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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주사 전환' 현대지에프홀딩스, 단기차입 '껑충'

단기차입금, 전년비 670% 급증…"현대홈쇼핑 지분매입 활용"

윤종학 기자  2024-08-19 15:38:25

편집자주

기업의 안정성을 보는 잣대 중 가장 중요한 것 하나는 '현금'이다. 현금창출능력이 뛰어나고 현금흐름이 양호한 기업은 우량기업의 보증수표다. 더벨은 현금이란 키워드로 기업의 재무상황을 되짚어보는 코너를 마련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의 지주사인 현대지에프홀딩스가 지주사 요건을 충족시키는 과정에서 차입금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지주사의 영업활동만으로는 대규모 실탄 마련이 쉽지 않은 만큼 재무활동을 통한 현금유입을 확대하는 모양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2024년 상반기 별도 기준 현대지에프홀딩스의 재무활동 현금흐름은 1687억4300만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128억원)에서 플러스 흐름으로 전환했다.

재무활동에 따른 현금 유입이 급격히 증가한데는 단기차입금이 늘어난 영향이 크다. 현대지에프홀딩스의 단기차입금 증가분은 350억원에서 2700억원으로 671% 급증했다. 올해 상반기 신규 발생한 단기차입금 내역을 보면 BNK투자증권(2000억원), 다올투자증권(100억원), 한양증권(50억원) 등을 통해 기업어음(CP)을 발행했다.


해당 단기차입금은 현대지에프홀딩스의 지주사 요건 충족 등에 활용된 것으로 보인다. 현대백화점그룹은 2023년 3월1일 현대지에프홀딩스 단일 지주사 체제로 전환했다. 이에 2025년 3월1일까지 '지주사 행위제한 요건'을 충족해야하는 상황이다.

지주사는 상장 자회사 보유 지분을 30% 이상(비상장 자회사는 50%) 보유해야 하며 증손회사를 두기 위해서는 손자회사가 증손회사의 지분을 100% 보유하는 지분구조로 변경해야 한다. 지분구조 변경을 위한 대규모 자금이 필요한 셈이다.

실제 현대지에프홀딩스의 투자활동 현금흐름은 전년 상반기 14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마이너스(-) 1890억원으로 전환했다. 종속기업투자의 취득에 1927억원을 사용한 것이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해당 자금은 올해 상반기 지주사 요건 충족을 위해 현대홈쇼핑 지분을 공개매수하는데 사용된 것으로 파악된다. 현대지에프홀딩스는 기존 지분율 25%였던 현대홈쇼핑 지분을 확대하기 위해 주식 300만주를 매수했다. 주당 6만4200원에 매수해 총매수액은 약 1927억원에 이른다.

현대지에프홀딩스는 당분간 차입금을 활용한 재무전략을 고수할 것으로 보인다. 당장 영업활동만으로 마련할 수 있는 자금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현대지에프홀딩스의 영업수익은 '현대백화점그룹 그룹사로부터 수취하는 경영자문 수익'과 '보유한 부동산 자산으로부터 발생하는 임대수익', '보유 지분을 바탕으로 하는 배당수익' 등 크게 3가지로 구성된다.

올해 상반기 임대수익은 17억원, 경영자문 수익은 113억원, 배당수익은 253억원 등으로 전년 동기 대비 큰 폭의 성장을 보이긴 했지만 현대지에프홀딩스가 상반기 사용한 현금에 비해서는 여전히 부족한 수준이다. 현금곳간을 채우는데도 좀 더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2024년 상반기 별도 기준 현대지에프홀딩스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121억5300만원으로 집계됐다.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현대홈쇼핑 지분매입 등에 사용할 자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차입금 규모가 늘어난 것"이라며 "당분간은 현재 수준의 현금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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