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업계의 주목을 받으며 HK이노엔과 동행을 결정한 보령은 1조클럽 입성을 목전에 두고 있다. 본격 성장 궤도에 올라탄 ‘케이캡(성분명 테고프라잔)’의 매출 확대에 따라 코프로모션 파트너인 보령의 외형을 키웠다.
다만 상품인 케이캡 매출이 커지면서 제품과 상품의 매출 비중이 역전했다. 상품 비중 확대는 수익성 하락으로 이어진다. 보령은 포트폴리오간 시너지 창출 등 수익성 제고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최근 유상증자를 통해 얻은 자금을 바탕으로 전개될 중장기 전략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연매출 1조까지 단 ‘2400억’…케이캡 영향 주효 보령은 연결기준 3분기 누적 매출액 760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21% 증가한 수치다. 장두현 보령 대표가 연초 발표한 연매출 1조원 달성까지 단 2400억원밖에 남지 않은 셈이다. 지난해 4분기 매출액이 2312억원인 것을 미뤄보면 무난한 1조클럽 입성이 예상된다.
외형 성장을 견인한 것은 단연 케이캡이다. 보령의 3분기 전문의약품(ETC) 질환군별 매출액을 살펴보면 가장 높은 성장세를 보인 질환군은 ‘스페셜티 케어’다. 스페셜티 케어를 구성하는 약품은 △맥스핌 △나제론 △메이액트 △스토카 △케이캡 등이다. 3분기 스페셜티 케어군 매출액은 80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3%나 증가했다.
보령은 의정갈등 지속으로 인한 상급종합병원의 의약품 수요 감소, 품절 및 공동판매 차질 등 영향으로 대부분 스페셜티 케어군 의약품의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대폭 줄었다고 밝혔다. 실제로 3세대 세팔로스포린 항균제 ‘메이액트’의 경우 원료 부족으로 인한 공급 차질로 이번 분기 매출액 11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53.9%나 줄어든 수치다.
반면 HK이노엔에 따르면 케이캡은 3분기 국내 매출액은 336억원을 기록했다. 전체 스페셜티 케어군 매출 중 41.5%에 해당하는 규모다.
◇제품-상품 매출 ‘역전’…영업이익률 전년 대비 1.18%p 감소 케이캡 덕분에 외형은 커졌지만 수익성은 소폭 줄었다. 상품은 제품 대비 마진율이 낮다. 상품매출이 늘어나면 수익성은 자연히 줄어들 수밖에 없다.
지난해 말 기준 제품과 상품의 매출 비중은 5대 4정도로 제품매출이 더 높았다. 코프로모션을 시작한 1월 이후 보령의 상품매출 비중은 급격히 커졌다. 1분기 만에 제품매출은 1198억원, 상품매출은 1136억원으로 비등한 수준이 됐다.
매출 비중이 역전된 것은 2분기부터다. 지난 2분기 제품매출은 1244억원, 상품매출은 1309억원이다. 3분기는 그 격차를 더 벌렸다. 3분기 제품매출은 1217억원, 상품매출은 1491억원이다.
상품매출이 제품매출을 넘어서면서 영업이익률이 줄었다. 이번 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559억원으로 누적 영업이익률은 7.35%다. 지난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률은 8.53%로 전년 대비 1.18%p 감소했다.
보령은 수익성 제고를 위해 단기적으로는 비용구조 합리화, 중장기적으로는 포트폴리오간 시너지 창출, 자체 생산 제품 확대 전략 등을 펼친다는 방침이다.
포트폴리오간 시너지 창출은 코프로모션 상품을 통해 영업 커버리지를 넓히고 향후 자사 제품을 침투시킨다는 계획이다. 지금 당장은 외형 확대에 집중하지만 추후 늘어난 영업망을 통해 마진율을 높인다는 복안이다.
LBA를 통해 확보한 제품을 자체 생산하면서 마진율을 높이는 전략도 실행한다. LBA는 특허 만료 후에도 높은 브랜드 로열티로 일정 수준 매출과 시장 점유율이 유지되는 오리지널 의약품 인수 전략을 의미한다.
자체 생산 전략은 최근 유상증자를 통해 확보한 자금 운용 방안과도 연관이 깊다. 보령은 최근 보령파트너스를 대상으로 진행한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1750억원 규모의 자금을 확보했다.
이 중 500억원은 제약사업 강화를 위한 공장 및 설비 증설에 투입한다. 보령 관계자는 “수익성 제고를 위해 LBA 품목 자체 생산 전환을 진행 중”이라며 “생산 시설이 확충된다면 더 원활히 전환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