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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근로자공제회, 자산 다변화 '성공적'…대체투자가 효자

운용자산 5조, 수익률 5% 전후 기록

윤준영 기자  2024-07-25 13:17:16

편집자주

국내 주요 기관들의 최고투자책임자(CIO)들은 대부분 3년 이하의 짧은 임기를 보낸다. 이 기간동안 다양한 투자 전략을 쌓더라도 임기 내에 성과가 발현되기는 힘들다. 오히려 차기 CIO 임기 때 전임자의 성과가 나타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에 주요 기관들의 성과를 10년 이상 장기 분석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다만 지금까지의 외부 평가는 주로 한 해마다 나오는 단편적인 성적표에 집중돼 있다. 더벨에서 국내 주요 기관들의 10년치 수익률과 자산 비중 변화 추이를 분석하고 역대 CIO들의 활동을 조명해본다.
건설근로자공제회는 지난 10년간 자산규모가 스무 배 가까이 증가하며 덩치를 불리고 있다. 2004년 2896억원에 그쳤던 운용자산은 2013년 2조5889억원, 2023년 5조원 규모로 증가했다. 30%에 육박하는 대체투자 비중으로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향후 대체투자 중에서도 선순위 비중을 늘리며 수익률과 안정성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계획이다. 안정적인 대출 상품이나 탄탄한 부동산 사업장 등을 위주로 선순위 부실채권 위주로 투자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 고른 수익률, 대체투자 비중 높아져
출처: 건설근로자공제회
건설근로자공제회의 10년 수익률을 살펴보면, 대체로 4%대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 2022년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정성으로 -0.14%를 냈을 때를 제외하면 전반적으로 고른 수익률을 내고 있는 셈이다.

안정성을 최우선 원칙으로 삼고 있는 건설근로자공제회의 특징에 부합한다는 분석이다. 고용노동부 산하의 건설근로자공제회는 건설근로자의 고용개선을 위해 지난 1998년 설립된 기관이다. 사업주가 내는 공제부금을 바탕으로 건설근로자에게 퇴직금을 지급하는 역할을 한다. 타 공제회와 달리 기금결손 보전조항도 없다. 그런 만큼 안정성이 강조되는 기관으로 꼽힌다.

그간 주식보다는 채권 위주의 안정적인 투자 전략을 펼쳐오다 2016년 들어 대체투자로 다변화를 꾀하기 시작했다. 안정성은 높지만 금리가 낮은 채권 투자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안정적인 물건 위주로 대체투자에 시동을 걸었다. 프로젝트파이낸싱(PF)과 같은 개발사업보다는 실물부동산이나 인프라 위주의 사업을 추구했다. 이 결과 당시 약 5.9%에 그쳤던 대체투자 비중이 지난해 말 28.8%까지 높아졌다.

대체투자 수익률만 따져보면, 전체 운용자산 수익률에 긍정적인 보탬이 됐다는 평가다. 2021년 대체투자 수익률은 10%를 웃돌며 역대 최고 수치를 기록했다. 2017년 이후 대체로 5% 이상의 수익률을 내며 전체 운용성과를 견인했다. 비슷한 기간 채권수익률이 3% 미만에 그쳤던 것과 대조적이다. 주식수익률은 마이너스(-)와 플러스(+) 수익률을 오가며 변동폭이 컸는데 대체투자가 이를 보완하는 역할을 한 셈이다.

◇ 대체투자 대출 위주로 안정성·수익성 모두 추구
출처: 건설근로자공제회
건설근로자공제회는 운용자산이 5조원을 넘는 주요 기관투자자(LP) 중 하나로 꼽힌다. 이에 수익률이나 자산 포트폴리오를 향한 책임감이 무거워지고 있다.

그간 대체투자 위주의 성장을 성공적으로 해왔지만 향후 안정성 관리는 여전한 과제로 남아있다. 최근 불확실한 대체투자 시장 상황을 감안해 선순위나 대출 위주의 투자 사업을 벌이겠다는 계획을 세운 것도 이 같은 배경 때문으로 보인다.

아직까지 금리는 높은 수준인 데다 부동산 경기가 침체 상황인 점을 감안해 저평가된 우량 부동산 위주로 좋은 투자처를 발굴하겠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이에 발맞춰 올해 2월 선순위 부동산 대출펀드와 인수금융 펀드에 약 2600억원을 투자했다. 실물 담보 대출 및 PF 대출 등 선순위 위주의 순수 대출형이 골자다. LTV(담보대출비율) 65% 이하의 선순위로만 구성된 대출 투자 비중이 70% 이상인 조건이다. 목표 수익률은 6%로 높은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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