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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 연체율 점검

하나카드 높아진 연체율, 대출 줄이며 건전성 관리

⑥충당금 쌓았지만 부실채권 더 빨리 늘어…당기순이익은 쾌조

김보겸 기자  2024-08-06 07:01:29

편집자주

카드사 연체율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3년간 연체율이 역대 최저 수준을 유지했지만 금리 상승과 자산가치 하락 여파가 나타나면서다. 카드사들이 부실채권을 대규모로 매각하면서 건전성 개선 노력에 나섰지만 연체율 상승을 막지 못하고 있다. 국내 카드사들의 연체율 현황을 점검한다.
하나카드에서 1개월 이상 연체된 채권이 전체 채권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8개 카드사 중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카드론 등 고금리 대출 상품을 크게 늘려뒀는데 경기 부진 등 여파로 차주의 상환 능력이 떨어진 탓으로 풀이된다.

하나카드는 장기카드대출인 카드론뿐 아니라 단기카드대출(현금서비스)을 줄이며 건전성 관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대출 확대 여파…NPL 비율 전년동기대비 96% 급증

하나카드의 올 1분기 연체율은 2.30%로 8개 카드사 중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8개사 평균(1.83%) 이상이며 위험 수준으로 인식되는 2%도 웃도는 수치다.

3개월 이상 연체된 부실채권(고정이하여신·NPL) 규모도 급증했다. 1분기 부실채권은 8545억원으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96% 늘었다. 금융회사는 자산을 건전성에 따라 정상, 요주의, 고정, 회수의문, 추정손실 5단계로 분류한다. 이 중 하위 3단계의 합계를 고정이하여신으로 본다. 통상 3개월 이상 원리금이 연체된 채권을 부실채권으로 본다.

지난해 고수익을 추구할 수 있는 대출상품을 크게 늘린 여파로 풀이된다. 카드대출 중 가장 비중이 큰 카드론 잔액은 2022년 말 2조6000억원 규모에서 2023년 들어 3조원을 넘겼다. 카드론은 평균 금리가 14%에 달하는 고금리 대출상품으로, 서민들의 급전 창구로 통한다. 카드사로서는 고수익을 추구할 수 있지만 동시에 이용자들 대부분이 취약차주인 만큼 연체율이 오를 수 있다.

(출처: 금융감독원 통계정보시스템)

연체 등 부실에 대비해 충당금을 쌓았지만 연체율 상승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충당금은 카드사가 고객에게 받아야 할 돈 중 돌려받지 못할 것을 예상하고 수익의 일부를 충당한 것이다. 올 1분기 하나카드의 대손충당금은 854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6848억원) 대비 25% 뛰었다. 대손충당금잔액을 대손충당금 최소의무적립액으로 나눈 대손충당금 적립비율은 2023년 1분기 104.96%에서 올 1분기 103.63%으로 오히려 줄었다. 충당금을 쌓았지만 이보다 더 부실채권이 빠르게 늘어난 것이다.

현금서비스와 카드론 취급액을 크게 늘렸지만 차주들의 상환 능력이 떨어지며 연체율이 치솟았다. 하나카드 관계자는 "금리 상승과 경기회복 지연으로 금융시장 전체의 고정이하여신이 증가 중"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8개 카드사의 1개월 이상 연체액은 전년 동기 대비 18% 증가한 2조3132억원으로 집계됐다.

◇하나카드 "연체율 상승은 일시적"…대출상품 줄이며 건전성 관리

하나카드는 연체율 상승이 일시적 요인에 의한 것이란 입장이다. 대손상각 처리를 하면 기한이익 상실에 따른 연체고객 상환부담이 늘어나는데 상환부담을 줄이기 위해 대손상각을 축소 운영했다는 것이다. 실제 올 1분기 대손상각비는 404억7080만원으로 1년 전 같은 기간(716억5769만원) 대비 반토막났다.

대손상각을 줄인 덕분에 순이익은 늘었다. 대손충당금은 1년 전보다 늘었지만 1분기 당기순이익은 535억원으로 전년 동기(202억원)대비 165% 급증했다. 프리미엄 상품 중심의 모집 전략에 따라 연회비 수익이 증가한데다 무이자할부 마케팅 축소와 판촉비 집행효율도 개선된 영향이다.

하나카드는 카드론과 현금서비스 등 대출상품을 줄이며 건전성 관리에 나서고 있다. 작년 4331억원까지 올랐던 현금서비스는 올 들어 3166억원까지 줄었다. 3조241억원까지 확대됐던 카드론 잔액도 올 들어 2억7171억원까지 떨어졌다. 코로나19가 종식되면서 각종 금융지원이 종료된데다 금리 인상에 대응해 신용관리정책을 강화한 것이다.

올해는 부실자산 상·매각을 통해 연체율을 낮출 것이란 기대다. 하나카드 관계자는 "올 들어 연체전이율이 개선되고 건전성 지표가 개선되고 있다"며 "부실화된 자산의 상매각을 통해 건전성을 개선하고 리스크와 손익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자산 포트폴리오 관리를 통해 연체율 및 자산건전성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도록 지속적으로 관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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