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보령의 키워드는 우주로 점철됐다. 오너 3세가 직접 지휘하는데다 제약과는 거리가 먼 생소한 키워드로 이목이 집중됐다.
하지만 신사업 추진 동력의 기반에는 본업인 제약사업의 탄탄한 경쟁력이 있다. 우주와는 별개로 제약업에서 독보적인 성장력을 보여주겠다는 목표다. 이 자신감의 원천으로는 자체신약 '카나브'와 최근 판권을 확보한 '케이캡'이 있다. 항암제 역시 탄탄한 매출 기반이 되는 효자 품목 중 하나다.
◇ 연평균 매출 신장률 15%…매출 1조 달성 순항중 보령의 최근 5년간 연매출 신장률은 15%에 달한다. 2019년 창립 처음으로 연결기준 매출 5000억원을 돌파했다. 지난해에는 이보다 확대된 8596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영업이익 역시 5년새 391억원에서 683억원으로 2배 성장을 이뤘다.
다만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전년대비 축소한 403억원을 기록했다. 외환손실 등 일회성인 금융비용 탓이다. 향후 실적에는 큰 부담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현금흐름은 양호한 수준이 유지되고 있다. 재무적가용현금흐름(ACF)은 1년 만에 1260억원 순유출에서 64억원 순유입으로 전환했다. ACF는 내부순현금흐름(IFC)에 영업과 투자자산 처분액을 합한 금액으로 재무안정성을 가늠하는 지표다.
◇성장 동력 양날개 '카나브·케이캡' 꾸준한 매출 성장은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내부적으로는 매출 1조원을 목표로 삼는다. 그 기반에는 카나브와 케이캡이 있다.
카나브는 보령이 개발한 국내 최초 고혈압 신약으로 국산신약 15호로 이름을 올렸다. 국내 신약 개발이 수익성이 없다는 인식을 전환시킨 약으로 평가된다. 출시 첫해인 2011년 매출 100억원을 기록한 이후 국산 신약 처방매출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이후 카나브에 다양한 복합제를 출시하면서 시장 점유율을 높이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그 결과 카나브 패밀리(제품군) 처방매출은 2021년 처음으로 1000억원을 돌파했고 이듬해엔 1300억원을 기록했다.
고혈압 3제 복합제 '듀카브플러스'를 출시한 영향을 톡톡히 봤다. 지난해 역시 1697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보령의 효자품목으로 입지를 구축했다. 최근 5년간 카나브의 연평균 매출 성장률은 23%에 달한다.
HK이노엔의 신약 P-CAB(칼륨경쟁적 위산분비억제제) '케이캡'의 판권을 따낸 것도 긍정적이다. 작년 12월 종근당과 HK이노엔의 관계를 비집고 들어가 공동판매 계약을 체결했다. 올해 처음으로 매출에 반영되는 품목이다.
케이캡은 소화성 궤양 시장에서 주목받는 약품이다. 기존 PPI(프로톤펌프저해제) 제제에서 P-CAB 제제로 빠르게 대체되면서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
특히 케이캡은 P-CAB 중에서도 압도적인 1위다. 2019년 출시 첫해 304억원의 처방실적을 기록한 뒤 2020년 771억원으로 1위로 올라섰다. 지난해엔 1582억원의 원외처방실적을 기록했다. 후발주자인 대웅제약의 펙수클루 실적 720억원의 2배가 넘는 실적이다.
올해 케이캡 매출액 전망치는 1700억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케이캡 공동판매만으로도 보령은 올해 충분히 1조원 매출을 달성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새 성장동력 항암제 기대감 ↑ 최근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항암 치료제 매출도 주목된다. 지난해 항암사업부의 매출액은 전년 대비 35.11% 급증한 2170억원을 기록했다. 카나브를 중심으로 한 고혈압&이상지질혈증사업부 매출 1912억원을 뛰어넘는 액수다.
항암제 사업부는 4년 전 전문의약품 사업부에서 독립했다. 이후 해외 제약사의 오리지널 항암제의 모든 권한을 사들이는 LBA(Legacy Brands Acquisition) 전략으로 입지를 다져왔다. 알림타와 젬자, 온베브지 등 굵직한 항암제 라인업을 갖춰 나갔다.
이 가운데 온베브지는 삼성바이오에피스의 항암제 바이오시밀러로 지난해 매출액 400억원을 기록했다. 나머지 주력 약품의 성장세도 지속되고 있다.
젬자는 자사 생산과 제형 변경을 반영해 지난해 169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1년 전보다 35% 성장했다. 알림타 역시 연매출 226억원의 안정적인 매출을 내고 있다.
보령 관계자는 "지난해 만성질환 분야 전문의약품과 항암제의 성장으로 매출 신장을 이룰 수 있었다"며 "올해 카나브의 매출 증가세 지속과 케이캡을 통해 신규 매출이 반영될 경우 1조 클럽 가입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항암제를 포함해 다양한 복합제와 개발신약에 대한 임상과 제품 개발에도 집중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