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증권이 올해 들어 투자 규모를 조절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공정가치측정금융자산 가운데 회사채와 특수채를 크게 줄였다. 투자활동에서 현금이 유입된 것은 2020년 이후 약 4년 만이다.
이와 함께 차입부채 규모도 조절하고 있다. 한국증권의 차입부채가 줄어든 것은 코로나19 확산 이후 처음있는 일이다.
한국증권이 투자 및 차입 규모를 조절하고 있는 것과 별개로 실적은 순항하고 있다. 3분기 누적기준 영업이익과 순이익에서 1조원을 돌파하고 국내 증권사 가운데 1위에 올랐다.
◇투자활동 현금흐름 및 차입부채 규모 감소 한국투자증권의 3분기 보고서 따르면 올해 들어 투자활동에서 현금이 유입되고 재무활동에서는 현금이 유출됐다. 올해 9월 말 기준 한국투자증권은 투자활동을 통해 2조7786억원의 현금을 확보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1조1254억원의 현금을 썼다.
투자활동 가운데 눈에 띄는 항목은 기타포괄손익이다. 올 9월 말 기준 기타포괄손익-공정가치측정금융자산의 취득에 쓴 돈은 5398억원이다. 전년동기 4조4809억원과 비교하면 88.0% 감소한 것이다.
올해 한국증권은 기타포괄손익-공정가치측정금융자산 가운데 채권 규모를 줄였다. 내역을 살펴보면 특수채와 회사채가 큰 폭으로 감소했다. 특수채는 2023년 말 2조559억원에서 올 9월 말 기준 7027억원으로 65.8% 감소했다. 회사채도 3분기 말 기준 9126억원으로 작년 말 2조2374억원에서 59.2% 줄었다.
재무활동에서는 2121억원의 현금이 감소했다. 1년 전 같은 기간 4조7095억원이 늘었던 것보다 4조9216억원 줄어든 수치다. 이같은 변화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항목은 차입부채다. 올 9월 말 한국증권의 차입부채는 지난해 말보다 4641억원 줄었다. 전년동기에는 4조3637억원이 늘었다.
코로나19 이후를 기준으로 했을 때 한국증권의 차입부채가 줄어든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한국증권의 차입부채 증감은 2020년 2조1817억원, 2021년 5조9989억원, 2022년 4조4694억원, 2023년 4조3637억원을 기록했다.
투자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에서 유입이 발생한 것은 4년만이다. 2020년(1300억원) 유입이 발생했다. 다만 올해와 같이 3조원에 가까운 규모는 아니었다.
◇실적순항, 3분기 영업이익 1위 이같이 한국증권이 투자와 차입부채를 조절하고 있다고 해서 실적이 부진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업계 선두를 달리고 있다. 한국증권은 3분기 및 1~3분기 기준 영업이익에서 국내 증권사 가운데 1위에 올랐다.
한국증권은 9월 말 연결기준 영업수익 15조2558억원, 영업이익 1조1587억원, 순이익 1조416억원을 기록했다. 1년 전 같은 기간과 비교해 영업수익은 11.1%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79.0%, 순이익은 67.1% 늘었다.
3분기 3개월 간의 실적은 영업수익 5조9859억원, 영업이익 3835억원, 순이익 3307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8.1%, 91.2%, 72.1% 각각 증가했다.
한국증권은 3분기 운용과 IB부문을 중심으로 실적을 개선했다. 별도기준 한국증권의 3분기 순영업수익은 6569억원이다. 부문별 순영업수익은 브로커리지 834억원, 브로커리지이자 899억원, 자산관리 404억원, IB 1551억원, 운용 2882억원이다. 브로커리지는 7.2%, IB는 25.5%, 운용은 484.6% 증가했지만 브로커리지이자는 19.4%, 자산관리는 11.2% 감소했다.
IB 부문에서는 관련 이자(410억원)가 89.8%, PF 및 M&A 관련 수익(555억원)이 95.4% 증가해 실적을 이끌었다. 3분기 한국증권은 주식자본시장(ECM)에서 시프트업, 넥스트바이오메디컬, 티디에스팜의 IPO와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의 유상증자의 주관을 맡아 더벨 리그테이블 3위를 기록했다. 3분기 부채자본시장(DCM)에서는 4조580억원의 주관실적을 쌓아 더벨 리그테이블 3위에 올랐다.
한국증권 관계자는 운용 부문의 실적과 관련해 "시장 변화에 맞춘 탄력적 대응을 통해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불확실성에 대비하기 위해 운용과정을 고도화하고 리스크 관리 기능을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