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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이사회 평가

대교, 사외이사 평가 재선임 반영 '눈길'

활발한 운영 참여도 지표 우수, 교육사업 부진 속 경영성과 '아쉬움'

이우찬 기자  2024-12-13 09:04:48

편집자주

기업 지배구조의 핵심인 이사회. 회사의 주인인 주주들의 대행자 역할을 맡은 등기이사들의 모임이자 기업의 주요 의사를 결정하는 합의기구다. 이곳은 경영실적 향상과 기업 및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준법과 윤리를 준수하는 의무를 가졌다. 따라서 그들이 제대로 된 구성을 갖췄는지, 이사를 투명하게 뽑는지, 운영은 제대로 하는지 등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이사회 활동을 제3자 등에게 평가 받고 공개하며 투명성을 제고하는 기업문화가 아직 정착되지 않았다. 이에 THE CFO는 대형 법무법인과 지배구조 전문가들의 고견을 받아 독자적인 평가 툴을 만들고 국내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평가를 시행해 봤다.
대교는 '평가개선 프로세스'와 '참여도' 지표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다만 전반적인 실적 저하 속에 '경영성과' 측면에서 아쉬웠다. 오너일가 3명이 이사회에 배치된 가운데 '구성' 측면에서도 낮은 점수를 받았다.

대교는 1986년 12월 설립된 교육기업이다. 방문 학습지 '눈높이'를 앞세워 40년 가까이 업력을 쌓아왔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대면 교육사업이 위축됐으나 점차 위기를 헤쳐나가고 있다.

◇평가개선 프로세스·참여도 우수

THE CFO는 평가 툴을 제작해 '2024 이사회 평가'를 진행했다. 지난 5월 발표된 기업지배구조보고서와 2023년 사업보고서, 2024년 반기보고서 등이 기준이다. △구성 △참여도 △견제기능 △정보접근성 △평가개선 프로세스 △경영성과 등 6개 공통지표로 이사회 구성과 활동을 평가한 결과 대교는 255점 만점에 119점을 받았다.

특히 '평가개선 프로세스'와 '참여도' 지표가 우수한 편이었다. '평가개선 프로세스'는 35점 만점에 22점이다. 평점으로 환산하면 5점 만점에 3.1점이다. '참여도'는 총 40점 만점에 29점으로 평점은 3.6점으로 집계됐다.


'평가개선 프로세스' 지표에서 사외이사 평가에 관한 구체적인 기준을 확보한 점이 눈에 띈다. 개별 평가를 진행하고 있으며 평가 결과는 재선임에 반영된다.

대교는 지난 2020년 사외이사 평가제도를 도입해 시행하고 있다. 사외이사 평가는 이사회 지원 조직인 경영관리팀에서 시행한다. 직전 사업연도 사외이사 활동에 대해 다음 해 정기주주총회 개최 전 평가를 매듭짓고 평가결과를 이사회에 보고한다.

평가는 정성·정량평가로 구분된다. 정성평가는 성실성, 공정성, 경영의식, 윤리의식, 주주지향성, 대외능력정보관리, 주인의식, 리더십을 판단하는 문항으로 구성돼 있다. 자기평가와 사외이사 상호평가 모두 실시된다. 정량평가는 이사회 참여율을 반영한다.

다만 외부평가는 진행하지 않는다. 대교는 "사외이사 활동에 대해 공정하고 명확하게 평가할 수 있는 공신력을 갖춘 외부기관이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외이사의 평가 결과는 재선임을 위해 사외이사후보를 추천할 때 이사회에서 종합적으로 검토 반영된다.

이사회가 활발하게 운영되면서 '참여도' 지표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았다. 지난해 이사회는 12차례 개최됐고 이사 참석률은 평균 95%를 상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외이사를 상대로 자회사 사업 등을 비롯해 4차례 교육을 진행하며 이사회 전문성 강화를 도모한 점도 눈길을 끈다.

감사위원회를 구성한 부분도 있다. 대교는 별도 재무제표 기준 자산 2조원 미만 상장사로 감사위원회 설치 의무는 없지만 선제적으로 꾸렸다. 전원 사외이사(3명)로 구성됐고 5명으로 이뤄진 감사팀은 위원회를 후방 지원한다.

◇'경영성과' 부진, 오너일가 3인방 배치 '구성' 아쉬움

'평가개선 프로세스'와 '참여도'를 제외하면 지표 전반은 아쉬움을 남겼다. 평점 기준 '정보접근성', '견제기능'은 2점대였고 '구성', '경영성과'는 1점대로 집계됐다.

'경영성과'는 실적과 재무건전성 등을 평가하는 지표다. 실적은 매출성장률, 영업이익성장률, 자기자본이익률(ROE), 총자산이익률(ROA)이 항목이다. 재무건전성을 평가하기 위해 부채비율, 순차입금/상각전영업이익(EBITDA), 이자보상배율 등을 점검했다. 투자 관련 지표는 주가순자산비율(PBR), 총주주수익률(TSR), 주가수익률, 배당수익률이 있다. 비교 대상은 KRX300 종목 중 비금융기업 평균치를 기준으로 삼았다. 각 지표 상·하위 10% 기업은 제외했다.

총 11개 항목 중 영업이익성장률을 제외한 전 항목이 저조했다. 대교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6597억원, 영업손실 278억원을 기록했다. 2022년대비 매출이 소폭 감소했으나 영업손실을 44% 줄였다.

대교는 팬데믹 당시 대면 교육사업이 거리두기 영향으로 위축되면서 최근 몇 년 어려움을 겪었다. 지난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영업적자를 기록하면서 재무구조도 나빠졌다. 다만 올해는 3분기까지 흑자를 기록하며 반등했고 2019년 이후 처음 연간 흑자에 청신호를 켰다.

'구성'의 경우 오너일가의 지배력이 큰 점이 낮은 평가의 요인으로 작용했다. 오너와 두 아들이 모두 이사회에 참여하고 있다. 최대주주인 강영중 회장이 이사회의장으로 경영권을 행사하고 있다. 장남 강호준 대표가 사내이사를 차남 강호철 경영리더는 기타비상무이사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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