사의 역량을 확인할 수 있는 가늠자다. 프로젝트 펀드와 달리 투자자금을 미리 모집한 후 투자처를 물색해 자산으로 편입시킬 수 있다. 곳간에 돈을 쟁여 두고 필요할 때마다 집행할 수 있다는 점에서 투자 시점이나 전략 수립에 있어 더 유리하다. 블라인드 펀드 투자 결과가 좋아야 다음, 다다음 펀드도 만들 수 있다. 더벨은 운용사들의 보유하고 있는 블라인드 펀드의 현황과 전략을 살펴보고, 하우스 역량도 점검해 보고자 한다.
LB프라이빗에쿼티(PE)가 2호 블라인드펀드로 대형 하우스로 도약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올해 청산한 펀드로, LB PE에 기록적인 수익률을 가져다줬기 때문이다. LB PE는 2호 펀드에서 보여준 운용역량을 바탕으로 내년 블라인드펀드 조성에 나설 계획이다.

LB PE가 2호 펀드를 청산한 시점은 지난 9월이다. 펀드 크기가 1210억원 규모로 크지 않은 규모지만, 성과는 업계에서도 꾸준히 회자될 수준이다. 총 내부수익률(Gross IRR)은 65%로 우수한 국내 주요 유한책임사원(LP)의 위탁운용사(GP) 출자요건을 충족시켰다.

2호 펀드는 세컨더리 딜을 주요 투자 전략으로 설정했다. 포트폴리오 수익률도 전반적으로 우수했다. 이를 토대로 업계에 LB PE가 세컨더리 딜에 강하다는 인상을 심어줬다는 평가다. 또 LB PE가 처음 단독 GP로 운용한 펀드라는 점도 특징이다.

이 중에서도 압권은 하이브 투자다. 이 펀드의 첫 번째 투자처이기도 했다. LB PE는 2017년 9월 당시 이 펀드로 189억원을 하이브에 베팅했다. 기존 재무적 투자자(FI)가 들고있던 구주와 대주주 지분 일부를 매입했다.

당시는 BTS의 글로벌 흥행으로 기업가치가 크게 상승하기 시작한 시점이었다. 이를 본 FI들의 차익 실현이 본격화된 때였다. 앞선 FI들의 엑시트 타이밍에 LB PE가 뛰어든 셈이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고점 투자가 아니냐는 우려 섞인 시선도 있었다.

LB PE는 BTS의 흥행가도가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LB PE의 판단이 적중했다는 사실을 확인하기까지는 긴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1년도 안 된 시점에 하이브 기업가치는 2700억원에서 8500억원으로 폭등했다. BTS 열풍 속에 하이브 몸값이 3배 넘게 뛴 것이다. 이를 지켜본 LB PE는 투자 회수 시점을 빠르게 잡았다. 2019년 5월 넷마블에 지분을 매각했다.

LB PE의 하이브 엑시트 IRR은 무려 385%에 달했다. 8개월가량 짧은 시간에 곱절의 수익을 올린 덕분이었다. 1년도 채 안 되는 시점에 회수에 나섰고 투자금을 3배 가까이 불렸다. 이달 초 LB PE 새 사령탑에 오른 전필규 대표가 하이브 세컨더리 투자를 리드했던 키맨 중 한 명이었다.

에코프로비엠 투자 역시 LB PE엔 만족스러운 수익률을 안겨다 줬다. 2017년 12월 210억원을 투자했다. 앞선 하이브 투자와 마찬가지로 세컨더리 딜이었다. LB PE는 2년이 지난 2020년 4월, 에코프로비엠 엑시트를 단행하면서 약 520억원을 회수했다. 원금 2.5배를 회수하면서 IRR 51.7%를 기록했다.
또 다른 세컨더리 딜은 슈마커였다. LB PE는 2019년 1월 227억원을 투입했다. 슈마커는 신발 멀티편집숍 브랜드로 유명한 업체다. 올해 초 회수에 성공하며 약 50억원의 차익을 실현하는 데 성공했다.

LB PE가 2호 펀드로 세컨더리 딜만 추진했던 것은 아니다. 바이아웃 투자도 있었다. LB PE는 덕은인터라인정유의 경우 2018년 말 108억원을 투자해 경영권을 매입했고, 지난해 6월 회수 완료했다. IRR는 9.6%였다.

쏘카에 대한 소수지분 투자도 2호 펀드를 통해 이뤄졌다. 쏘카는 국내 선두 카셰어링 사업자로 꼽힌다. LB PE는 2020년 초 전환사채(CB) 200억원을 인수하는 방식으로 투자했고, 올해 3월 엑시트했다. 기업공개(IPO) 전 투자금 회수에 나서 약 13%의 IRR을 기록했다.

LB PE는 내년 블라인드펀드 조성에 나설 계획이다. 펀드 사이즈 목표치는 5000억원 규모다. 일전 펀드와는 비교가 어려운 수준으로 커졌다. LB PE는 현재까까지 총 3개의 블라인드펀드를 조성했다. 이 펀드들 모두 1000억원대에 그쳤다. LB PE는 내년부터 LP 마케팅에 돌입, 내후년 블라인드펀드 투자를 본격화한다는 복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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