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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이사회 평가

미원에스씨, 오너 일가 영향력 아래 놓인 이사회

구성 점수와 경영성과 부진에 총점 117점…견제 강화 노력에도 평점은 아쉬워

이재용 기자  2024-11-08 10:44:34

편집자주

기업 지배구조의 핵심인 이사회. 회사의 주인인 주주들의 대행자 역할을 맡은 등기이사들의 모임이자 기업의 주요 의사를 결정하는 합의기구다. 이곳은 경영실적 향상과 기업 및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준법과 윤리를 준수하는 의무를 가졌다. 따라서 그들이 제대로 된 구성을 갖췄는지, 이사를 투명하게 뽑는지, 운영은 제대로 하는지 등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이사회 활동을 제3자 등에게 평가 받고 공개하며 투명성을 제고하는 기업문화가 아직 정착되지 않았다. 이에 THE CFO는 대형 법무법인과 지배구조 전문가들의 고견을 받아 독자적인 평가 툴을 만들고 국내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평가를 시행해 봤다.
미원에스씨(미원스페셜티케미칼)의 이사회는 오너 일가가 영향력을 행사하는 구성이다. 현재 대표이사이자 이사회 의장인 김형웅 회장은 지주회사 미원홀딩스 김정돈 회장과 매제 관계다. 사내이사인 김태준 전무는 김정돈 회장의 장남으로 오너 3세다. 오너 일가가 포함된 이사회는 독립성을 확보했다고 보기 어려운 구성이다.

자산총액 2조원 이하의 상장사임에도 감사위원회를 설치했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인원도 3인 이상에다가 공인회계사 자격증을 지닌 감사위원이 포함됐다. 이는 견제기능의 평점을 보정한 요인이다. 하지만 승계정책과 부적격 임원 선임 방지에 대한 내용이 기술돼 있지 않은 점이 감점돼 견제기능 평점은 2점대에 머물렀다.

◇총점 255점에 117점…오너일가 2인 포함된 이사회 구성

THE CFO는 평가 툴을 제작해 '2024 이사회 평가'를 실시했다. 지난 5월 발표된 기업지배구조보고서와 2023년 사업보고서, 2024년 상반기 보고서 등이 기준이다. △구성 △참여도 △견제기능 △정보접근성 △평가 개선 프로세스 △경영성과 등 6개 공통지표로 이사회 구성과 활동을 평가한 결과 미원에스씨는 255점 만점에 117점을 받았다.

미원에스씨는 구성 지표에서 45점 만점에 18점을 받았다. 올해 상반기 보고서 기준 미원에스씨의 이사회는 총 7명으로 사내 4명과 사외이사 3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사회 의장은 오너일가 김형웅 대표가 맡고 있어 관련 항목에서 최하점인 1점을 받았다. 마찬가지로 오너일가인 김태준 전무도 사내이사로서 이사회를 구성한다.


오너일가가 다수 포함된 이사회는 독립성을 담보했다고 보기 어렵다. 다만 미원에스씨는 사외이사 3인을 통해 견제기능을 강화했다. 자산총액 2조원 미만으로 구성의 의무가 없으나 감사위원회를 구성해 사외이사 3명이 감사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이들은 회계사, 변리사 및 미국변호사 등으로 전문적 식견을 지닌 만큼 관련 항목에서 최고점을 받았다.

감사위 구성 등의 노력은 긍정적이어도 전체적인 견제기능은 아쉬운 점이 있다. 공시에 이사 추천 관련 정보가 상세히 기술돼 있지 않고 승계정책 역시 확인이 어렵다. 등기이사 대비 미등기이사의 보수는 30% 미만으로 최고점인 5점을 받았지만 이 외 대부분의 관련 항목에서 최하점을 기록해 견제기능의 평점은 2.4점으로 집계됐다.

참여도 지표는 40점 만점에 24점이라는 무난한 점수를 받았다. 지난해 사업보고서 기준 이사회는 총 8회 3점을 기록했다. 이사회 구성원들의 참여도도 90% 이상으로 만점인 5점을 획득했다. 감사위원회 지원조직이 별도로 존재하지는 않지만 감사위원회포럼 등으로 사외이사인 감사위원들에 대한 교육을 진행해 각 1점, 3점을 기록했다.


◇평가 개선 프로세스와 경영지표 부진…정보접근성은 양호

정보접근성 지표에선 30점 만점에 18점을 받았다. 이사회에 대한 내용을 정기공시 등을 통해 비교적 투명하고 자세히 공개해 관련 항목에서 5점을 받았다. 이사회와 개별 이사의 활동 내역도 전자공시 등에 잘 나와 있다. 하지만 주주환원정책이 '미래 성장을 위한 투자와 이익의 주주환원을 균형 있게 고려하겠다'는 모호한 내용으로 기술돼 최하점을 받았다.

평가 개선 프로세스 지표에서는 35점 만점으로 평점 2.3점을 기록했다. 미원에스씨는 외부 거버넌스 평가기관으로부터 ESG 등급 B등급을 받아 4점을 획득했다. 하지만 이사회 평가에 대한 내용이나 평가 결과에 근거를 둔 개선안을 마련하고 있는지, 사외이사 평가 결과를 재선임에 반영하는지 등을 확인할 수 없어 최하점을 받았다.

경영성과 지표는 55점 만점에 19점을 받았다. 배당수익률과 부채비율은 각 3점, 5점으로 상대적으로 고평가받았다. 다만 주가순자산비율(PBR), 주가수익률, 총주주수익률(TSR), 매출성장률, 영업이익성장률, 자기자본이익률(ROE), 총자산이익률(ROA) 등 다수 항목이 기준점인 KRX300 평균치를 밑돌면서 최저 점수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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