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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50억 유증' 보령, 3세 김정균 대표 지분승계 '일석이조'

자회사 보령바이오파마 매각대금 활용, 실질적 지분승계 성사

한태희 기자  2024-11-04 19:51:21
보령이 대규모 유상증자를 단행하면서 회사는 현금을 거머쥐게 되는 동시에 오너 3세의 지배력도 강화하게 됐다. 김정균 보령 대표가 최대주주인 보령파트너스가 단독 유증에 참여하면서다.

이번 유증으로 보령파트너스는 20%대 지분을 확보하게 된다. 역시 김 대표가 지분을 일부 소유하고 있는 보령홀딩스와 직접 보유한 지분까지 더하면 사실상 지분승계가 이뤄지게 되는 셈이다.

보령파트너스가 자회사 보령바이오파마 매각을 통해 마련한 현금 재원이다. 보령은 조달 자금을 항암제 CDMO(위탁개발생산) 사업과 공장 및 설비 증설 등 제약업 강화에 투입한다. 김 대표를 중심으로 추진 중인 우주 의학 관련 사업 투자도 지속할 계획이다.

◇김 대표 최대주주 개인회사, '보령파트너스' 유증 단독 참여

보령은 4일 이사회를 통해 1750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결의했다. 김 대표의 개인 회사인 보령파트너스가 유증에 단독으로 참여해 1809만7207주를 취득한다. 김 대표는 보령파트너스의 지분 88%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유증 납입일은 오는 13일로 신주 상장 예정일은 29일이다. 이사회 결의일 전일을 기산일로 기준주가를 1만740원으로 결정했다. 여기에 10% 할인율을 적용해 결정한 신주 발행가액은 9670원이다. 유증으로 발행되는 신주는 1년간 전량 보호예수된다.

유증 납입이 완료되면 보령파트너스는 보령의 지분 20.85%를 쥐는 2대 주주가 된다. 보령의 최대주주인 보령홀딩스의 경우 지분율이 29.36%로 축소된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보령의 지분을 기존에도 김 대표가 직간접으로 소유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김 대표는 직접 1.19%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데 더해 보령홀딩스를 통해서도 간접 소유하고 있다.

올해 반기 기준 보령의 최대주주는 보령홀딩스로 보유 지분은 37.1%다. 보령홀딩스의 최대주주인 김은선 회장은 44.93%, 김 대표는 22.6% 지분을 보유했다.

이를 반영해 추산해보면 이번 유증 후 김 대표는 27.68%, 모친인 김은선 회장은 27.07% 지분을 확보하게 된다. 근소한 차이이지만 김 대표가 지분율 측면에서 우위에 서게 된다.

경영권에 이어 지분 승계가 이뤄지는 셈이다. 김 회장의 장남인 김 대표는 2019년 보령홀딩스에 이어 2022년 초 보령 대표이사에 올라 경영 승계는 이미 이룬 상태다.

◇기존 제약업 강화, 'CDMO' 확장…우주 사업 투자 확대

김 대표의 개인회사인 보령파트너스는 자회사 보령바이오파마 매각으로 벌어들인 현금의 상당 부분을 이번 유증에 투입했다. 주식매매계약(SPA) 체결 후 올해 7월 유진프라이빗에쿼티(유진PE)와 산업은행 PE실 컨소시엄에 지분 80% 매각을 완료했다. 거래액은 약 3199억원이다.

보령은 이번 증자를 통해 마련한 재원을 제약사업 강화를 위한 공장 및 설비 증설에 투입한다. 이 외에도 전략적 필수 의약품 확보, 공급, 유통 사업 확장에 쓴다. 신성장 동력으로 삼은 글로벌 의약품 대량 CDMO 사업도 확대할 계획이다.

전체 조달 자금 중 500억원은 타법인 증권 취득에 쓴다. 2022년부터 추진 중인 우주 사업 'Humans In Space' 확장과 관련이 있는 항목이다. 인류의 우주 장기 체류에 핵심적인 인프라와 우주 의학 관련 사업 역량을 확보하기 위한 목적이다.

김 대표가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사업 분야로 지분 투자를 통해 영역을 넓히고 있다. 2022년 민간 우주정거장 건설을 추진 중인 액시엄 스페이스에 650억원의 전략적 투자를 단행했다. 작년에는 국내 합작법인 '브랙스 스페이스'를 설립했다.

신주 발행에 따른 지분 희석을 막기 위해 주주가치 제고에도 나선다. 보유 중인 자사주를 대규모로 소각한다. 배당가능이익을 재원으로 취득한 자사주를 소각해 자본금 감소는 없을 전망이다. 구체적인 기업가치 제고 계획은 추후 소통할 예정이다.

보령 관계자는 "유상증자를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 예산공장을 활용한 CDMO 사업 확장에 나설 계획"이라며 "우주 인프라 투자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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