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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 10년 성적표 톺아보기

'내부 출신' 우정사업본부 CIO, 짧은 임기 한계 극복할까

예금과 보험으로 책임자 나뉘어, 대부분 공무원 출신

윤준영 기자  2024-07-30 15:58:16

편집자주

국내 주요 기관들의 최고투자책임자(CIO)들은 대부분 3년 이하의 짧은 임기를 보낸다. 이 기간동안 다양한 투자 전략을 쌓더라도 임기 내에 성과가 발현되기는 힘들다. 오히려 차기 CIO 임기 때 전임자의 성과가 나타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에 주요 기관들의 성과를 10년 이상 장기 분석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다만 지금까지의 외부 평가는 주로 한 해마다 나오는 단편적인 성적표에 집중돼 있다. 더벨에서 국내 주요 기관들의 10년치 수익률과 자산 비중 변화 추이를 분석하고 역대 CIO들의 활동을 조명해본다.
우정사업본부는 국민연금 다음으로 많은 자금을 굴리는 자본시장 '큰손'이지만 여타 기금이나 공제회와 성격이 다르다. 통상 CIO(최고투자책임자)로 불리는 자산운용 담당 임원은 예금사업단장과 보험사업단장으로 나뉘어져 있다. 임기는 2년으로 돼 있으나 연장하는 사례는 많지 않다.

위험자산 비중이 20%에 그칠 정도로 안전성을 지향하고 있지만 최근 들어 수익률 제고를 위해 힘을 쏟고 있다. 안정성과 수익성을 모두 잡아야 하는 만큼 전문성이 담보된 CIO의 필요성이 크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 10년간 두 자릿수 CIO, 임기 연장 적어

우정사업본부는 10년 동안 예금사업단장은 총 7명, 보험사업단장은 8명이 거쳐갔다. 최근 우정사업본부 예금사업단장이 내부 승진을 통해 금융총괄과장인 김동주 과장으로 교체됐다. 김 단장까지 합하면 지난 2014년부터 현재까지 우정사업본부는 총 8명의 예금사업단장을 맞은 셈이다.
출처: 우정사업본부

국민연금이나 교직원공제회 등 일반적인 연기금이나 공제회와 달리 예금과 보험이 따로 나뉘어져 있는 만큼 해당 자산운용 책임자도 분리해서 선임한다. 굳이 따지자면 우정사업본부 내 CIO 역할을 두 명이 맡는 구조다. 예금과 보험 자산의 성격이 다른 만큼 전문성을 확보하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기본 임기는 2년이지만 임기 재연장 사례는 많지 않다. 우정사업본부는 지난 2013년 정진용 예금사업단장이 약 6년여간의 임기를 마친 뒤 후임을 맞았는데, 10년간 예금사업단장 가운데 가장 긴 임기를 지냈다. 이후 유대선 전 단장은 임기 1년이 채 안 된 상황에서 신대섭 전 단장이 취임했다. 조해근 전 단장이나 임정규 전 단장 역시 1년 미만의 임기를 지냈다.

공무원 조직 특성상 자리를 옮기는 경우가 많은 만큼 잦은 단장 교체가 이뤄지고 있다는 해석이다. 통상 우정사업본부 예금사업단장은 임기를 마친 뒤 지방 우정청장으로 발령이 나는 사례가 많다. 정진용 전 단장과 송관호 전 단장은 전남지방우정청장으로, 신대섭 전 단장도 경인지방우정청장을 지냈다.

◇ 내부 출신 CIO 위주, 전문성 확보 '주력'

우정사업본부는 최근 승진 발령을 통해 금융총괄과장을 신임 예금사업단장으로 앉혔다. 보험사업단장을 맡았던 기존 김승모 단장은 유임됐다. 공무원 조직인 우정사업본부 특성상 예금 및 보험사업단장은 내부 출신 인사가 승진을 통해 선임된다. 외부에서 운용경험을 쌓은 전문가를 발탁하는 타 연기금이나 공제회와는 구조가 다르다.

운용자산 규모가 140조원을 넘어서는 '큰손'인 만큼 전문 운용인력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다만 경직적인 공무원 조직 특성이나 순환보직 등으로 외부 인력 채용이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지난 2021년에도 외부 인력을 대거 채용하려 했다가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근무지가 세종시인 데다 공무원 조직으로 처우가 민간기업과 비교해 좋지 못하다는 한계점이 있었다.

이에 우정사업본부는 내부 출신 가운데 금융 전문성을 겸비한 인재를 CIO로 등용하며 한계를 극복하려는 노력을 쏟고 있다. 신임 CIO인 김동주 예금사업단장은 금융총괄과장을 지낼 시절 투자심의위원으로 각종 투자 건에 참여하는 등 자산운용 역량을 쌓아왔다. 박인환 전 보험사업단장 역시 예금자금운용팀장, 금융총괄과장 등을 지내며 자금운용 관련한 경험을 축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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