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고액 보수(5억원 이상) 명단에서 종종 회자되는 이들은 사업 최전선에 있는 영업부장들이다. 다른 대기업이 판매하는 반도체와 가전, 스마트폰 등과 달리 자동차는 제품 하나당 가격이 크기 때문에 영업직원의 역할이 상대적으로 더 중요할 수밖에 없다. 이는 다른 업종에서보다 현대차 영업직원들이 많은 보수를 받는 배경이다.
올해 상반기에도 영업직원1명이 현대차 고액 보수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회사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양병일 영업부장은 총 7억7600만원을 수령했다. 판매수당을 포함한 급여로 7억3100만원, 상여로 1600만원, 복리후생비 등으로 2900만원을 받았다. 회사 측은 "해당 인원은 차량 판매 대수 최상위 수준"이라고 전했다.
퇴직금을 수령한 전직 임원들을 제외하면 양 부장보다 많은 보수를 받은 이는 현대차에서 정의선 회장 한 명뿐이다. 정 회장은 총 20억원의 보수를 받았다. 모두 급여였고 상여와 복리후생비 등은 없었다. CEO인 장재훈 사장은 총 5억6800만원을 보수로 받았다. 양 부장보다 2억원 가량 적었다.
현 CFO인 서강현 부사장은 올해 상반기에 현대차 고액 보수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그가 5억원 이하의 보수를 받은 것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단 주목되는 변화는 지난해에 서 부사장이 현대차 역대 CFO로서는 처음으로 '연간' 고액 보수 명단에 이름을 올리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전임자들인 김상현 현 현대차 부사장, 최병철 현 현대차증권 사장, 이원희 전 현대차 사장 등이 CFO로 재직하며 연간 보수로 총 5억원 이상을 받은 적은 한 차례도 없었다. 현대차 CFO 가운데 가장 높이 올라간 인물로 평가받는 이원희 전 사장도 CFO가 아닌 대표이사일 때 5억원 넘는 고액 보수를 받았다.
이들과 달리 서 부사장은 지난해 총 5억원이 넘는 보수를 수령했다. 연차와 호봉 등에 맞춰 지급되는 급여로 3억8600만원을 받았고 성과인센티브로 1억7500만원을 받았다. 복리후생비로는 400만원을 받았다. 특히 정 회장과 동일한 성과 인센티브 비율을 받으면서 주주들과 경영진으로부터 성과를 인정받았다.
현대차는 매년 회사 매출액과 영업이익 등에 근거한 계량지표, 그리고 경영진으로서의 성과와 기여도 등에 근거한 비계량지표 등을 종합해 성과 인센티브 비율을 책정한다. 최소 0%에서 최대 100%다. 이 비율에 총급여를 곱한 금액에 해당하는 성과 인센티브를 12월에 임원들에게 지급한다. 이 비율이 서 부사장과 정 회장이 35%로 같았다. 다른 임원들은 이보다 낮은 30%였다.
올해 상반기 현대차는 계속된 반도체 수급 대란에도 영업이익과 수익성에서 모두 향상된 모습을 보였다. 기아와 함께 글로벌 완성차 판매량 톱3 대열에도 합류했다. 증권업계는 올해 현대차 연간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15% 이상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주당순이익(EPS)도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서 부사장이 연간 보수로 5억원 이상을 수령할 것으로 전망하게 만든다. 서 부사장은 지난달 열린 2분기 실적 설명회에서 "상반기 호실적을 바탕으로 원자재 가격 상승 및 글로벌 공급 부족에 다양한 대응을 해 실적 개선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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