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류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업체 '호전실업'이 매출 규모 늘리기에 돌입했다. 생산역량(CAPA) 확대를 통한 주문 물량 추가 확보를 꾀하고 있다. 현재 인도네시아에서 제품을 전량 생산 중인 가운데 현지 생산 거점 추가 확보에 나섰다. 앞서 올초 기능이 약화된 타 자회사를 정리하며 신규 투자 재원도 일부 확충해 둔 상태다.
다만 영업에서의 현금 흐름 개선은 과제로 꼽힌다. 매출채권에 대한 대손충당금 설정 비율이 매년 상승하는 등 현금 회수가 원활하지 않은 상태다. 특히 이 가운데 대부분은 호전실업 지배 주주 개인회사와 거래를 통해 발생한 채권이다. 결과적으로 이는 호전실업 현금 유동성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세부 조건에 대한 개선이 요구된다.
호전실업은 인도네시아 신규 생산라인 확보를 위한 토지 매입에 착수했다. 현지 사정 상 소유주가 분산된 부지를 일일이 매입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해당 매입 토지를 관리, 제품 생산을 전담할 법인은 오는 11월 설립 예정이다. 이를 위해 약 107억원의 투자금을 최초 투입한다.
◇2025년 신규 공장 착공 계획, 현지 금융기관 활용 가능성 호전실업 관계자는 "이 공장은 지난해 증설한 인도네시아 호가(HOGA) 공장 전체 부지 대비 크기가 약 4배 수준"이라며 "가장 처음 올리는 공장의 첫 가동 시점은 2027년 경으로 예상하고 있고 착공은 내년으로 계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투자는 고객사 물량 대응을 위한 CAPA 확대 목적이다. 호전실업은 근래 공장 가동률이 높게 잡히고 있다. 올 1분기 해외 생산 법인 가동률은 110%로 나타났다. 자체 책정한 생산 가능 시간 대비 실제 생산 투입 시간이 더 많았음을 뜻한다. 지난해 전체 공정 가동률 역시 마찬가지로 110%대를 기록했다. 당장 현재 고객사 주문 물량을 온전히 소화하는데도 무리가 있는 상황이다.
투자 재원은 내부 자금을 활용한다. 외부 조달 니즈는 현 단계에선 낮다는 설명이다. 추가 메자닌 발행 등도 계획하지 않고 있다. 앞서 지난 2월 일부 무용해진 종속 법인을 청산하며 기투자금을 회수, 유동자산을 선제적으로 보완해 두기도 했다. 당시 호전실업은 법인을 청산해 현금 1100만달러(약 127억원)를 보충했다.
향후 공장 착공이 본격화될 시점 추가 차입 가능성은 있다는 입장이다. 올 하반기 현지 생산 법인 설립 후 공장 부지 매입이 어느 정도 마무리되는 때 현지 은행에서 차입을 일으키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제품 생산을 전량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해외 법인을 통해 소화하고 있는 만큼 평소 현지 금융기관 대출을 활발히 활용하고 있다. 올 1분기 말 기준 해외 은행 대출분은 약 180억원 수준이다.
◇호전리테일 손실충당금 80억 반영, 대주주 지배력 행사 법인 평년과 비교해 차입풀은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다. 전년동기대비 순부채비율 등 재무 지표들은 개선된 상태다. 구체적으로 1분기 말 호전실업 연결 부채비율은 140%대로 작년동기대비 10%포인트 이상 하락했다.
다만 상환 역량이 후퇴한 점은 부담이다. 1분기 매출이 전년대비 감소함에 따라 이익 확보에 실패한 탓이다. 그 결과 분기 이자보상배율도 마이너스(-) 수치에 머물렀다. 이와 관련해 호전실업 측은 의류 산업의 계절적 영향으로 보통 매년 1분기 적자가 비교적 잦게 발생한다는 입장이다.
현금 순환 개선 문제도 남아있다. 호전실업은 지난 몇 년간 대손충당금 규모가 꾸준히 확대되는 추세다. 이는 재무제표상 영업 비용을 늘리고 더불어 현금 창출을 저해하는 요소로 작용한다.
지난해 호전실업이 현금 회수가 불확실하다고 판단해 설정한 대손충당금액은 총 83억원이다. 당해 전체 매출채권의 약 14%다. 이 대손충당금 설정률은 2년 전인 2021년 대비 5%포인트 이상 상승했다.
현금 회수 불확실성을 키운 대상은 지배 주주가 경영하는 '호전리테일'이다. 이 법인은 국내 시장을 대상으로 교복 판매 사업을 주로 영위하고 있다. 호전실업이 호전리테일을 대상으로 제작한 의류를 넘기고 매출을 일으키는 형태다.
하지만 현금 회수가 원활히 이뤄지지 않으면서 최근 신용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호전실업이 호전리테일과의 거래에서 설정한 손실충당금은 80억원으로 당해 전체 손실충당금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현재 이 법인은 박용철 회장과 박진호 사장이 지분을 전량 보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