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K-밸류업 정책이 본격화 하면서 구체적인 프로그램이 윤곽을 드러냈다. 기업들은 정부의 가이드라인에 맞춰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시하는 등 바쁘게 움직이는 모습이다. 지배구조, 이익창출력, 주주가치 등 여러 방면에서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정책에 호응하는 한편 미래지속가능성장을 위한 투자유치 기회로 삼았다. 삼성화재가 준비하는 밸류업 전략을 살펴보고 시장의 가치평가 기준이 되는 여러 재무·비재무 요소를 짚어본다.
삼성화재는 정부 기업가치 제고(밸류업) 정책의 대표적인 수혜주다. 20만원 초반대에 맴돌던 주가는 정부 밸류업 계획 발표 이후 30만원대를 넘어섰다. 순자산 대비 주식 가치를 보여주는 주가순자산비율(PBR)도 1배 안팎을 형성해 적정 기업가치를 인정받는 모습이다.
주주환원 확대에 대한 기대감이 삼성화재의 주가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 손해보험사 가운데 압도적인 초과 자본을 지닌 삼성화재가 밸류업 프로그램에 발맞춰 주주환원을 확대할 것이란 예상이다. 삼성화재도 주주환원율 50%를 중장기 목표치로 설정하며 기대감을 부풀렸다.
◇정부 밸류업 계획 발표에 치솟은 주가…PBR도 1배 안팎으로 형성 유가증권 시장에서 삼성화재의 주가는 8월 16일 종가 기준 주당 34만1000원이다. 지난해 동기 종가 24만9000원 대비 37%(9만2000원)가량 상승한 수치다. 지난해 말 종가 26만3000원과 비교하면 29.7%(7만8000원)가량 올랐다.
삼성화재의 주가가 치솟기 시작한 시점은 정부가 밸류업 프로그램 도입 계획을 밝힌 지난 1월 24일이다. 밸류업 계획 발표 전날인 1월 23일 23만6000원이던 주가는 그 주부터 우상향해 2월 7일 주당 30만원을 돌파했다. 이후 30만원 초중반대 박스권을 형성한 상태다.
주가가 상승하면서 시장가치가 장부가치에 거의 근접한 수준에 이르렀다. 한국거래소(KRX)에 따르면 지난해 말 0.69배에 그치던 삼성화재의 PBR은 올해 1분기 0.80배로 상승했다. 8월 16일 기준 PBR은 0.90배다. 1배에 근접할수록 시장가치와 장부가치가 부합한다는 의미다.
정부의 밸류업에 발맞춰 삼성화재도 가치 제고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다. 증권가에서도 정부 밸류업 계획 공개 이후 삼성화재를 주목하며 목표주가를 줄상향했다. 압도적 자본력을 바탕으로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펼칠 것이라는 전망이 따랐다.
실제 삼성화재의 자본여력은 업계 최고다. 1분기 기준 지급여력(킥스·K-ICS)비율은 277.35%에 달한다. 통상 킥스비율이 180% 수준이면 충분한 지급여력을 지녔다고 평가된다. 지급여력기준금액(요구자본)과 지급여력금액(가용자본)은 각각 9조1023억원, 25조2453억원이다.
◇주주환원율 50% 설정해 투심 자극…중장기 자본 정책 상승여력 유효 삼성화재도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중장기 자본 정책 검토안을 발표하며 투심을 자극했다. 삼성화재의 중장기 자본 정책은 적정 자본을 지급여력비율 220%로 설정하고 이를 초과하는 자본을 주주환원과 국내사업 추가 리스크테이킹, 글로벌 사업 확대에 활용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특히 주주환원율의 경우 50%까지 확대하겠다고 공표해 눈길을 끌었다. 삼성화재의 주주환원율은 높은 편이지만 50%를 밑도는 수준이다. 지난해 주주환원율은 37.4%였다. 이런 자본 정책이 발표되자 장중 39만3500원(6월 28일)의 52주 신고가를 찍을 정도로 삼성화재의 주가는 상승세를 보였다.
주가가 종가 기준 38만원을 웃돈 6월 28일부터 7월 12일 사이에는 PBR이 1배를 넘기기도 했다. 이후 주주환원을 포함한 구체적인 중장기 자본 정책에 대한 계획 공유가 지지부진하자 주가 상승분을 일정 부문 반납하기도 했다. 상반기 컨콜에서도 타임라인조차 드러내지 않으며 주가는 6% 이상 하락했다.
다만 주주환원 정책 등 중장기 자본 정책에 의한 상승 여력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평가된다. 삼성화재도 중장기 자본 활용 방향성을 유지하는 중이다. 김준하 삼성화재 경영지원실장(CFO)는 상반기 실적발표 컨콜에서 "초과자본에 대해선 주주환원 확대와 국내외 사업 투자에 활용하겠다는 기본 방침에 변화가 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