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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형 커진 하이브, 신사업에 수익성 '발목'

[컨센서스 하회] 사상 최대 분기 매출 경신 불구 순이익 대폭 후퇴

이지혜 기자  2024-08-07 11:36:12
하이브의 2024년 2분기 잠정실적이 시장 예상치를 크게 밑돌았다. 매출은 증권업계의 컨센서스와 비슷했지만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차이가 컸다. 특히 순이익이 시장에서 예상했던 수치보다 70% 이상 적었다.

음악과 음원, 공연 등 본업에서는 성과를 달성했지만 계열사에서 각종 신사업을 본격화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하이브는 분기 사상 최대 매출을 경신, 상반기 합산 매출이 1조원을 넘어섰지만 수익성 지표는 전년 동기 대비 부진하다는 성적표를 받아들게 됐다. 하이브는 지금이 중장기적 성장의 초석을 다지는 시기라는 입장을 보였다.

◇음반/음원·공연 매출 호조로 사상 최대 분기매출 경신

7일 하이브에 따르면 2024년 2분기 잠정실적을 집계한 결과 연결기준 매출 6405억원을 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3.1% 늘어났다. 역대 분기 매출을 새로 썼다. 하이브는 지난해 2분기에도 분기 사상 최대 매출을 냈는데 이런 기록을 경신했다. 하이브의 올 2분기 매출은 시장 예상치와 비슷한 수준이다.

이에 따라 하이브는 상반기 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하이브는 “대표 아티스트인 방탄소년단(BTS)이 병역 의무를 이행하면서 단체 활동이 없었는데도 2년 연속 상반기 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며 “주요 아티스트의 앨범이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직접참여형 매출이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 2분기 실적을 견인했다”고 밝혔다.


하이브는 매출을 직접참여형과 간접참여형으로 구분한다. 직접참여형 매출로 △음반/음원 △공연 △광고/출연료 등이 잡힌다. 하이브는 직접참여형 사업에서 4239억원을 냈는데 전년 동기 대비 2.9% 줄었다. 음반/음원 매출은 늘었지만 공연과 광고/출연료 매출이 줄었다.

하이브 뮤직그룹 아티스트는 올 상반기 1500만장의 앨범을 팔았다. 이는 올 상반기 국내 앨범 전체 판매량의 34%에 해당하는 양이다. 음원 판매도 호조를 보였는데 스포티파이에 따르면 올 상반기 한국을 제외, 전세계에서 많이 스트리밍된 K팝 상위 10개 곡 가운데 8곡이 하이브 소속 아티스트의 음악인 것으로 나타났다.

간접참여형 사업도 호조를 보였다. 간접참여형 사업에는 △MD(굿즈)와 라이선싱 △콘텐츠 △팬클럽 등에서 거둔 매출이 반영된다. 간접참여형 사업 매출은 216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4% 증가했다.

특히 콘텐츠와 팬클럽 사업 매출이 늘었다. BTS의 진이 전역하면서 하이브의 팬덤 플랫폼 계열사 위버스의 이용자가 재차 1000만명을 넘어선 덕분으로 풀이된다. 또 위버스 내 디지털 재화인 ‘젤리’ 충전이 늘면서 유료 사용자가 지불하는 평균 금액(ARPPU)과 결제금액도 함께 증가했다. 이번 분기 위버스의 총 결제금액은 서비스 론칭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계열사 줄줄이 신사업 본격화, 순이익 끌어내렸다

그러나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크게 감소했다. 올 2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509억원, 순이익은 16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37.4%, 85.9% 감소했다.

컨센서스 출처: FN가이드

이는 증권업계의 예상치에 한참 못 미친다. 당초 증권업계는 하이브가 올 2분기 각각 600억원대의 영업이익과 순이익을 냈을 것으로 추산했지만 결과는 달랐다.

하이브는 “여러 신사업을 본격화하면서 초기비용을 집행한 탓에 영업이익이 줄었다”며 “신인 아티스트 라인업이 확대된 점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하이브는 △4월 2일 서비스를 개시한 퍼블리싱 게임 ‘별이되어라2: 베다의기사들’의 초기 마케팅비용 △계열사 바이너리코리아의 6월 크리에이터 팬덤 플랫폼 ‘디어스’를 출시 비용 △계열사 수퍼톤의 AI(인공지능) 기반의 실시간 목소리 변환 서비스 ‘시프트’를 출시 비용 △하이브 라틴법인 등 신규 사업 부문 운영비 등이 반영됐다고 밝혔다.

여러 계열사들이 동시에 신사업이나 신규 서비스를 출시해 수익성이 나빠지면서 하이브의 순이익까지 크게 감소한 것으로 분석된다.

하이브의 올 2분기 연결기준 매출원가는 3946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400억원 이상 늘어난 수치로 매출 증가폭을 웃돈다. 여기에 판관비도 더 들었다. 올 상반기 하이브가 투입한 판관비는 1950억원으로 지난해 2분기보다 4%가량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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