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기업 지배구조의 핵심인 이사회. 회사의 주인인 주주들의 대행자 역할을 맡은 등기이사들의 모임이자 기업의 주요 의사를 결정하는 합의기구다. 이곳은 경영실적 향상과 기업 및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준법과 윤리를 준수하는 의무를 가졌다. 따라서 그들이 제대로 된 구성을 갖췄는지, 이사를 투명하게 뽑는지, 운영은 제대로 하는지 등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이사회 활동을 제3자 등에게 평가 받고 공개하며 투명성을 제고하는 기업문화가 아직 정착되지 않았다. 이에 THE CFO는 대형 법무법인과 지배구조 전문가들의 고견을 받아 독자적인 평가 툴을 만들고 국내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평가를 시행해 봤다.
카카오게임즈는 카카오그룹 핵심 사업인 게임 부문을 담당하는 회사다. 그동안은 국내 게임업계에서 다섯손가락 안에 꼽힐 만큼 파죽지세 성장세를 자랑했지만 최근에는 성장세가 멈칫하면서 전열을 재정비하고 있다. 카카오게임즈 경영 방향성을 결정하는 이사회에 시선이 쏠리는 이유다.
◇카카오게임즈 이사회, 5점 만점에 2.5점 THE CFO가 진행한 '2024 이사회 평가'에 따르면 카카오게임즈 이사회 평가 점수는 5점 만점에 평균 2.5점으로 집계됐다. 이는 카카오게임즈 이사회를 △구성 △참여도 △견제기능 △정보접근성 △평가개선프로세스 △경영성과 등 6가지 항목으로 평가한 결과다. 세부 문항 총점으로 계산하면 255점 만점에 도합 111점으로 집계됐다.
하나하나 살펴보면 카카오게임즈 이사회는 '견제기능' 항목에서 3.4점이라는 평균 이상의 점수를 받았다. 이사회가 사내이사 1인·기타비상무이사 2인·사외이사 5인으로 이뤄져 경영진에 대한 견제가 가능한 구조였다. 감사위원회가 사외이사 3인으로 구성됐다는 점도 긍정적인 요소였다. 내부거래를 감시하는 내부거래위원회도 갖추고 있다.
다음으로 높은 점수를 받은 항목은 '구성'(3.3점)이었다. 일단 이사회 구성원 8인 중에서 사외이사가 5인이라는 점이 주요했다. 즉 이사회의 과반수(62.5%)가 사외이사였다. 사외이사 비중이 높으면 경영진의 견제하는 힘이 커지면서 독단적인 결정을 사전 차단하고 투명한 경영을 유도할 수 있다. 감사위원회를 지원하는 조직도 4개였다.
또 다양한 기업에서 근무했던 인물들로 이사회를 구성했다. 여성 사외이사(정선열·임승연)와 미국 국적 사외이사(로빈스승훈)도 뒀다. 이사회가 다양한 배경과 경험, 전문성을 모두 갖추고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이사회 구성원 모두 1960년~1970년대생이어서 30대 구성원이 부재했다는 점은 아쉬운 대목이었다.
'참여도' 항목은 3.0점으로 평균 수준이었다. 긍정적인 대목은 이사회 구성원들의 연간 출석률이 90% 이상이라는 점이었다. 또 감사위원회 교육을 연간 5회 실시한 점도 높은 점수를 받았다. 하지만 사외이사에 대한 교육이 연간 1회에 불과했다는 점은 아쉬운 대목이었다. 이사회 소위원회 회의도 연간 4회에 그쳤다.
◇실적 숨고르기 상태…경영성과 항목 아쉬워 '평가개선 프로세스' 항목은 2.3점으로 평균에 미치지 못했다. 이사회 구성원 중에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인물이 없다는 점은 긍정적이었지만, 내부적으로 이사회에서 이사회 활동에 관한 평가를 수행하지 않아 높은 점수를 획득하기 어려웠다. 사외이사에 대한 개별 평가도 진행하지 않은 점도 점수를 떨어뜨렸다.
'정보접근성' 항목은 2.0점으로 낮은 편이었다. 이사회 활동내역을 금융감독원 전자공시(DART)와 자사 홈페이지에 공시하고 있다는 점은 좋은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기업지배구조보고서를 공개하고 있지 않은 점은 아쉬웠다.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역시 구체적인 사외이사 후보 추천 경로를 공개하지 않았다.
'경영성과' 항목은 1.0점으로 6가지 항목 중에서 점수가 가장 저조했다. 카카오게임즈가 지난해부터 신작 발굴을 위한 숨고르기에 돌입하면서 실적 성장세가 멈칫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매출성장률(-10.6%)과 영업이익성장률(-57.6%), 자기자본이익률(-17.7%), 주가수익률(-41.5%), 이자보상배율(1.8배) 같은 주요 지표에서 저조한 점수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