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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에스씨, 'K-푸드 열풍' 속 저평가 꼬리표 언제 뗄까

시총 1000억 반짝 회복 뒤 급락, PBR 0.6배

이우찬 기자  2024-08-09 08:00:00

편집자주

"10월은 주식에 투자하기 유난히 위험한 달이죠. 그밖에도 7월, 1월, 9월, 4월, 11월, 5월, 3월, 6월, 12월, 8월, 그리고 2월이 있겠군요." 마크 트웨인의 저서 '푸든헤드 윌슨(Puddnhead Wilson)'에 이런 농담이 나온다. 여기에는 예측하기 어렵고 변덕스러우며 때론 의심쩍은 법칙에 따라 움직이는 주가의 특성이 그대로 담겨있다. 상승 또는 하락. 단편적으로만 바라보면 주식시장은 50%의 비교적 단순한 확률게임이다. 하지만 주가는 기업의 호재와 악재, 재무적 사정, 지배구조, 거시경제, 시장의 수급이 모두 반영된 데이터의 총합체다. 주식의 흐름에 담긴 배경, 그 암호를 더벨이 풀어본다.
◇How It Is Now

엠에스씨 주가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습니다. K-푸드 열풍에 힘입어 시가총액 1000억원을 회복했다가 이내 1000억원 밑으로 떨어지고 말았네요. 엠에스씨는 1배 미만의 주가순자산비율(PBR)로 저평가주 꼬리표를 달고 있습니다.

엠에스씨 주가는 지난 7일 종가 기준 5250원을 기록했습니다. 글로벌 경기 침체 여파로 국내 증시가 폭락했던 지난 5일 5.98% 하락했고 다음 날 5.75% 올랐습니다. 최근 3개월 0.38% 하락했는데요. 코스닥 지수가 15.9% 빠진 점을 고려하면 비교적 선전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지난 6월 주가는 뜨거웠습니다. 지난 6월17일 장중 7960원을 기록했는데요. 52주 최고가였습니다. K-푸드 열풍 속에 엠에스씨도 부각된 덕분이었죠. 코스닥에서는 에스앤디, 우양, 엠에스씨를 식품 수혜주로 꼽을 수 있거든요.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달 말까지 K-푸드 누적 수출액은 56억7000만달러(7조 8048억원)로 잠정 집계됐는데요. 51억8990만 달러를 기록했던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2% 늘었습니다.

그럼에도 6월의 열기는 빠르게 식은 모양새입니다. 최근 주가는 52주 최고가 대비 30%가량 떨어진 가격입니다. 1차적으로는 코스닥 지수 전반이 빠진 영향을 받았죠. 안정적인 실적을 기록하고 있지만 엠에스씨와 직접 연결되는 호재 뉴스가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몸집도 제자리로 돌아왔습니다. K-푸드 열풍에 힘입어 시가총액은 1300억원을 돌파했다가 이내 1000억원이 붕괴됐습니다. 지난 7일 기준 924억원입니다. 1년 전인 지난해 8월7일 시총은 1040억원이었습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외려 후퇴했습니다.

최고 몸값은 2016년 5월 기록했던 시총 1570억원입니다. 당시 유통 주식 수를 늘리기 위해 주당 가액을 5000원에서 500원으로 하는 액면분할을 진행하며 주가가 크게 뛰었습니다.

◇Industry & Event

엠에스씨는 1974년 명신화성공업으로 설립된 국내 식품첨가물 제조 업체입니다. 업력 50년 이상의 장수 기업입니다. 1993년 10월 코스닥에 상장했습니다.

수산물(해초)을 가공한 카라기난, 농수산물을 가공한 천연색소·각종 조미료 분말, 액상제품, 음료제품 등을 생산하고 있는데요. CJ제일제당, 삼양식품, 롯데, 농심을 비롯한 식품 대기업과 해외 바이어 등 다양한 고객사를 두고 있습니다.

올해 1분기 기준 카라기난이 매출 비중 42.7%를 차지하는 핵심 제품입니다. 카라기난은 홍조류 식물에서 추출한 복합 다당류인데요. 아이스크림, 냉동제품, 커피음료, 소스 등 식품을 가공할 때 첨가물로 쓰이고 있습니다. 카라기난 이외에 매출 비중의 경우 조미식품 40.5%, 식용색소류 8.4%, 음료제품 6.7%, 기타 1.7% 등 입니다. 천연 원료를 기본으로 라면 분말, 떡볶이 양념장 등 다양한 소스를 생산하고 있죠.

올해 들어 엠에스씨 주가에 직접 영향을 미칠만한 이슈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K-푸드 인기가 확산하면서 안정적인 실적을 거두고 있는 엠에스씨도 덩달아 주목받은 것 뿐입니다. 엠에스씨는 연매출 2000억원에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식품업계에서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은 고수익 기업을 입증하는 지표입니다.

◇Market View

엠에스씨는 시장과 적극적인 소통을 하는 기업은 아닌 것으로 평가됩니다. 증권사 리포트는 3년에 한 번 꼴로 나오는데요. 2019년 1월 한국IR협의회에서 기술분석보고서가 나왔고 신한투자증권에서 2022년 12월 발간했습니다.

모처럼 지난달 12일 증권사 리포트가 나왔는데요. 유안타증권에서 K-푸드 필수첨가제 선두 업체로 엠에스씨를 조명했습니다.

손현정 연구원은 "조미식품 사업부는 K-푸드 인기로 최근 4년간 연평균 6%의 성장세를 나타냈다"며 "매출의 40% 차지하는 조미식품 사업부는 라면 분말 스프, 바베큐 시즈닝, 다시류, 양념장, 소스 등의 주력 제품을 생산하고 있고, 삼양식품을 비롯한 국내 식품 대기업을 주요 고객사로 확보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손 연구원은 "대표 K-푸드인 라면의 수출 증가세가 나타나는 가운데 분말 스프 등을 공급하는 엠에스씨도 동반 성장이 기대된다"며 "늘어나는 해외 수요에 조미 제품 가격이 지속적인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는 부분은 실적 증가 요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지난해 경남 양산시와 1360억원의 투자 협약을 맺은 점은 캐파 확대와 매출 증가를 예상할 수 있는 부분으로 주목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는 "올해 매출 1911억원, 영업이익 240억원을 전망한다"며 "지금 주가는 2024년 기준 PER 5.3배로 현저한 저평가 구간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습니다.

◇Keyman & Comments

엠에스씨의 키맨은 김길제 대표 일가입니다. 김 대표는 1946년생으로 80세에 가까운 고령입니다. 지분 35.1%를 보유하고 있는 최대주주이기도 합니다. 그의 장남 김종석 이사와 차남 김기석 이사 모두 경영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오너일가를 비롯한 최대주주 특수관계인 지분은 73.15%에 달하죠.

더벨은 지난 7일 엠에스씨 IR 담당자와 연락이 닿았습니다. 지난 6월 기록한 52주 최고가와 이후 주가 하향 국면을 묻기 위해서였습니다. 김 대표를 비롯한 오너일가와의 통화를 요청했지만, IR 담당자는 "김 대표와 통화는 어려울 것 같다"고 했습니다.

IR 관계자는 주가 급등, 급락에 관해 "호재, 악재 등 회사 쪽 이슈가 있는 것은 아니"라며 "K-푸드 완제품이 해외에서 많이 팔리는 영향인 것 같다"고 밝혔습니다. 이 관계자는 "직수출 물량은 큰 변동은 없지만 국내 식품기업에 납품하는 물량이 증가하고 있다"고 부연했습니다.

주주가치 제고에 관한 질문도 했습니다. 엠에스씨의 PBR은 1배에 미치지 못하는데요. 시가총액으로 표현되는 기업가치가 장부상 보유하고 있는 청산가치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의미입니다. IR 관계자는 "배당에 관심은 있지만 구체적으로 논의되고 있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2016년 액면분할, 2018년 무상증자를 진행한 적 있지만 지금 시점에서 주주가치 제고에 관해 결정된 부분은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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