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어펄마캐피탈의 투자부문은 그야말로 '풍년'이었다. 지난해 5000억원대 블라인드 펀드를 결성하며 두둑한 실탄을 확보한 덕분이었다. 절반가량 재원이 남은 만큼 내년에도 폭넓은 활동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내부 조직 체계는 더욱 탄탄해졌다. 크레딧 법인을 설립한 어펄마캐피탈은 세컨더리 거래와 컨디뉴에이션 펀드로 투자 영역을 확대하기 위한 준비를 마쳤다. 올 하반기엔 심민현 부대표가 프라이빗에쿼티(PE·Private Equity) 대표 (Head of Private Equity)로 승진하면서 시니어급의 무게감이 한층 더해졌다.
◇테라핀·캐롯·JTC 등 포트폴리오 추가, 바이아웃·지분투자 종횡무진어펄마캐피탈은 올해 투자 부문에서 빛을 발했다. 세아FS를 시작으로 JTC까지 바이아웃과 지분투자를 넘나들며 포트폴리오를 확대했다. 지난해 5000억원대 펀드레이징을 마무리 지은 영향이 컸다. 지난해 말 펀딩에 성공한 어펄마캐피탈은 올해 무엇보다 투자성과를 내는 데 집중했다.
스타트를 끊은 첫 투자처는 세아FS다. 올 2월 500억원 규모의 자금을 투입했다. 이어 한마음에너지를 인수로 투자 흐름을 이어갔다. 어펄마캐피탈은 더함파트너스와 함께 한마음에너지의 지분 100%를 인수했다. 400억원 규모의 바이아웃 딜로, 태양광 특화된 기술을 기반으로 해당 시장에서 선도적인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는 점이 투자 포인트로 꼽힌다.
디지털 콘텐츠 기업 테라핀스튜디오스(이하 테라핀) 투자도 상반기에 진행됐다. NPX PE과 함께 1120억원 투자를 단행했다. 테라핀은 투자금으로 웹툰 플랫폼인 ㈜투믹스를 인수하며 해당 시장에서 존재감을 한층 높였다. 어펄마캐피탈이 테라핀을 택한 데는 웹툰 시장의 빠른 성장성이 주효했다. 디지털화 추세에 따라 성장세가 가속화되면서 전세계 웹툰 시장이 2024년까지 9조4000원에 달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기 때문이다.
하반기 역시 투자흐름을 이어갔다. 어펄마캐피탈은 200억원을 투입해 코넥스 상장사인 나우코스의 지분 50.1%를 확보하며 최대주주로 등극했다. 3년 전 인수한 색조 화장품 ODM 기업인 화성코스메틱의 볼트온(Bolt-on) 차원이다.
캐롯손해보험의 신규 주주로도 이름을 올렸다. 올해 캐롯손해보험에 투자한 금액은 700억원이다. 어펄마캐피탈은 해외 아시아권 내 글로벌 네트워크와 투자 경험 등을 토대로 캐롯손해보험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며 밸류업에 힘쓸 계획이다.
JTC는 올해 마지막을 장식한 딜이다. 이달 JTC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30%의 지분을 취득했다. 투자액은 500억원이다. 일본 내 16개 점포를 보유한 1위 사후면세점 업체라는 점이 투자 포인트로 꼽힌다. 어펄마캐피탈은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동시에 콜옵션 계약도 체결해 추후 경영권을 확보하겠단 의지 또한 드러냈다.
발 빠른 투자행보로 신규 펀드인 5호 블라인드 펀드(Ascenta V)는 최종 결성 1년 만에 절반이 넘은 투자액을 소진했다. 5호 펀드는 스탠다드차타드(SC)그룹으로부터 분사(Spin-off)해 결성한 첫 펀드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지난해 펀드레이징에 이어 올해 투자까지 순탄하게 운용 중이다.
◇헤드급 조직 재정비…크레딧 법인 신설, NPS출신 인사 영입어펄마캐피탈은 올해 내부 정비에도 적극적이었다. 김태엽 대표가 총괄직을 유지하는 가운데 심민현 부대표를 PE 대표로 승진시키며 조직체계를 한층 강화했다.
심 대표는 2009년 말 SC PE에 합류한 후 13년간 몸담은 인사다. 전무에서 부대표로 승진한지 1년 만에 매니저디렉터(MD·Managing Director) 레벨에 이름을 올린 데 이어 대표라는 타이틀까지 얻었다. 어퍼마캐피탈은 김태엽 대표의 총괄 아래 심 대표의 책임 권한을 넓혀 커버리지를 강화하는 데 힘을 쏟을 예정이다.
올해 또 다른 변화는 크레딧 법인을 신설한 점이다. 어펄마캐피탈은 올 5월 크레딧 법인인 어펄마캐피탈크레딧솔루션즈코리아(이하 어펄마크레딧)를 새롭게 꾸렸다. 신설된 크레딧 법인에는 기존 경영진이 주주로 참여했다. 크레딧 영역에도 어펄마캐피탈의 강점을 이어나간다는 전략이 묻어나는 대목이다.
크레딧 법인은 국민연금 출신인 김성목 대표(전무)가 도맡았다. IB출신인 김 대표는 어펄마CS에 합류하기 전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에서 근무한 인사다. 현대증권으로 투자업계에 첫 발을 내딛은 그는 2015년부터 기금운용본부 대체리스크관리팀에 소속돼 사모·인프라 대체투자 심사와 함께 포트폴리오를 관리해왔다.
어펄마크레딧은 단순히 메자닌 등에 한정 짓지 않고 바이아웃 이외의 다른 전략을 구사해나갈 계획이다. 내년 펀드레이징을 시작으로 세컨더리 거래 등 기존 어펄마캐피탈의 강점을 살려 크레딧 영역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내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