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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배 두산로보틱스 이사, 그룹 재편 논의엔 불참

MIT 기계공학 교수이자 세계적인 로봇 공학자, 임시 이사회 특성상 불가피

김슬기 기자  2024-08-30 13:0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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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회는 사내이사와 사외이사, 기타비상무이사 등 여러 사람이 모여 기업의 주요 사안을 결정하는 기구다. 이들은 그간 쌓아온 커리어와 성향, 전문분야, 이사회에 입성한 경로 등이 사람마다 각기 다르다. 선진국에선 이런 다양성을 추구하는 것을 건강한 이사회로 보고 있다. 그렇다면 이사회 구성원들은 누구이며 어떤 분야의 전문성을 갖고 어떤 성향을 지녔을까. 이사회 멤버를 다양한 측면에서 개별적으로 들여다 본다.
두산그룹 지배구조 개편은 최근 자본시장 논란의 중심에 있었다. 지주사 두산 산하의 두산에너빌리티, 두산로보틱스를 비롯, 두산밥캣에 이르기까지 숨가쁘게 움직였다. 결국 두산로보틱스와 두산밥캣은 이사회를 소집, 포괄적 주식교환 방식의 합병을 철회하기로 하면서 한발자국 물러섰다.

숨가쁜 의사결정이 이뤄졌지만 두산로보틱스 사외이사인 김상배 메사추세츠공대(MIT) 교수는 예외였다. 그는 지난 7월에 열렸던 이사회를 비롯, 이번에 열린 긴급 이사회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국내·외에서 활발하게 로봇 분야의 공식 행사에는 참석하고 있다. 이번 이사회에는 미국과 국내 시차로 인해 참석하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 두산로보틱스·밥캣, 지난 29일 임시 이사회 개최

지난 29일 두산밥캣과 두산로보틱스는 각각 이사회를 열고 양사 간 포괄적 주식교환 계약을 해제하기로 결의했다. 다만 두산에너빌리티와 두산로보틱스 간 분할합병은 그대로 진행한다.

두산밥캣의 경우 온라인 회상회의를 통해 스캇성철박·조덕재 대표 등 사내이사 2명과 국경복·최지광·남유선·이두희 사외이사 등 총 6명 전원이 참석했고 '두산로보틱스와의 포괄적 주식교환 계약 해제 승인' '자본감소 승인 취소의 건', '자기주식 소각 승인 취소의 건' 등 5개의 안건에 대해 검토했고 모두 원안대로 가결됐다.

두산로보틱스는 이사회 구성원 전원이 참석한 두산밥캣과는 달리 불참자가 있었다. 두산로보틱스의 경우 박인원·류정훈·조길성 대표이사, 이재석 사내이사, 강남훈·김은태 사외이사 등 총 6명이 참석했다. 현재 두산로보틱스의 이사회는 사내이사 4명, 사외이사 3명 등 총 7명으로 구성돼있다.

두산로보틱스 이사회에서는 '두산밥캣과의 포괄적 주식교환 계약 해제 승인의 건', '임시주주총회 소집 의안 변경의 건' 등에 대해 논의했고 출석이사 전원이 승인, 가결했다. 두산로보틱스 정관에 따르면 이사회의 결의는 이사 과반수의 출석과 출석이사 과반수로 하는만큼 전원이 참석하지 않아도 된다.

이번 이사회에 참석하지 않은 이는 김상배 사외이사다. 그는 매사추세츠공과대(MIT) 기계공학 교수로 MIT 생체모방로봇 연구소장과 네이버랩스 기술고문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그는 지난 7월에 열렸던 지배구조 개편 관련 임시 이사회에도 불참했다.

◇ 로봇 분야 권위자, 상징성 크다…임시 주총 특성상 불가피

이번 지배구조 개편과 관련된 내용은 김상배 사외이사의 전문분야는 아니다. 두산로보틱스가 협동로봇 및 이를 활용한 로봇 솔루션을 제조하는 로보틱스 전문 기업인만큼 기업공개(IPO)를 하기 전인 2023년 3월 관련 분야의 저명 인사를 사외이사로 영입했던 것이다.


회사 측은 선임 배경으로 "세계적인 로봇 권위자로서 다양하고 활발한 활동을 통해 로봇 시장 및 기술 흐름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와 자문을 위한 최적임자로 당사 사업 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어 선임했다"고 명시하고 있다. 그의 임기는 2026년 정기 주주총회 때까지로 정해졌다.

실제 그는 사족보행 로봇인 '치타'를 만들었고 당시 로봇의 구동부를 유압에서 전기모터로 바꾸면서 로봇공학의 패러다임을 바꾼 인물로도 잘 알려져있다. 국내에서 로봇 공학을 연구하는 기업들과도 적극적으로 협업하고 있다. 그는 2019년부터 네이버랩스의 기술고문으로 활동하며 신사옥 1784 오픈 때도 기술 설명을 하기도 했다.

또 2020년 LG전자와 차세대 로봇 기술에 대해 공동 연구하기도 했다. 당시 LG전자는 로봇 인프라가 풍부한 미국 보스턴에 거점을 마련하기도 했다. 최근 LG그룹이 'LG 스파크(SPARK) 2024'를 열고 계열사의 연구개발(R&D) 신기술을 공유하는 자리에도 김 교수가 참석, 발표를 하기도 했다.

다만 그의 두산로보틱스 이사회 참석율은 높지 않았다. 2023년에는 3월 선임 이후 열렸던 8번의 이사회 중 3번 불참했고 출석률이 62.5%였다. 2023년에는 △코스피 상장을 위한 신주모집 승인의 건(8월 22일) △직원 대상 RSU 부여 및 계약 승인의 건(9월 22일) 등을 논의할 때 불참했다.

올해 상반기 이사회에서는 모두 참석했고 7월과 8월에 열린 임시이사회에 불참했다. 다만 김 사외이사의 주 활동무대가 미국인만큼 불가피한 측면이 있었다는 설명이다.

두산그룹 관계자는 "김상배 사외이사의 경우 미국에서 계시는데, 주로 이사회를 오후에 진행하다보니까 시간대가 안 맞는 측면이 있었다"며 "사전에 관련 안건에 대해서는 내용을 모두 설명했고 사외이사 역시 확인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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