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지배구조의 핵심인 이사회. 회사의 주인인 주주들의 대행자 역할을 맡은 등기이사들의 모임이자 기업의 주요 의사를 결정하는 합의기구다. 이곳은 경영실적 향상과 기업 및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준법과 윤리를 준수하는 의무를 가졌다. 따라서 그들이 제대로 된 구성을 갖췄는지, 이사를 투명하게 뽑는지, 운영은 제대로 하는지 등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이사회 활동을 제3자 등에게 평가 받고 공개하며 투명성을 제고하는 기업문화가 아직 정착되지 않았다. 이에 THE CFO는 대형 법무법인과 지배구조 전문가들의 고견을 받아 독자적인 평가 툴을 만들고 국내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평가를 시행해 봤다.
레이크머티리얼즈 이사회는 사내이사가 중심이다. 총원 4명 중 과반이 오너를 포함한 사내이사이며 사외이사는 단 1명에 불과하다. 감사위원회 등 소위원회도 갖추지 않고 있다. 기업 운영이 투명하게 이뤄지는지, 내부거래를 감시할 수 있는지 등 견제 기능이 구조적으로 현저히 낮다.
이사회 활동 자체는 활발한 편이다. 코스닥 상장사 이사회가 연간 10여차례 개최되는 반면 레이크머티리얼즈 이사회는 지난해 30차례 모였다. 참석률도 100%에 달한다. 활발한 활동으로 인해 회사의 경영성과 및 투자지표는 우수하게 나타났다. 재무건전성을 강화해야 하는 점은 숙제다.
◇오너 중심의 이사회, 소위원회도 부재
THE CFO는 평가 툴을 제작해 '2024 이사회 평가'를 실시했다. 2023년 사업보고서, 2024년 반기보고서 등이 기준이다. △구성 △참여도 △견제기능 △정보접근성 △평가 개선 프로세스 △경영성과 등 6개 공통지표로 이사회 구성과 활동을 평가한 결과 레이크머티리얼즈는 255점 만점에서 절반에 미달하는 91점을 획득했다.
레이크머티리얼즈는 이사회 '구성'에서 가장 저조한 성적표를 받았다. 총 45점 만점에 10점, 평점 5점 만점에 1.1점이다. 대부분의 코스닥 상장사가 구성 지표에서 만큼은 2점대를 얻은 것과 비교하면 눈에 띄게 낮은 평점이다. 우선 총 4인의 이사회 인원 중 과반인 3명이 대표이사를 포함한 사내이사이며 사외이사는 1명에 불과하다.
이사회 내 소위원회도 두고 있지 않다. 이사회 규모와 사외이사 비중이 적고 감사위원회 등을 하위에 운영하고 있지 않으므로 이사회 구성 면에서 점수가 저조할 수밖에 없다. 이사회 의장은 레이크머티리얼즈의 사실상 오너(특수관계자 포함 6월 말 기준 지분율 44%)인 김진동 대표다. 또다른 구성원은 송창호 부사장과 남일남 전무다.
이사회 구성이 이렇다보니 '견제기능' 역시 약하다. 견제기능 지표에서 45점 만점에 11점, 평점 5점 만점에 1.2점을 득했다. 독립적인 사외이사가 1명 뿐이며 이사회 내 감사위원회와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가 부재하므로 견제장치가 부재하다는 평가다. 부적격 임원 선임 방지 대책이나 내부거래를 통제할 수 있는 기능도 찾아볼 수 없다.
◇이사회 30차례 개최, 경영성과로 귀결
이사회 '참여도'는 타 지표와 비교하면 준수한 편이다. 40점 만점에 16점, 평점 5점 만점에 2점을 확보했다. 우선 연간 이사회 개최 수가 상당하다. 지난해 기준 총 30회 이사회를 개최했다. 참석률은 단독 사외이사가 한 차례 불참한 것을 제외하고 모두 참석해 사실상 100%에 가깝다. 구성원이 활발하게 활동했다는 점을 보여주는 지표다.
주주에게 이사회 정보를 얼마나 공개했는지를 평가하는 '정보접근성'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30점 만점에 10점, 평점 5점 만점에 1.7점이다. 이사회가 지난해 30회 만나 어떤 안건을 논의했는지 비교적 상세하게 기재 및 공시했기에 해당 점수를 얻었다. 기업지배구조보고서, 사전 주주환원정책 등을 개제하지 않은 부분만 마이너스 요소다.
활발한 이사회 활동은 경영성과에 반영된 것으로 파악된다. 레이크머티리얼즈의 '경영성과' 점수는 55점 만점에 31점, 평점 5점 만점에 2.8점으로 비교적 양호했다. 주가순자산비율(PBR) 10.39배, 주가수익률 302.55%, 자기자본이익률(ROE) 24.68%, 총자산이익률(ROA) 9.49%을 기록하며 해당 항목들에서 모두 만점을 획득했다.
다만 재무건전성에는 더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레이크머티리얼의 부채비율은 170.8%, EBITDA 대비 순차입금은 3.46, 이자보상배율은 4.69배로 나타났다. 회사의 지난해 장단기 차입금은 총 1265억원으로 전년(749억원)대비 약 70% 증가했다. 지난해 이사회가 활발히 개최된 이유 중 하나는 시중은행 차입 논의를 위해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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