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GB금융이 밸류업 플랜을 전격 발표했다. DGB금융은 그간 주가 지표가 은행권에서 열세를 보였다. 올해 iM뱅크를 시중은행으로 전환하며 새로운 성장기에 접어든 DGB금융의 기업가치 제고 계획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내실성장을 통해 수익성을 회복해야 하는 과제가 남아있다. DGB금융의 주가 관리 핵심 전략과 새로운 청사진을 들여다본다.
DGB금융이 현실성을 키워드로 잡고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수립했다. 경영지표 개선 목표를 두 단계로 나눠 최종적으로 총주주환원율 50%를 달성하겠다는 방침이다. 타 은행 지주를 따라잡으려는 무리한 계획보다는 점진적인 성장을 택했다. 밸류업의 핵심인 ROE(자기자본이익률) 및 CET1(보통주자본)비율이 열위한 상황을 고려했다.
주주가치 제고 속도가 상대적으로 느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현재 DGB금융은 주가와 PBR(주당순자산가치)이 전체 은행주 중에서 가장 낮다. 주가 지표가 열위한 만큼 속도감 있는 개선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내실성장 통한 체력 확보 우선…밸류업 의지는 충분
DGB금융은 지난 28일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발표했다. 정부 주도의 밸류업 프로젝트에 국내 은행지주 모두가 부응에 나섰다. 그중에서도 DGB금융은 산하 은행인 아이엠뱅크를 올해 시중은행으로 전환해 성장 발판을 마련한 만큼 밸류업 계획에 대한 관심이 모였다.
DGB금융은 밸류업을 위한 주주환원 확대 목표를 두 단계로 나눠 제시했다. 중간 목표를 우선적으로 달성해 현재의 시중은행지주 수준으로 재무 지표를 끌어올린 뒤 넥스트 스텝으로 향한다는 구상이다. 기업의 재무현황 분석 결과 수익성과 자본비율 등 주주환원의 동력이 되는 지표들이 타사 대비 열세하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1단계 목표는 2027년까지 ROE 9%, CET1비율 12.3%를 달성해 주주환원율을 40% 수준까지 상향하는 것으로 잡았다. 올 3분기 기준 DGB금융의 ROE는 5.68%로 전년 동기(9.84%) 대비 4.16%포인트 하락했다. CET1비율은 11.83%로 전년 동기(11.1%) 대비 0.73%포인트 상승했다. 자본비율은 안정적 상향이 전망되는 반면 수익성 제고가 필요하다. 부동산PF 충당금 적립 여파로 ROE 하락폭이 컸지만 내년부터는 정상화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2단계 최종 목표는 여타 은행 지주와 동일한 수준을 지향하고 있다. ROE 10% 및 CET1비율 13%를 달성하고 총주주환원율을 50%까지 올린다는 계획이다. 앞서 밸류업 계획을 발표한 신한금융과 하나금융은 해당 수준의 목표를 2027년까지 도달하겠다고 밝혔다. 우리금융도 총주주환원율 50%를 중장기 목표로 잡고 있다.
DGB금융은 무리한 계획을 세우기보다는 밸류업의 실현 가능성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는 설명이다. DGB금융은 아이엠뱅크의 시중은행 전환을 막 마무리한 만큼 수도권 중심으로 기반을 넓히는 한편 부동산PF 손실로부터 이익체력을 정상화해야 하는 과제를 우선 해결해야 한다.
천병규 DGB금융 CFO는 3분기 기업설명회(IR)에서 밸류업 계획을 설명하며 "이사회와 경영진은 당사의 중기 전략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서 현실성 있고 실질적인 기업가치 제고 방안을 마련을 위해 노력했다"라고 말했다.
밸류업에 대한 DGB금융의 의지는 충분히 엿보인다. DGB금융은 이번 밸류업 계획에서 기존의 중장기 주주환원정책 대비 주주환원 규모를 상향했다. 또한 CET1비율 관리 구간은 12%에서 11.5%로 축소한 반면 총주주환원율 목표는 최대 40%에서 50%로 확대했다.
◇지방금융보다 느린 주주환원 속도
다만 은행 및 증권 등 계열사의 내실성장을 다져야 하는 기간이 길어지면서 여타 은행지주와 비교해 주주가치 개선 속도가 다소 느려질 전망이다. 현재 시중은행 외에도 BNK금융이 2027년까지 총주주환원율을 50% 수준으로 확대, JB금융이 2026년까지 45%로 확대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지방금융지주와 비교해도 DGB금융의 주주환원 확대 속도가 느린 셈이다.
이에 따라 주주가치 개선 추세도 더딜 수 있다는 평가다. DGB금융은 현재 은행주가 전반적으로 저평가되어 있는 상황 속에서도 주가와 PBR이 열세한 상황이다. 지난해말 기준 PBR은 0.22배로 업종평균(0.34배) 대비 낮게 형성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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