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켈리에 달린 하이트진로 주가, 1년 새 20% 하락

원가·마케팅 비용 늘어 영업이익 35% 감소…판매 추이 관건

홍다원 기자  2024-01-31 16:29:32
켈리 출시에 따른 마케팅 비용과 원재료 비용 증가로 하이트진로 실적이 급감했다. 35% 하락한 영업이익만큼 하이트진로 주가도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29일 지난해 잠정 실적이 발표된 이후 3거래일 연속 하락 마감했다.

하이트진로는 31일 전 거래일 대비 2.33%(500원) 하락한 2만1000원에 장 마감했다. 이는 1년 전 종가 개비 20% 이상 하락한 수치다. 주가가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면서 현재 주가는 52주 종가 기준 최저가(1만8860원)와도 크게 차이 나지 않는 상황이다.

주가 반등을 위해선 뚜렷한 성과가 나타나야 하는데 실적이 하락하면서 악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향후 켈리 점유율 확대가 하이트진로 실적 개선과 함께 주가 상승의 재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신제품 출시로 광고선전비·판매촉진비 늘어

하이트진로는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1238억원으로 전년(1905억원)보다 35%(667억원) 줄었다고 지난 29일 공시했다. 매출은 2조5204억원으로 2022년보다 0.9%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급감했다. 당기순이익은 355억원으로 59.1% 감소했다.

마케팅 비용이 크게 늘면서 영업이익이 하락한 결과다. 하이트진로는 영업이익 하락 요인으로 주정과 공병 매입단가가 늘면서 원자재 비용이 늘었고 신제품 출시에 따른 초기 판관비가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맥주 점유율을 끌어올리는 데 주력하고 있는 하이트진로는 지난해 4월 켈리를 출시했다. 켈리 출시 이후 막대한 광고비용을 투자했다. 초기에 맥주 시장을 빠르게 선점하기 위해 유명 연예인을 모델로 기용하고 TV 등 광고선전비를 지출했다. 늘어난 광고비용은 영업이익 감소로 이어졌다.

실제 하이트진로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마케팅 활동 등으로 지난해 3분기까지 총 7423억원의 판관비를 지출했다. 이는 전년 동기(6414억원)보다 1008억원이나 증가한 수치다. 광고선전비와 판매촉진비는 각각 1945억원, 40억원을 기록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실적에는 켈리 마케팅 비용을 포함해 주정, 원재료 등 판가 인상 영향이 크게 반영됐다"며 "맥주 특성상 초기에 시장을 잡아야 하는 만큼 마케팅 비용이 투입됐고 마케팅 비용은 줄어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가 상승 모멘텀은 '맥주 점유율 상승'

대게 주류주는 실적을 제외하고서는 여름철 성수기를 맞아 반짝 흐름을 타고 오르거나 주세 개편 등 기대감에 움직인다. 탄탄한 실적이 주가가 장기적으로 우상향하는데 긍정적인 재료로 쓰이는 만큼 하이트 진로 주가 반등을 위해선 실적 개선이 관건일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하이트진로 주가는 맥주 판매 실적에 큰 영향을 받아왔다. 지난해 3분기 하이트진로는 맥주 부문 매출이 6375억3665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5% 증가했다고 밝혔다. 당시 주가는 맥주 점유율 확대 기대감에 하루 동안 8.9% 상승하기도 했다.

앞으로의 주가 반등 열쇠도 결국 켈리일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에서는 향후 주가 모멘텀으로 켈리 판매 호조에 따른 맥주 시장 점유율 확대를 꼽았다. 켈리 판매 추이에 따라 주가 변동성이 커질 전망이다.

특히 지난해 3분기부터 켈리 마케팅 비용이 반영된 판관비는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지난해 1분기 2044억원에서 2분기 2685억원으로 늘어난 판관비는 3분기 2442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4월 켈리 출시 직후 늘어났던 판관비가 3분기에는 전 분기 대비 9% 감소했다.

증권가에서는 켈리의 시장 안착으로 향후 마케팅 비용을 지출할 가능성이 낮아졌다고 보고 있다. 맥주병은 재사용이 가능해 영업이익이 개선될 여지도 있다. 하이트진로가 지난해 소주 출고가를 6.95% 인상한 데다가 마케팅 비용 절감으로 수익성 개선이 기대된다는 것이다.

강은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향후 주가 상승의 주된 모멘텀은 맥주 시장 점유율 상승과 수익성 개선 가시화"라며 "2023년 상반기 수준으로 마케팅 비용을 지출할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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