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차를 맞은 구본준 회장(
사진)의 LX그룹은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그룹의 미래를 책임질 사업을 키워 색깔을 뚜렷이 해야 하는 시점이라 실질적인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지주사 LX홀딩스의 역할이 중요하다.
LX홀딩스를 움직이는 이사회에 주목된다. LX홀딩스 이사회는 LG그룹과 같은 형태를 따랐다. 세세한 구성에 있어서는 구 회장과 비슷하게 시카고대에서 학위를 받았거나 70대인 인물들이 이사회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다는 점이 눈에 띈다.
◇'모태' LG와 동일한 이사회 구성 원칙
LX홀딩스 이사회는 사내이사 3인, 사외이사 4인으로 총 7인 구성이다. 사내이사로는 대표이사인 구 회장과 노진서 부사장, 최고재무책임자(CFO)인 박장수 전무가 있다. 총수와 전문경영인, CFO로 구성된 조합이다.
LX그룹 계열사들도 LX홀딩스와 비슷한 구성을 하고 있다. LX세미콘·LX인터내셔널·LX하우시스 등 주요 계열사들의 사내이사는 CEO와 CFO로 2명으로 나타났다.
LX그룹의 이사회 구성 방식은 LG그룹과 동일하다. LG그룹은 최고경영자와 더불어 CFO를 반드시 사내이사로 이사회에 참여하도록 하고 있다. 기업 규모가 아무리 크더라도 CEO, CFO 외에 다른 임원은 사내이사로 두지 않는 점이 특징이다.
㈜LG 사내이사는 대표이사인 총수와 CEO, CFO 3명이고 LG전자·LG화학·LG유플러스 등 주요 계열사에는 CEO와 CFO 2명의 사내이사가 있다.
CEO와 CFO로만 이사회를 구성하는 것은 LG그룹에서 두드러지는 일종의 법칙이다. 다른 기업보다 CFO의 입지, 권한이 넓은 특성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LG그룹에서 CFO는 단순한 금고지기가 아닌 CEO의 경영 파트너 역할을 수행한다고 평가받는다.
구 회장이 오랜 기간 LG그룹에 몸담으며 이같은 분위기를 체화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구 회장도 LG상사, LG전자 등 계열사의 대표이사로 이사회에 참여했던 당시 다른 사내이사로 CFO를 뒀었다. 당시의 경험을 토대로 LX그룹 이사회 구성에도 비슷한 원칙을 적용한 것으로 보인다.
◇시카고대 MBA 출신이 절반, 사외이사 전원 70대
전체적인 이사회 구성원을 살펴보면 구 회장과의 인연이 깊은 인물들이 보인다. 사내이사인 노 부사장과 박 전무가 과거 LG그룹에서 구 회장과 호흡을 맞춘 적이 있던 인물들이라는 사실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사외이사 구성에도 구 회장의 영향력이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이사회 추천을 받아 사외이사로 선임된 인물은 총 4명이다. LX홀딩스가 출범한 지난해부터 자리를 지킨 사외이사들은 아직까지 변동없이 임기를 채우고 있다. 이중 미국 시카고대에서 최종학위를 받은 인물이 절반이라는 점이 눈에 띈다.
시카고대는 구 회장이 경영학 석사학위(MBA)를 딴 곳이다. 서울대학교 경제학부 명예교수인 이지순 사외이사와 법무법인 케이씨엘 상임고문인 강대형 사외이사가 시카고대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6명의 사외이사 중 50%가 시카고대에서 최종 학위를 받은 인물인 셈이다. 이지순 사외이사는 이사회에서 재무 및 회계 전문가로서, 강대형 사외이사는 경쟁법 전문가로서 적임자로 판단돼 선임됐다는 설명이다.
이사회를 관통하는 또 하나의 키워드는 '70대'다. 노 부사장과 박 전무는 각각 1968년생, 1971년생이지만 구 회장을 비롯한 사외이사들은 1950년 전후에 태어난 인물로 나이대가 비슷하다. 구 회장이 1951년생, 김경석·정순원·강대형 사외이사는 1952년생, 이지순 사외이사는 1949년생이다. 70대에 접어든 사외이사가 전체 이사회 구성의 71%인 셈이다.
LX홀딩스 이사회 구성이 바람직한 형태는 아니다. 통상적으로 이사회를 평가할 때 출신, 나이, 성별, 국적, 배경 등에서 다양성을 갖추는 것이 이상적이라고 여겨진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은 모범규준을 통해 "이사회 내 다양성 확보를 통해 다양한 관점을 공유할 수 있고 효과적인 토론을 거친 객관적인 의사결정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