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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위기 전환 '성공' KAI, 상승세 이어가려면

영업이익 785%↑…관건은 하반기 '수출 가능성'

이호준 기자  2024-07-29 17:16:18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올해 주가 상승률은 6%다. KAI와 마찬가지로 국내 대표 방산회사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현대로템, LIG넥스원 등과 견줘 가장 낮았다.

다만 실적 발표로 분위기 전환의 발판이 마련된 모습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영업이익과 수주잔고가 수백에서 수천 퍼센트 오르며 투자자들이 매수 버튼을 눌렀다. 하반기 수출 가능성이 남아 있는 프로젝트들과 결합해 추가 상승도 기대된다.

◇영업이익 785%↑…긍정적 시장 반응 '충분'

KAI는 2024년 2분기 연결기준 매출 8918억원, 영업이익 743억원을 거뒀다고 29일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매출은 21.6%, 영업이익은 785.7% 늘어났다. 2024년 2분기 말 기준 수주잔고는 2조8548억원으로 전년보다 1051.6% 증가했다.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는 '어닝 서프라이즈'다. 특히 사업 부문별로는 전년 대비 182% 매출이 상승한 완제기 사업이 주도했다. 이는 폴란드에 내년부터 납품 예정인 FA-50PL과 2026년 말레이시아에 초도납품 예정인 FA-50M의 수익화 시점이 도래한 덕이다.

기체부품 사업의 성장도 주목할 만했다. 현재 KAI는 에어버스와 보잉 등 민항기 제조사들에 기체구조물을 제작해 납품하는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여객 수요 증가에 힘입어 민항기 시장이 북적이면서 2분기 매출은 전년 대비 22.4% 오른 2309억원을 나타냈다.

이러한 성장세는 시장 반응을 이끌어내기에 충분했다. KAI 주가에는 최근 안 좋은 소식이 있었다. KAI는 원래 올해 연말로 예상되던 미 해군의 신규훈련기(UJTS) 사업을 수주하려에 도전하려 했으나 최근 입찰 개시가 2년 미뤄진다는 소식에 계획에도 차질이 생겼다.

이에 KAI 주가도 최근 한 달간 5만원대 초반에서 4만원대 후반으로 하락 구간에 있었다. 다만 실적 발표가 전해진 이날만큼은 달랐다. 전날 5만1100원에 장을 마친 KAI 주가는 29일 오전부터 가파르게 오르다가 5만4600원(6.85% 상승)에 마감했다.

(KAI 최근 3개월 동안의 추가 추이, 출처: KRX)

◇분위기 전환 성공…관건은 하반기 '수출 가능성'

투자자 입장에서는 상당히 고무적인 상황이다. 주가를 끌어올릴 만한 재료가 보이지 않던 회사에게 실적 발표가 적절한 돌파구가 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KAI는 지난달 방위사업청과 한국형 전투기 KF-21 초도양산 계약을 체결했다. 2015년부터 시작된 오랜 개발의 성과였지만 KAI 주가는 움직이지 않았다. 납품이 이뤄지는 2년 뒤에나 매출로 반영되는 당장의 주가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평가가 많았다.

하반기 미 대선도 변수였다. 공화당 후보인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 종결을 주요 공약으로 내걸고 있다. 트럼프가 당선되면 국내 방산기업의 미국 수출이 어려워질뿐만 아니라 글로벌 방산 시장이 불확실해질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그러나 이번 실적 발표가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내면서 분위기 전환에 성공한 모습이다. 물론 문제는 지속성이다. 방산업계는 향후 주가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주요 요인으로 수출 사업을 주목하고 있다. 일단 시장에서 감지되는 기대감은 긍정적인 상황이다.

아직 들려오는 구체적인 소식은 없지만 관심 자체는 여전하다. 현재 중앙아시아의 우즈베키스탄이 FA-50 전투기 도입을 원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탈리아, 중국 등과 경합 중인 것으로 알려진 이집트 공군의 고등훈련기 사업도 수출 가능성이 있는 사례로 꼽힌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KAI는 국내 주요 방산업체 가운데서도 주가 상승률이 가장 낮은 상태"라며 "실적 성장세 자체는 확실하게 증명했고, 이제 신규 수주 프로젝트가 진행돼야 주가 상승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망했다.

(FA-50 이미지, 출처: K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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