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인더스트리가 중국발 화학산업 불황 등 대외 불확실성 확대에도 불구하고 견조한 실적을 거뒀다. 패션 사업이 소비 심리 저하로 전 분기 대비 적자로 전환했지만, 주력하는 산업자재와 화학 부문의 늘어난 수요에 수익성 방어에 성공했다. 이에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증권가가 전망한 컨센서스에 부합했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올 3분기 매출 1조995억원과 영업이익 329억원을 기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 대비 3.5%, 5.2% 늘어났다. 당기순손실은 43억원으로 전년 동기(-70억원)보다 39.4% 개선했다. 증권가가 전망한 코오롱인더스트리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조1920억원과 337억원이었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전방산업인 신차와 타이어 시장 호조로 에어백과 타이어코드의 매출이 늘어났다. 특히 자회사 코오롱글로텍의 카시트 제품들도 성장에 기여했다. 이에 산업자재 부문의 영업이익은 316억원을 거뒀다. 견조한 타이어코드 실적에 영업이익률도 전 분기(6.5%)에 이어 3분기도 6%대를 유지했다.
석유수지와 페놀수지 등 고부가 석유화학 제품 시장을 이끄는 화학사업부도 호실적에 힘을 보탰다. 코오롱인더스트리 화학부문은 3분기 217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전년 동기(168억원)와 전 분기(191억원)를 모두 뛰어넘었다. 영업이익률도 기존보다 1%p 상승한 8%대를 기록했다.
다만 패션 부문은 경기침체 여파로 소비 심리가 위축돼 수익성이 악화됐다. 특히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해 북미와 중국 등에 투자를 늘리면서 영업이익이 줄어들었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3분기 영업손실 149억원을 거두며 전 분기(161억원)에서 적자 전환했다. 매출도 같은 기간 3266억원에서 2305억원으로 줄었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수익성 강화를 위해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힘쓸 계획이다. 코오롱인더스트리 관계자는 "다각화된 고부가 제품 포트폴리오를 통해 화학 시장 불황에도 흑자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며 "신사업으로 낙점한 이차전지와 수소 사업이 본격화될 시 수익성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코오롱인더스트리 주가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꾸준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첫 거래일인 1월 4일 종가 4만5800원을 이달까지 한 번도 넘어서지 못한 채 이날 3만1550원까지 떨어졌다. 특히 주가는 이달 7일 3만450원을 기록해 52주 최저가도 갈아치웠다. 코오롱인더 주가가 3만1000원 이하로 떨어진 건 2020년 11월 이후 처음이다. 시가총액도 1조원 밑으로 떨어졌다.
증권가는 코오롱인더스트리의 아라미드 사업이 정상 궤도에 오르지 못했다는 점을 부정적으로 평가하며 목표주가를 내렸다. 대신증권은 지난달 코오롱인더스트리 목표주가를 5만7000원에서 4만9000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다만 투자의견은 '매수'를 유지했다.
위정원 연구원은 "아라미드의 수익성 회복이 주가 업사이드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되며 올 4분기 정기보수가 종료되고 아라미드 펄프 증설이 완료된 이후에는 주가 상승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리며 "현재 주가순자산비율(PBR) 0.33배에 머물러 기업 가치가 저평가된 상황"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