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을 중심으로 호황기를 구가했던 금융지주사들이 거대한 변화에 직면했다. 최근 몇 년 풍부한 유동성을 기반으로 대출자산을 늘리며 초고속 성장해왔지만 글로벌 긴축 모드에 변동성이 확대되는 뉴노멀 시대가 도래했다. 글로벌 불확실성 증대와 인플레이션,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과 달러 강세 등에 따른 리스크는 과거보다 크고 다양해졌다. 더벨은 매크로 환경 변화에 대응해 각 금융지주사들이 어떤 대응 전략을 가지고 있는지 점검해본다.
전세계를 강타한 인플레이션과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 러-우 전쟁, 글로벌 경기 침체 등 여러 변수가 금융지주사 및 은행의 경영전략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러한 매크로 변수에 대응하는 신한금융그룹의 전략은 무엇일까.
신한금융의 재무와 경영전략을 이끌고 있는 두 명의 핵심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매크로 변수의 변동성에 대해 걱정하면서도 여전히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신한지주 CFO를 맡고 있는 이태경 부사장은 그룹 재무부문장으로 재무와 회계를 총괄한다. 그룹 전반에 걸쳐 조달과 운용 계획을 세우고 자본비율 등을 직접 관리한다. 그만큼 최근 매크로 변수로 인해 급변하고 있는 조달환경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 밖에 없다.
신한은행 최고 재무책임자인 정상혁 부행장은 신한은행 경영기획그룹장으로 재무와 회계 뿐 아니라 경영계획 전반을 총괄한다. 경영혁신실과 ESG전략실 등도 함께 이끈다. 그만큼 정 부행장은 조달과 재무관리 외에도 경영계획 전반에 걸쳐 고려해야할 요소가 많아졌다.
최근 일련의 매크로 환경 변화에 대한 두 CFO의 진단과 해법은 비슷했다. 특히 신한은행과 신한지주의 핵심 사업인 대출영업과 관련한 전망에선 긍정적인 모습이 엿보인다. 여러 변수에도 불구하고 대출자산은 꾸준히 증가할 것이란 예상이다.
◇매크로 변수 크지만…사업성·수익성 전망 아직은 괜찮다
이태경 부사장은 “수익 창출력 관점에서 대출 증가세는 둔화될 수 있으나 소폭의 증가는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며 “마진 측면 상승세가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이자이익 증가세는 유지될 것으로 보이고, 이 기간 비이자이익의 기반 확보 노력을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정상혁 부행장은 “2022년 들어 가계대출 수요위축으로 가계대출은 감소세 보이고 있지만 기업대출은 우량기업 위주로 견조하게 성장을 하고 있다”며 “내년에도 이런 트렌드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수익기반이 급격하게 위축되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전망했다.
신한금융과 신한은행이 수익성 개선을 추진할 수 있는 배경엔 순이자마진(NIM) 상승이 있다. 예수금 등 조달금리 상승은 이자비용 지출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하지만 동시에 대출금리도 상승함에 따라 NIM은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
정 부행장은 “대출의 금리주기는 주로 3~12개월 사이이며 예금의 주종은 1년 단위의 정기예금”이라며 “금리상승기에 NIM은 초반 상승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일반적인만큼 최근 NIM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 부사장은 “금리인상 기조로 조달 구조에 연동되는 대출금리는 일정 부분 증가세가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금년 말까지 NIM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인다”고 부연했다.
다만 NIM 상승세는 일정수준 이상 지속될 가능성은 적다. 정 부행장은 “최근 조달비용 상승 영향으로 향후 NIM 상승폭이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적정한 수익성 유지를 위해 조달비용을 관리(유동성예금 수성 등)해 NIM을 관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부사장은 “금리 인상 누적에 따른 조달금리 상승으로 NIM 상승폭은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에 대비하여 안정적인 유동성 조달 기반 확대를 추진 중이며, 리테일 예수금 중심 조달 지속 추진 중이며, 최근 서울/인천시·구금고 유치 등을 통한 기관고객 자금 유치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강달러 현상에 대한 대비도 철저히 진행 중이다. 달러 강세에 따른 환율 리스크가 부각되는 가운데 외화표시자산과 부채 및 파생금융상품 등에 영향이 미치고 있다. 또 신한금융의 강점인 해외사업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다만 시스템적으로 리스크를 헷지하는 모습이다.
이 부사장은 “해외진출시 해외지점의 경우 갑기금(Capital A), 해외법인은 자본금을 외화로 송금하게 되는데 이에 대한 순투자헷지를 포함한 헷지 거래를 통해 환리스크를 제거하고 있다”며 “따라서 환율변동에 따른 손익영향은 영향을 주지 않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 부사장은 “현지법인의 이익잉여금은 원화 환산시 환율 변동으로 인해 그룹전체 외화환산손익 중 자본쪽에 영향을 주고 있다”며 “당사의 글로벌 전략은 기본적으로 현지 조달을 통한 현지 운용이기 때문에 환율에 대한 민감도가 그룹전체에 영향을 주는 수준은 아니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승부처는 리스크관리…취약차주 관리 만전
눈앞의 위기에 대응하는 두 CFO의 자신감은 확고했다. 그러나 두 CFO는 건전성 관리 등 리스크 요인에 대해선 우려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우량 차주를 선별하고 발생 가능한 리스크에 잘 대응하는 것이 매크로 변화를 헤쳐갈 핵심 전략이란 설명이다. 정 부행장은 “경기하락에 따른 건전성 리스크 요인은 존재하지만 당행은 각종 리스크 및 위기상황을 조기에 인식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종합위기관리체계를 구축해 상시 운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부사장은 “건전성과 리스크 관점에서 시장 불확실성에 대응하고 취약차주(Segment)에 대한 관리 등을 통한 보수적 건전성 관리 기조를 유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결국 리스크 관리가 매크로 변수에 맞서 금융지주사의 경영전략을 지속 발전시킬 수 있는 승부처로 떠올랐다. 대출자산 부실은 곧바로 대규모 대손충당금 적립으로 이어지고 이는 다시 순이익 등 감소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이 부사장은 “불확실한 경제 상황을 감안해 보수적인 성장 및 건전성 관리 기조를 견지하고 시장 규제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하고자 한다”며 “무리한 외형 확대보다 보수적 관점에서 접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잠재부실 유입의 사전 방지 및 상환유예 기업의 연착률 방안 이행·지원을 강화하고, 우량 기업 중심 유동성 공급을 통해 수익성과 성장을 병행할 계획”이라며 “동시에 동행프로젝트 등 청년과 소상공인, 중·저신용자 등 취약 계층에 대한 지원을 통해 민간부문의 금융 안정을 위한 노력 또한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 부행장은 “리스크관리 및 수익성 향상을 동시에 추구하기 어려운 것은 사실이지만 당행이 경영목표로 하는 것은 촘촘한 리스크관리 및 수익성의 향상”이라며 “대출자산의 총량관리와 같은 리스크관리도 있지만 자산건전성을 높이는 등 수익성에 도움이 되는 리스크관리도 있다”고 말했다.
정 부행장은 “은행의 자산건전성과 유동성, 자본적정성 등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성장과 수익성 향상을 추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리스크 변수는 코로나19 관련 누적된 리스크다. 정부는 코로나19 기간 취약차주에 대한 대출 원금과 이자를 유예하는 정책을 펼쳤다. 이에 따라 국내 은행들은 몇 년간 이자를 받지 않고 원금 상환도 유예해주고 있다. 일종의 시한폭탄이다.
이 부사장은 “전체 대출 잔액 대비 상환유예 중인 대출의 원금잔액, 양호한 담보비율, 기적립된 충당금 등 감안 시 추가적인 재무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판단된다”며 “금융당국의 정책 방향에 부응해 최대한 지원할 예정”이라고 발혔다.
정 부행장은 “2022년 9월말 코로나 만기연장 및 상환유예 정책은 소상공인에 대한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추가로 기한부 연장됐다”며 “정부정책에 따라 2022년 9월말 기준 상환유예 중인 계좌의 경우 2023년 9월까지 1년간 추가유예 지원하고 있으며, 추가적으로 상환유예를 신청하는 차주의 경우 당행 자체 채무조정프로그램을 통해 연착륙을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당행 전체 대출잔액 대비 상환유예 중인 대출의 원금잔액, 양호한 담보비율, 기적립된 충당금 등 감안 시 추가적인 재무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판단된다”며 “당행은 금융당국의 정책 방향에 부응해 금리상승 및 경기위축 등 영향으로 연체 중인 차주와 연체 우려 차주, 일시적 유동성 부족 차주 등에 체계적이고 빈틈 없는 채무조정을 통해 정상화 할 수 있도록 최대한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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