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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O Change

'호텔 대규모 투자' 파라다이스, 장기공석 CFO 채웠다

SK·호반 거친 재무통, CB 풋옵션 변수 속 자금계획 구상 총대

변세영 기자  2025-01-09 14:19:22
파라다이스가 1년 이상 공석으로 남아있던 최고재무책임자(CFO) 자리를 채웠다. 회사의 숙원사업인 장충동 호텔 착공을 앞두고 자금 플랜을 전문적으로 관리할 인물이 필요해진 만큼 인력 충원에 나선 것으로 관측된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파라다이스는 지난해 말 신임 CFO인 이찬열 전무를 영입했다. 이 전무는 성균관대학교를 졸업하고 미국 일리노이 대학교에서 국제금융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1989년 SK㈜에 입사해 재무 및 전략 본부장을 역임했으며, 이후 호반그룹에서 경영총괄을 맡는 등 36년간 재무·전략 분야에서 풍부한 경험을 쌓았다.

파라다이스는 CFO 자리가 장기간 공석 상태였다. 이전 CFO가 2023년 4월 일신상의 이유로 회사를 떠나면서 최종환 파라다이스 대표가 총괄적으로 재무 업무까지 겸직하는 형태였다. 1973년생인 최 대표는 SK㈜ 재무팀을 거쳐 2008년 파라다이스에 입사한 후 재무전략팀장 등 요직을 거쳤다. CFO 공석 속에서 2023년 ㈜파라다이스의 차입금을 7250억원에서 5000억원으로 2000억원 이상 축소하며 성공적인 리파이낸싱을 주도했다.

다만 최 대표가 CEO와 CFO를 겸직하다 보니 업무가 과중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최 대표는 현재 ㈜파라다이스를 비롯해 파라다이스 기업집단 지주회사인 파라다이스글로벌, 파라다이스호텔 부산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무엇보다 ‘장충동 호텔’이라는 대규모 프로젝트를 앞둔 만큼 자금을 전문적으로 관리하고 사업을 서포트할 인물이 필요했던 것으로 관측된다. 파라다이스 최종환 대표는 지난해 진행된 IR 미디어 행사에서 장충동 럭셔리 호텔 개발사업에 약 5500억원을 투입한다고 공식적으로 언급했다. 파라다이스 본사가 있던 서울 중심부에 지하 5층~지상 18층, 객실 약 200개의 하이엔드 호텔을 짓는 작업이다. 호텔은 올해 1분기 내로 착공에 들어가 2028년 그랜드 오픈을 목표로 한다. 올해부터 공사기간을 3~4년으로 잡으면 매년 1500억원 안팎의 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된다.

이러한 배경 속 이 전무는 전환사채(CB) 등 변수를 고려해 신규호텔 자금 조달 플랜을 효율적으로 짜는 미션을 부여받았다. 파라다이스는 지난해 말 670억원 규모 전환사채(CB)를 상환하기로 결정했다. 해당 CB는 과거 코로나 시기 선제적 대비 차원에서 발행했던 건이다. 이후 투자자들이 CB를 주식으로 전환하지 않기로 하면서 파라다이스가 돈을 내줘야 할 의무가 생긴 것이다.

현재 미상환 물량은 1100억원 수준인데 해당 CB도 조기상환청구권(풋옵션)이 행사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3분기 말 별도 기준 파라다이스가 보유한 현금성 자산은 2385억원에 그치는 만큼 어떤 방식으로 차입 전략을 구상할지 고심이 클 것으로 보인다.

파라다이스 관계자는 “최고재무책임자(CFO)로 합류한 이 전무는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기반으로 수익성 개선과 재무 건전성 강화에 힘쓸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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