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모두투어의 현금창출력이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티몬과 위메프 사태 등으로 6월과 7월 미정산 금액을 대손으로 반영했고 순이익이 꺾이면서 현금이 빠져나갔다. 매출로 이어질 확률이 높은 여행수탁금이 2023년 말보다 감소한 영향도 부담을 줬다.
다만 여행업계 특성상 휴가와 연휴가 몰린 3분기부터 성수기이기 때문에 반기 기준으로는 현금흐름이 둔화되는 경우가 일반적이라 재무 건전성에 큰 부담을 주는 상황은 아닌 것으로 풀이된다. 상반기 여행수탁금 규모만 놓고 보면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고 있는 추세로 분석된다.
◇코로나19 이후 연결 현금흐름 '마이너스' 전환 모두투어의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23억원 순유출을 기록했다. 276억원 순유입을 기록한 2023년 상반기와 비교하면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현금흐름이 반기 기준으로 순유출로 돌아선 건 코로나19로 하늘길이 막혔던 2021년 이후 3년 만이다.
현금흐름이 둔화된 데 가장 큰 영향을 준 건 영업활동 현금흐름의 시작점인 순이익 감소로 분석된다. 모두투어 순이익은 올해 상반기 4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67억원) 대비 40% 감소했다.
해외 패키지와 비행기 티켓을 포함한 송객인원이 늘어났음에도 순익이 줄어들었다. 판매관리비가 증가한 영향이다. 특히 하드블록 항공권 판매비용 부담이 커졌다. 2023년 상반기 75억원에 그쳤던 항공권 판매비용은 올해 상반기 439억원으로 5배 이상 급증했다.
하드블록 항공권은 여행사가 여행 패키지 상품을 구성하기 위해 미리 대량으로 사둔 항공권이다. 수요 대비를 위해 해당 비용도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이미 사들인 항공권이기 때문에 이를 소진하지 못하면 그대로 손실도 늘어나는 구조다.
티몬과 위메프에서 발생한 대규모 미정산 사태 영향도 악영향을 줬다. 여행사 대부분이 티몬과 위메프를 통해 판매한 여행 상품 대금을 정산받지 못하게 되면서 대손비용이 생겼다.
6월과 7월 상품 중 미정산된 금액을 전부 대손비용으로 잡았다. 돌려받지 못한 금액으로 52억원을 산정하면서 손실이 커졌다. 결국 모두투어는 올해 2분기 영업손실 47억원을 기록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적자 전환했다.
여기에 여행수탁금이 줄어든 것도 현금흐름에 부정적인 영향을 줬다. 모두투어는 여행수탁금을 유동부채로 인식하고 있다. 여행상품 결제가 일정보다 미리 이뤄지기 때문에 여행사는 고객에게 미리 받은 돈을 부채로 분류해 둔다.
여행을 마치면 여행사는 항공사, 호텔 등에 대금을 지급하고 남은 금액을 실제 매출로 인식한다. 고객 수탁금에서 원가를 제외한 알선수수료가 매출인 것이다. 따라서 여행수탁금이 증가했다는 건 향후 매출로 이어질 확률이 높다는 의미다. 수탁금이 늘어야 현금흐름에도 긍정적이다.
하지만 2023년 말 대비 올해 상반기 여행수탁금이 감소하면서 152억원 규모의 현금이 유출됐다. 실제 여행수탁금 계정 항목을 살펴보면 2023년 말 632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451억원으로 28% 줄어들었다. 이는 2023년 상반기엔 162억원 규모의 현금이 순유입됐던 것과 대조적이다.
◇여행업 성수기 하반기 집중, 향후 여행수탁금 관건 물론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둔화됐지만 당장 재무 부담이 큰 상황은 아니다. 2022년 908억원, 2023년 859억원, 올해 2분기 881억원 등 안정적인 현금성자산을 보유한 데다 여행업 특성상 상반기에는 현금흐름이 둔화되는 경향을 보이기 때문이다.
이는 성수기와 관련이 깊다. 통상 여행업계의 성수기는 여름 휴가, 추석 연휴 등이 몰려 있는 3분기로 꼽힌다. 상반기보다는 하반기에 여행 수요가 급증하고 여행사도 이에 대비하기 위해 전략을 짠다.
따라서 반기보다는 연말에 여행수탁금이 증가할 수 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실제 여행수탁금 추이를 살펴보면 2023년 상반기 451억원에서 연말에는 632억원으로 증가했다.
모두투어는 상반기에는 통상 400~450억원대 여행수탁금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늘길이 막혀 정확한 비교가 어려운 코로나19 기간(2020년~2022년)을 제외하면 2018년 461억원, 2019년 456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코로나19가 한창이던 2021년 상반기 기준 여행수탁금은 1600만원에 그쳤다. 여행수탁금이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는 추세에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 향후 모두투어의 현금창출력 둔화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연말 여행수탁금 규모가 관건일 것으로 분석된다.
모두투어 관계자는 "여행 성수기는 7~8월과 12월 등 하반기에 몰려 있어 통상 상반기 기준으로 현금흐름을 살펴보면 둔화하는 추세를 보인다"며 "이번 여행수탁금 감소는 코로나19 전과 비교했을 때 유의미하게 감소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