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업계가 위기를 겪고 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과 개인사업자 대출 등에서 부실이 발생하며 연체율이 높아지고 있다. 충당금 적립액도 커지면 수익성 악화로까지 이어진다. 건전성과 수익성 관리란 '이중고'에 처한 저축은행이 위기대응 체계를 어떻게 구축해 운영하고 있는지 살펴본다.
웰컴저축은행이 올 상반기 자산이 줄었음에도 예치금 규모를 작년 말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다. 이는 재무 안정성을 높이기 위한 결정으로 하반기에도 변화 없이 지금과 같은 예치금 운용 기조를 이어나가겠다는 입장이다.
◇대출자산 26% 감소에도 지준예치금 '변동 없다'
웰컴저축은행은 저축은행중앙회 예치금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저축은행 가운데 하나다. 작년부터 올 상반기까지 중앙회예치금 잔액은 1900억원에서 5200억원 사이를 넘나들었다. 예치금 전액에 대해 만기구조를 3개월 이하로 설정해 유연하게 운용했다.
올 상반기 중앙회예치금 잔액은 1900억원으로 작년 말과 같은 규모로 나타났다. 전 분기 중앙회예치금이 5200억원까지 뛴 것과 비교하면 63.46% 감소한 수준이다. 올해 1분기 대출자산을 큰 폭으로 줄이는 대신 안전자산인 중앙회예치금을 늘렸단 분석이다.
실제 웰컴저축은행 대출자산은 2022년 3분기 이후 하락세로 돌아섰다. 5조9543억원이었던 대출자산은 2022년 말 5조7314억원, 작년 말 4조7795억원으로 줄어들었다. 올 상반기 말 대출자산은 4조3913억원으로 2022년 3분기 대비 26.25% 급감했다.
반면 자산 감소에도 지급준비예치금(지준예치금) 잔액에는 변동 없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상호저축은행법 및 상호저축은행 업무감독규정에 따 월평균 잔액의 10%와 자기자본을 초과하는 예금 월평균 잔액의 5% 합계액을 지준예치금으로 보유해야 한다.
타사의 경우 대출자산이 감소한 만큼 지준예치금 규모를 줄였지만, 웰컴저축은행은 작년 3분기 말부터 올 상반기까지 지준예치금을 2228억원으로 유지하고 있다. 지준예치금은 지난해 1분기 2355억원, 2분기 2306억원이었다.
웰컴저축은행 관계자는 '더벨 위기대응 체계 설문조사'에서 "중앙회예치금과 지준예치금을 전기 말과 동일하게 유지하고 있다"며 "전기 말 대비 자산 규모가 감소했으나 중앙회에 예치금은 전기 말 수준으로 유지함으로써 재무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답했다.
◇재무 안정성 강화 '최우선'…예치금·유동성 관리 주력
웰컴저축은행은 재무 안정성 강화를 위해 올 하반기에도 지금과 같은 규모로 예치금을 운용할 예정이다. 올 상반기 말 기준 예치금 운용 현황은 △지준예치금 2228억원 △중앙회예치금 1900억원 △보통예치금 2673억원 △정기예치금 200억원 등이다. 보통예치금은 부산은행을 비롯한 은행권에 맡겼고, 정기예치금은 이자율 4%의 SBI저축은행에 예치했다.
웰컴저축은행 관계자는 "하반기에도 예치금 규모는 동일하게 유지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예치금 규모를 늘리거나 줄이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 하반기 재무 안정성 강화뿐만 아니라 유동성 개선도 지속할 방침이다. 올 상반기 말 기준 유동성비율은 235.22%로 나타났다. 이는 유동성비율이 크게 상승했던 작년 동기(243.42%)에 준하는 수준이다. 전 분기(1776%)와 비교하면 57.62%p 급등한 수치다. 작년 3분기 말 120.14%로 떨어졌던 유동성비율이 4분기 연속 상승세를 그리고 있다.
타사와 마찬가지로 예금 만기 집중도가 높은 올 하반기 유동성비율을 더 높일지도 주목된다. 6개월 이내 만기가 도래하는 예수금 잔액은 2조2276억원으로 전체 예수금(4조6164억원)의 48.25%에 해당한다. 하반기 만기가 돌아오는 대출채권은 9484억원으로 전체(4조3913억원)의 21.6%로 예수금과 대출부채 간 만기구조 불일치를 해소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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