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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TSR 악화에도 '변함없던' 주주 친화책

⑤총주주수익률 3년 연속 '두 자릿수' 반전...미래성장 전략 덕분

김서영 기자  2022-04-27 17:17:09

편집자주

바야흐로 '주주 전성시대'가 열렸다. 지금까지 투자 규모가 작은 소액주주를 소위 '개미'로 불렀지만 지금은 상황이 180도 달라졌다. 이들은 기업 경영에 크고 작은 영향력을 행사하기 시작했다. 기업들은 기업공개(IR), 배당 강화, 자사주 활용 등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한 정책에 힘주고 있다. 더벨이 기업의 주주 친화력(friendship)을 분석해봤다.
기아의 시가총액은 마치 롤러코스터와 같았다. 시총은 2018년까지 수년간 우하향 그래프를 그리면서 13조원대로 떨어졌다. 덩달아 총주주수익률(TSR)이 마이너스(-)로 돌아서는 등 상황이 좋지 않았다. 그러나 배당 규모를 일정하게 유지, 시총 하락에도 주주 친화책을 펼치는 저력을 보여줬다.

지난해 말 33조원까지 시총이 급등하자 1조원대 배당을 결정했다. 앞서 기아를 비롯한 현대자동차그룹이 발표한 전동화 전략 등 미래 성장 가능성에 거는 시장의 기대가 커졌다는 평가다. 덩달아 TSR도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15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기아의 TSR은 38%를 기록했다. 이는 44%로 나타났던 2020년 TSR 다음으로 높은 수치다. TSR이란 Total Shareholder's Return의 약자로 주주들이 일정 기간 특정 기업 주식을 보유해 얻게 된 수익률을 의미한다. 주가 등락과 배당정책 등이 포괄적으로 반영됐다.
(출처: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기아의 TSR은 2018년 플러스(+)로 전환한 이후 3년간 두 자릿수 수준을 유지해왔다. 그러나 늘 좋은 성적을 냈던 것은 아니다. 2014년부터 주주 친화 정책을 강화해왔으나 이후 4년 동안 TSR은 줄곧 마이너스에 머물렀기 때문이다. 2014년 -2%였던 TSR은 2016년 -23%까지 떨어졌다.

눈에 띄는 점은 이 기간에 배당총액을 일정 수준으로 유지했다는 것이다. 배당총액은 2014년부터 2016년까지 4040억~4410억원으로 결정, 4000억원대 수준을 보였다. 다만 2017년과 2018년에는 3000억원대로 배당 규모를 축소했다. 배당 규모가 다소 줄었으나 배당을 중단하진 않았다.

이는 시총이 급감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기아의 시총은 2014년 초 22조7081억원에서 불과 4년 만인 2017년 말 13조3109억원으로 41.4% 감소했다. 만약 이 기간에 기아 주식을 보유했던 주주는 시총을 기준으로 40% 이상의 손해를 봤을 것으로 풀이된다.

시총이 하락했던 배경에는 역시나 실적이 있었다. 2014년에는 첫 300만대 판매 돌파라는 대기록을 세웠으나 환율 영향으로 오히려 수익성이 악화됐다. 2017년에는 핵심 판매 지역인 미국 내 경기둔화 여파로 수요 부진을 겪었다. 이에 따라 재고가 점차 쌓여 갔고, 글로벌 완성차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판매관리비가 증가해 마진율이 떨어졌다.

기아는 2014년과 2015년에 걸쳐 내려간 주가를 부양하기 위해 대규모 자사주를 매입했다. 2014년 말까지 92만7006주, 2015년 2월까지 312만9027주를 취득해 총 405만3033주의 자사주를 매입하기로 결정했다. 바람과는 달리 우하향하는 시총을 끌어올리기엔 역부족이었다.

저점을 찍은 시총은 2018년부터 '반전'을 일궈냈다. 기업가치가 오르자 배당정책도 3000억원대에서 4000억원대로 다시 돌아갔다. 이때를 기회로 삼아 기아는 주가 부양의 고삐를 쥐기 위해 중장기 배당정책도 발표했다. 배당성향을 25~30% 수준으로 가져가겠다는 목표 설정이 골자였다.

기아는 코로나19 팬데믹 와중에 시총을 더 끌어올렸다. 2020년 초 글로벌 시장에 불안감이 커지고, 반도체 등 공급망 대란이 우려돼 같은 해 3월27일 장중 주가가 2만1500원까지 떨어지며 사상 최저점으로 떨어졌다. 그러나 그해 말 시총은 24조9780억원까지 증가해 2014년 시총(22조7081억원)을 뛰어넘었다.

기아의 기업가치가 높아진 배경으로 미래 성장 전략 덕분이라고 자동차업계는 보고 있다. 기아는 'CEO 인베스터 데이'를 개최해 '플랜 S(Plan S)'를 공개하며 2대 핵심 사업 전략 △선제적 EV 전환 △EV/AV 기반 모빌리티 서비스 등을 발표했다. 기아뿐만 아니라 현대차 등 그룹 차원의 전동화 전략이 뒷받침되며 시너지 효과가 컸다는 분석이다.

기업가치 상승은 다시 배당 강화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었다. 지난해 들어 기아 시총은 가파르게 상승해 1년 새 33.5% 증가한 33조3976억원을 기록했다. 기아는 지난해 말 배당총액으로 1조2029억원을 배정했다. 배당성향은 25.27%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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