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교그룹이 지난해 금융투자 포트폴리오에 헤지펀드를 또 하나 추가해 눈길을 끈다. 대교그룹은 지주사인 대교홀딩스뿐만 아니라 핵심 사업계열사인 ㈜대교 역시 금융상품에 적극적으로 투자하며 현금을 효율적으로 굴리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대교홀딩스는 헤지펀드인 이지스하이일드공모주일반사모투자신탁 1호 펀드에 10억원을 투자했다. 해당 펀드는 추가 납입과 환매가 불가능한 단위형, 폐쇄형 펀드로 알려진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장부가액은 10억400만원으로 납입금 대비 소폭 증가한 상태다.
대교홀딩스의 헤지펀드 투자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8년 ‘한국투자PrivateDebt전문투자형사모투자신탁’을 비롯해 △웰브릿지코스닥벤처투자 전문투자형 사모투자신탁1호(2018년) △키움유레카 전문투자형 사모투자신탁(2020년) △신한글로벌사모부동산신탁 20호(2022년) 등에 자금을 납입하며 펀드 투자를 확대해 왔다.
헤지펀드는 소수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집해 운영하는 일종의 사모펀드 펀드다. 펀드 특성에 따라 자금 추가납입과 환매가 가능(개방형)하거나 불가능(폐쇄형)하기도 하다. 헤지펀드 운용사는 실적에 따라 투자자에게 배당을 단행한다.
통상 기업들이 보유한 현금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예적금이나 채권형상품 등으로 금융상품을 굴리는 것과는 달리 대교그룹은 다소 공격적인 헤지펀드에 꾸준히 관심을 드러내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대교홀딩스는 자체적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비즈니스를 영위하지 않아 금융투자의 존재감이 클 수밖에 없다는 평가다. 지난해 3분기 말(누적) 기준 대교홀딩스 전체 매출액(220억원) 중 계열사 지분에 대한 평가손익인 지분법 이익이 153억원으로 69.5%에 달한다. 그다음 비중이 높은 게 금융투자 수익이다. 전체 18.6%를 차지하고 있다. 계열사 지분에 대한 의존도가 큰 만큼 자체적으로 수익구조를 만들고자 금융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상황으로 해석된다.
핵심 사업회사인 ㈜대교도 안정적인 현금창출력을 기반으로 헤지펀드 투자 행렬에 동참하고 있다. 2020년 ‘키움유레카 전문투자형 사모투자신탁’에 배팅한 이후 2021년 △한투한화디지털헬스케어 제1호 △NH투자증권 타이거대체전문사모 등에 투자했다.
물론 투자 성과가 항상 핑크빛만은 아니다. 일례로 대교홀딩스가 투자한 웰브릿지코스닥벤처펀드1호(최초 출자금액 50억원)는 라임자산운용의 펀드로 작년 9월말 기준 장부가액이 2000만원까지 쪼그라든 상태다.
이 같은 금융투자는 대교그룹 강영중 회장의 차남인 강호철 대교홀딩스 각자대표가 과거 최고재무책임자(CFO)로 활동하면서 역점을 뒀던 사업으로 알려져 있다. 학령인구 감소로 본업이 정체된 상황 속 신규 활로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그는 지주사와 사업회사를 아우르는 2019년부터 2021년까지 CFO 역할을 수행하다 2022년 3월 대교홀딩스 대표이사에 올랐다.
현재 대교그룹에서 공식적인 CFO 직책을 맡는 인물은 없다. 대교홀딩스는 전상호 재무전략실장이, 대교는 이영호 경영관리실장이 자금을 총괄적으로 관리한다. 투자 관련 업무를 전담하는 곳은 대교홀딩스 재무전략실 내 금융투자팀이다. 자금운용부터 시작해 국내외 금융시장 동향을 조사·분석하고, 펀드 상품 및 데이터를 분석해 성과를 도출한다. 해당 팀은 지난해에도 관련 경력자를 채용하는 등 조직을 강화한 것으로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