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D조명을 생산하는 유가증권시장 상장 업체 '금호전기'가 기 유치 투자금 조기상환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 몇 년간 대규모 자금 조달을 위해 잇따라 발행한 메자닌이 근래 재무 부담 요소가 돼 되돌아왔다. 당장 융통 가능한 현금 여유분이 넉넉지 않은 상황에서 이같은 사채 조기상환 청구 요구는 상당한 재무적 압박으로 작용하고 있다.
일부는 재매각하며 시간을 버는 모습이다. 매도청구권(콜옵션) 행사를 통해 기투자자에게 자금을 선 상환 후 곧바로 이를 신규 투자자에게 넘기는 식의 사채 처리가 빈번히 이뤄지고 있다. 영업을 통한 현금 창출이 원활치 않은 가운데 땜질식 부채 해소에 의존하고 있다.
◇주 경영 안건 'CB 대응'...풋옵션 청구 한 달새 2차례 집중 금호전기는 최근 기발행 전환사채(CB)를 연이어 상환 중이다. 투자자의 CB 조기상환(풋옵션) 청구에 따라 자금을 다시 되돌려주고 있다. 지난 한 달여간 외부에서의 2차례 CB 풋옵션 청구로 권면총액 22억원 규모 사채를 상환했다. 다만 앞서 CB 투자자를 대상으로 대여금 명목으로 자금을 일부 지급한 것을 고려하면 이번 상환 과정에선 실제 약 14억원이 상환 자금으로 활용됐다.
금호전기 관계자는 "재무 지표 등 신용도가 좋지 않다 보니 평소 은행 대출이나 회사채 발행 같은 자금 조달법은 거의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며 "최근 CB 조기상환 청구의 경우는 내부 유보금으로 우선 대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금호전기 경영 이슈는 대부분 CB 유관 사항에 집중됐다. 기발행 CB 중 대부분이 1년 이내 만기를 앞둔 만큼 이를 해소하는 일이 주요 안건으로 다뤄지고 있다. 일례로 권면총액 39억9840만원 규모 10회차 CB가 당해 모두 해소됐다. 지난 4월과 7월 각각 19억9840만원, 20억원 규모 10회차 CB에 대해 풋옵션 청구가 이뤄지며 3개월 상간에 해당 사채 전량을 털어냈다.
10회차 CB 투자자는 결과적으로 투자 차익 확보에 실패했다. 근래 금호전기 주가가 10회차 CB 발행 당시 대비 부진하면서 CB 전환을 통한 차액 확보가 불가능해진 탓이다.
구체적으로 10회차 CB 전환가액은 3796원인 반면 당해 금호전기 주가는 1000원 미만에 머물러 있다. CB 리픽싱(전환가액 조정) 조건도 별도 부여돼 있지 않아 투자자 입장에선 풋옵션 청구 외 뾰족한 해결책이 없는 상황이다. 당초 사채 표면이자율 역시 0%로 설정, 투자 기간 내 별다른 가외 수익도 거두지 못했다.
◇연내 만기 물량 205억원 '부담', 9회차 CB 재유통 선택 향후 시나리오도 금호전기에게 호의적이지 않다. 이달 기준 미상환 잔여 CB가 230억원 가량 남아있다. 이 가운데 오는 11월 만기가 돌아오는 사채는 총 205억원이다. 미상환 CB의 약 90% 규모다.
이는 모두 8~9회차 CB로 만기 내 주식 전환을 통한 차익 실현 여지는 존재한다. 두 CB 모두 최저 전환가액이 500원으로 설정돼 있어 투자자 입장에서 주식 전환 동인은 있다. 전날(6일) 종가와 비교하면 29.8%의 차익을 얻을 수 있는 조건이다. 다만 지난달 일부 8회차 CB는 풋옵션 청구돼 상환 완료됐다.
조기상환 시나리오를 단순 가정하면 금호전기의 현금 부담은 상당하다. 올 1분기 말 연결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93억5000만원 수준이다. 풋옵션에 따른 상환 자금을 온전히 감내하기 어려운 조건이다. 같은 시점 유동비율은 70%에 그친다.
이러한 현금 유동성 악화 상황은 재무 안정성 지표 중 하나인 순부채비율에서도 잘 나타난다. 금호전기 순부채비율은 올해 400%를 넘겼다. 자본총액이 60억원대인 반면 순부채액은 250억원 가량 잡히면서 재무 건전성이 상당히 약화된 형국이다.
유동성 위기 대응을 위해 일부 CB는 계속해서 시장에 유통시켰다. 모두 권면총액 300억원 규모인 9회차 CB 물량이다. 앞서 조기상환, 소각 등을 통해 110억원 가량 해소됐고 올 1분기 말 미상환 물량은 177억원이다.
금호전기는 이 가운데 50억원 물량을 신규 투자자에게 재매각했다. 기존 투자자를 대상으로 콜옵션을 행사, 2% 이자를 얹어 사들인 뒤 곧장 시장에 매각해 현금을 다시 보충했다. 다만 이는 사채를 온전히 해소한 것이 아니다 보니 향후 주식으로의 전환 혹은 자금 상환 등 후속 이슈는 따를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